제 목 : [보도] 상의-전경련 감정 충돌
보도일 : 2002년 08월 24일
보도처 : 매일경제 11면
주5일 근무제, 부당내부거래 조사 등 중요한 현안을 놓고 재계가 한 목소리를 내야하는 상황에서 자유기업원의 이같은 주장이 경제단체들 간의 단합분위기를 해치고 있는 것. 사태의 발단은 전경련에서 분리돼 나간 자유기업원이 "기업에 대한 회원가입규제와 시장경제" 보고서에서 때아닌 상공회의소법 폐지를 2 1일 주장하자 상의 측은 발칼 뒤집혔다.
상의 측은 자유기업원이 전경련의 자금과 인력 지원아래 설립된 조직 일 뿐 아니라 원장을 비롯한 임원등의 인사에 전경련이 관여하고 있 는 것이 엄연한 사실이기 때문에 그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주 장이다.
비록 지금은 독립된 상태지만 전국경제인연합회에 뿌리를 두고 있는 자유기업원이 상의의 존립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민감한 사안인 상의법 폐지를 거론 한 것에 대해 상당한 불쾌감을 표출했다.
22일 오전 롯데호텔에서 열린 경제5단체장 회의에 박용성 회장 대신 김효성 부회장이 참석하면서 이상기류가 흐르더니 해외출장에서 돌아 온 손병두 전경련 부회장이 긴급기자회견을 갖고 자유기업원의 주장 은 전경련의 공식입장이 아니라고 설명했다.
이후 서울 로댕갤러리에서 김대중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노벨 상 제정 100주년 기념전시회 개막식'에서 손 부회장은 박용성 상의 회장을 만나 이같은 입장을 표명했지만 상의측의 격앙된 불만을 해소 하기에는 불충분했다는 것. 이날 상공회의소 측은 자유기업원의 상의법폐지 주장에 대한 해명과 특단의 조치를 요청하는 공문을 대한상의 회장과 전국 63개 지방상의 회장 공동명의로 자유기업원 원장과 전경련 회장 앞으로 각각 발송했 다.
상의의 박용성 회장과 전경련의 실무를 책임지고 있는 손병두 부회장 은 서울상대 1년 선후배로 평소 호형호제하는 사이였다.
그러나 재계 는 이번 일이 원만히 조기에 봉합되지 않을 경우 모처럼 통일된 모습 을 보이고 있는 두 단체간의 협조관계에 금이 가지나 않을까 우려도 나온다.
재계 일각에서는 그동안 수면 아래서 벌어졌던 전경련과 상의간 재계 대표성을 둘러싼 헤게모니 다툼이 자유기업원의 이번 주장을 계기로 표면화된 것으로 해석하기도 한다.
전경련은 우리나라 경제를 사실상 앞에서 이끌고 있는 대기업들을 회 원으로 하고 있는 만큼 명실공히 재계 를 대표한다고 자부해온 반면 상의는 역사가 가장 길고 지방조직을 갖추고 있는데다 법에 근거해 재계를 대표하고 있다며 '경제단체의 맏형'임을 내세워 왔다.
아울러 양 단체는 집단소송제, 주5일 근무제 등 주요 재계 현안에 대 해 원칙적인 면에서는 같은 목소리를 내면서도 미묘한 입장차이를 보 여왔던 적이 적지 않았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지금은 경제계의 일치된 단합이 중요하며 이에 따라 각 단체들의 개별적 입장보다는 재계 전체의 공동이해를 강조해 야 할 시점"이라며 사태의 조기수습을 위해 양 단체가 노력해야 한다 고 말했다.
이에대해 전경련은 23일 상의측에 "자유기업원의 상의법 폐지주장은 경위가 어찌됐든 유감스러운 일로 생각한다"는 김각중 회장 명의의 공식해명서를 보냈으나 상의측은 여전히 불만족스럽다는 반응이다.
홍기영 기자 kyh@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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