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 [인터뷰] 김정호 자유기업원장 “신도시 10개 더 만들면 될 것”
보도일 : 2003년 05월 25일
보도처 : 조세일보 ,@
"일정한 크기의 그릇에 물을 계속 부으면 물은 넘치게 마련 아닙니까?"
자유기업원 김정호 원장 직무대행은 최근의 부동산 과열현상에 대해 "해결책은 단 하나, 공급 확대"라고 확언했다.
스스로를 자유주의 경제학자라고 칭하는 김 원장 직무대행이 바라보는 부동산 과열현상의 원인은 매우 간단명료하다. 시장에서 바라는 수요를 공급이 따라잡질 못하고 있기 때문에 과열현상이 일어날 수밖에 없는 것.
고급주택에 대한 수요욕구 충족시켜줘야
김 원장 직무대리는 "과거부터 부동산 가격이 뛸 때마다 이에 대한 행정규제가 있었지만 해결된 적은 없고 오히려 시장구조를 왜곡시켜 왔다"고 지적했다.
그는 "정부가 주택을 공공재로 인식해 계속 서민용 주택만을 공급하고 있는 것도 수요와 공급에 불균형을 초래하는 것"이라며 "전체적인 생활수준은 높아지고 있는데 주택이 이를 뒷받침해주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서민용 주택의 경우 당장은 서민들이 분양 받을 수 있겠지만 고급주택에 대한 수요는 늘어나는데 공급이 줄어드니까 강남주택의 가격만 상승하고 주상복합건물이 늘어나게 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양도소득세 강화와 관련해서도 "고급주택에 대한 양도세 부담을 늘리면 수요만 줄어드는게 아니라 공급도 따라서 줄어들게 된다"며 "이는 결국 기존 주택들의 가격만 더욱 상승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보유세 인상과 관련 "보유세 인상으로 투기지역의 집값 상승을 막는다는 것은 말도 안 된다"며 "보유세는 지역재정으로 들어가 생활환경을 개선하는 자금으로 재투입되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그 지역의 집값을 상승시키는 요인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분당 수준의 신도시 적극 늘려야
김 원장 직무대행은 "과거부터 부동산 가격이 뛸 때마다 이에 대한 행정규제가 있었지만 해결된 적은 없다"며 "차라리 분당 수준의 신도시를 10개 정도만 만들면 집 값은 금새 폭락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 90년경 3억원까지 치솟았던 서울 송파구 문정동의 30평형대 아파트 가격이 91년 분당 신도시 입주가 본격화되면서 1억원 가까이 떨어진 것을 실례로 들며 높은 수준의 생활여건을 갖춘 신도시를 많이 개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수요가 적은 지방에는 아무리 많은 신도시를 건설해도 부동산 가격 안정화에는 영향을 미칠 수 없을 것"이라며 "시장에서 수도권 지역에 대한 수요가 많다면 공급도 이를 따라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현재 2천만명에 달하는 수도권 거주인구를 3천만명으로 늘리는 대신 수도권 면적을 현행보다 3배 정도를 더 넓힌다면 지금보다 훨씬 여유롭게 살게 되고 부동산 가격도 안정화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수요가 많은 곳에 공급을 늘려야 한다는 것. 그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토지 사용에 대한 규제를 과감히 풀어 택지공급을 늘려야 한다는게 그의 주장이다.
우리나라 국토면적은 약 300억평. 그 중에서 택지나 업무용지 등 도시용도의 땅은 5%인 15억평 남짓에 불과하며 나머지 95%는 농지나 임야인 채로 남아있는 실정이다.
그는 "현 상태보다 택지를 두 배로 늘리더라도 도시용도의 땅은 10%이고 90%는 농지나 임야로 남게 된다"며 "택지를 지금보다 배로 넓히면서 도시 안에 녹지조성 비율을 높이면 자연과 조화돼 질 높은 생활을 영위할 수 있을 것"이라며 사고의 전환을 강조했다.
주효영 기자 fatum@jose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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