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주제, ▶ : 사회자 질문, ▷ : 권혁철(자유기업원 법경제실장) 답변
■ 세금체납 등 15만명 신용불량자서 제외
▶ 금융회사들이 세금체납자나 법원채무 불이행자를 신용불량자 기록에서 제외시키기로 함에 따라 다음달 26일부터 15만명 이상이 신용불량자 멍에에서 벗어나게 되었음.
▷ 전국은행연합회는 지금까지 국세와 관세, 지방세 등을 3회 이상, 5백만원 이상 체납하거나 법원판결에 의한 채무를 이행하지 않은 사람들을 공공기관의 신용불량자로 등록시켜왔음. 하지만 오는 26일부터 이들 세금체납자와 법원채무 불이행자를 신용불량자 명단에서 제외시키기로 결정했음. 이번 조치에 따라 신용불량자에서 제외되는 대상자는 약 15만명2천명 정도 됨.
▶ 그렇다면 이번 조치로 이들이 정상인과 마찬가지로 모든 신용거래를 할 수 있게 되는가?
▷ 그렇지는 않을 것. 은행연합회의 설명에 따르면 이들 세금체납자와 법원채무 불이행자가 신용불량자 기록에서 빠지더라도 관련 기록을 금융회사에 참고자료로 계속 제공할 방침임. 따라서 신용카드를 발급받는 등의 완전히 자유로운 정상인이 되기는 어려울 것임.
■ 엥겔계수 상승, 쪼들리는 가계
▶ 가계의 소비지출 가운데 식료품 비용이 차지하는 비중을 엥겔계수라고 하고, 이 엥겔계수가 높을수록 가계의 생활형편이 궁핍하다는 것을 나타내는데, 지난 해 외환위기 이후 4년만에 처음으로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음.
▷ 지난 30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가계소비 지출 중 외식비를 제외한 식료품비의 비중이 14.4%로 2002년(14.2%)에 비해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음. 엥겔계수는 지난 95년 16.5%에서 97년 15.2%까지 계속 떨어지다가 외환위기 여파로 16%대로 다시 오른 뒤 2000년 2001년 2002년 다시 하락하다가 이번에 다시 상승한 것임.
▶ 가계의 생활이 그만큼 어려워졌다는 것을 나타내는 것 같다.
■ 3월 생활물가 물가 급등, 서민생계 어려움 가중
▶ 원부자재 가격 인상, 농축수산물 가격 인상, 유가 인상 등이 서민들의 생활물가에 영향을 주지 않겠느냐는 우려가 계속 있어왔는데 3월 물가동향을 보면 물가불안이 현실화된 것으로 나타나 서민들의 살림살이가 더욱 어려워지고 있음.
▷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지난 달 소비자물가는 지난 해 3월에 비해서는 3.1% 상승했고, 전달에 비해서는 1%나 급등한 1년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나타냈음. 소비자물가는 지난 해 12월 이후 4개월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는 것임. 특히 소비자들이 일상생활에서 자주 구입하는 식료품 등 생활물가 상승률은 벌써 4%나 올랐음. 정부는 올해 연간 물가상승률을 3% 대에서 억제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는데, 최근 이러한 지속적인 물가상승 추세는 이 목표가 순조롭게 달성될 수 있을지 의문이 들게 만들고 있음.
▶ 물가가 이렇게 급등하게 된 원인으로는 앞서도 언급되었듯이 원자재 가격 인상, 농축수산물 가격 인상, 유가 인상 등을 들고 있는데, 이번엔 여기에 교육비 급등이 물가상승에 커다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고?
▷ 신학기를 맞아 각급 학교의 납입금이 크게 오른 것이 3월 소비자물가 급등의 주원인이라고 통계청은 밝히고 있음. 교육비가 전체적으로는 전달에 비해 4% 오른 가운데, 국/공립대 납임금이 10.9% 오르는 등 각급 학교의 납입금과 입시학원비도 많이 올랐음. 작황이 부진한 농축수산물과 국제원자재 가격의 상승에 따른 가격인상도 물가상승에 한몫을 차지했음.
▶ 국제유가상승의 영향을 덜 받았다고 하는데, 4월 1일부터 OPEC가 원유감산을 실시하는 등 국제유가가 상승을 거듭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임. 따라서 앞으로의 물가안정의 관건은 국제유가가 어떻게 될 것이냐에 달려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음.
▷ 정부는 국제유가가 배럴당 1달러 상승하면 3개월 안팎의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를 0.15%P 끌어올리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음. 이에 따라 OPEC의 원유감산 결정이 국제유가 상승의 흐름으로 이어진다면 소비자물가 안정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관측이 지배적임. 여기에다 국제원자재 가격도 여전히 안정을 찾지 못하고 있어 이 또한 물가안정에 위협이 되고 있음. 결국 국제유가와 국제원자재 가격의 동향이 향후 국내 물가수준을 결정하는 최대 변수가 될 것이라는 데에 이견이 없음.
■ 3월 수출 214억 달러 사상최대
▶ 지난 달 수출이 중국으로의 급격한 수출 증가 등에 힘입어 월간 기준으로는 사상 처음 2백억 달러를 넘어섰음.
▷ 3월 중 통관기준 수출이 2백14억5천만 달러, 수입이 1백90억7천만 달러로 작년 같은 달에 비해 각각 39.5%와 20.1% 증가한 것으로 잠정 집계되었음. 이에 따라 3월 무역흑자는 23억8천만 달러로 올 1분기 누적 무역흑자는 72억1천만 달러에 달했음. 월간 수출이 2백억 달러를 돌파한 것은 지난 94년 12월 1백억 달러를 넘어선 이후 9년3개월만에 처음임.
▶ 약 9년만에 월간수출액이 두 배로 증가한 것인데, 수출에 주도적인 역할을 한 주력품목은 어떤 것들이 있나?
▷ 수출주력업종을 보면 반도체가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67.7% 늘어난 것을 비롯해서 자동차, 컴퓨터, 무선통신기기, 일반기계 등이 40~50% 증가를 보여 수출증가에 주도적인 역할을 했음.
▶ 지역별로 수출증가 양상은?
▷ 미국과 일본, EU 등 주요 수출지역에 대한 증가율도 40~50%로 매우 높은 증가율을 보였지만 특히 중국에 대한 수출이 53.6% 늘면서 2월에 이어 50%가 넘는 증가율을 이어갔음.
▶ 수출이 사상 처음으로 2백억 달러를 돌파하는 등 각종 수출 기록이 다시 써지고 있는 반가운 소식이지만, 한편으로는 너무 중국에만 쏠리는 중국편향 현상이 지나친 것이 아니냐, 또 너무 몇몇 주력상품에만 의존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커지고 있음.
▷ 중국에 대한 수출증가는 작년부터 본격화되었음. 작년 7월에는 전체 수출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19.2%까지 오르면서 미국 16.2%를 제치고 최대 수출시장으로 부상하기도 했음. 올해에 들어와서는 그 경향이 더욱 심해져 3월에는 중국의 비중이 28%까지 높아졌음. 현재 중국이 경기 연착륙 및 성장률 하향조정을 시도하고 있고 이 정책의 효과가 가시화되면 대 중국수출이 타격을 받을 것이며, 그렇게 되면 중국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매우 큰 수출에 커다란 영향을 미치지 않겠느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는 것임. 또 주력 수출상품이 부품이나 설비의 해외의존도가 높은 IT산업 등 첨단제품 중심으로 구성돼 있어 전후방 생산효과가 낮고 수출증가가 투자와 소비로 연결되지 못하고 있는 문제도 있음. 따라서 수출이 지역별로 또 수출품목별로 다변화되어야 할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는 것임.
■ 현대중 노조, 민노총과 갈등
▶ 비정규직 근로자 박일수씨 분신사건을 둘러싸고 상급단체인 민주노총과 갈등을 겪고 있는 현대중공업 노조가 정치투쟁 위주의 노동운동방식에서 완전히 탈피하고 독자노선을 걷겠다고 선언하면서 대립이 더욱 심화되고 있는 양상임. 먼저 사건의 발단을 간략히 정리하면?
▷ 현대중공업 노조가 민노총과 갈등관계에 빠진 것은 지난 2월 사내 비정규 근로자인 박일수씨가 분신자살을 하면서 시작됐음. 사건이 발생하자 민주노총 금속연맹과 사내 비정규노조, 그리고 일부 정치단체가 즉각 분신대책위를 구성하고 사회적 이슈인 비정규직 문제와 연계해 현대중공업을 상대로 투쟁을 확대했음. 이에 맞서 현대중공업 노조는 분신사태가 정치적으로 악용되고 있다면서 노조를 배제한 어떤 협의도 용납하지 않겠다는 강경자세를 펴면서 사태가 악화됐음. 이어 현대중공업 노조가 2월과 3월분 연맹비 약 1억원의 납부를 거부하자 민노총이 이에 맞서 제명결의를 하였고, 이에 맞서 이번에는 현대중공업 노조가 투쟁위주의 구시대적 노동운동에서 벗어나 노동자의 삶의 질을 높이는 노조활동을 하겠다고 사실상의 독자노선 선언을 한 것임.
▶ 현재 양측은 어떤 상황인가?
▷ 민주노총이 금속연맹 핵심사업장인 현대중공업 노조를 징계한 데 대해 노조는 금속연맹과 민노총 울산본부의 공개사과와 징계철회, 집행부 사퇴를 촉구하면서 이같은 요구가 받아들여질 때까지 분담금 납부를 무기한 중단하는 한편 민주노총 사업에도 참여하지 않겠다고 결별선언과 다름없는 태도를 보이고 있음. 이에 대해 금속연맹은 지난 3월 26일 현대중공업 노조 제명을 결의한데 이어 8월로 예정된 대의원 대회에서 제명 여부를 최종 결론지을 방침임.
▶ 이번 사태를 표면적으로 보면 분신사태와 비정규직 문제를 둘러싼 노동계 내부의 균열로 보이지만, 조금 더 들여다보면 대기업 노조와 상급단체간의 힘겨루기 양상을 보인다는 시각도 있음.
▷ 정규직 조합원의 입장을 중시할 수밖에 없는 대기업 노조와 개별기업에 대한 영향력을 확대하고 또 노동자 전체의 입장을 대변하고자 하는 상급단체 간 이해상충이 지금의 갈등으로 표출되고 있다는 것임. 더구나 현대중공업 노조와 민주노총의 노선이 90년대 중반 들어 달라지기 시작했는데, 이렇게 그간 잠복해 있던 양측간의 갈등이 이번에 분출된 것으로 보고 있음.
▶ 앞으로 상황이 어떻게 전개될 것인가? 양측간의 극적인 타협의 가능성은?
▷ 민주노총으로서는 국내 최대규모의 노조를 잃음과 동시에 현대중공업 노조가 분담해오던 연간 약 5억8천만원의 분담금 손실도 감수해야 하는데, 이 분담금 규모가 전체의 약 9%에 달하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포기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음. 한편 현대중공업 노조로서도 민주노총을 이탈하게 되면 노동계로부터의 비난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부담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음. 따라서 극적인 타협의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지만, 결론이 어떻게 나든 이제까지 대기업 노조에 의지해 온 민주노총의 운동방향에는 큰 변화가 불가피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판단임.
■ 현대 엘리베이터 경영권 분쟁 마무리
▶ 현대 엘리베이터 경영권을 둘러싸고 그동안 치열한 공방을 벌여왔던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측과 금강고려화학(KCC)측의 경영권 분쟁이 지난 30일 열린 주주총회에서 현정은 회장의 완승으로 결말이 났음. 한 때 우세할 것으로 알려졌던 KCC측이 완패를 당하게 된 이유는?
▷ 주주총회가 열리기 하루 전인 29일 법원이 현대증권이 KCC를 상대로 제출한 의결권 행사금지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임으로써 총 7.53%의 의결권이 제한되었기 때문임.
▶ 이번 주주총회에서의 승리로 현정은 회장이 그룹을 확고하게 장악할 수 있게 되었지만, 우선 무엇보다도 KCC 정상영 명예회장과의 감정의 골부터 메워야 하는 등 앞으로 많은 과제를 풀어야 하는 숙제 또한 안게 됐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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