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다산칼럼] `연아엄마`가 일깨운 사교육 다시보기

자유기업원 / 2009-06-12 / 조회: 3,187       한국경제신문

김정호 < 자유기업원 원장 >

에너지 가운데 최고는 마음의 에너지다. 열정이 넘치는 마음은 무엇이든지 해낼 수 있다. 한국에 석유 에너지는 나지 않아도 열정은 넘쳐 난다. 그 중에서도 특히 자식을 잘 키우려는 열정은 세계 어느 나라도 따라 올 수가 없다.

우리 스스로는 잘 모르고 있던 우리의 그 에너지를 다른 나라 사람들이 주목하기 시작했다. 인터내셔널 헤럴드 트리뷴 신문은 김연아 선수의 성공 뒤에 그 엄마가 있었음을 보도했다. 김연아 엄마의 전공이 ‘김연아 키우기‘였다는 말은 그 엄마의 심리 상태를 정확히 표현해준다. 열정은 전염된다. 자식을 성공시키고 싶은 엄마의 그 열정이 연아에게 전해졌을 테고,그 힘으로 연아는 고통을 딛고 세계 최고의 기량과 연기를 만들어냈을 것이다. 오바마 대통령이 교육에 관해서는 한국을 보라고 했던 것도 따지고 보면 한국 부모들의 뜨거운 교육열을 가리키는 것이리라.

대부분의 투자가 미래를 풍요롭게 하기 위한 것이듯이 자식에 대한 투자도 결국 우리의 미래를 밝게 만든다. 부모의 편안함을 희생해서 자식 세대의 번영을 만들어내는 것이 교육 투자다.

우리는 이미 그 결실을 많이 거두었다. 널리 알려져 있듯이 박세리 선수의 성공 뒤에는 아버지의 헌신이 있었다. 조수미,강수진,정경화 · 정명화 · 정명훈 같은 사람들의 성공도 부모의 헌신에 크게 힘입었을 것이다. 이런 일은 앞으로도 끊이지 않을 것이다. 많은 아이들이 브라질에 조기 축구 유학을 가 있으니 그 중에서 박지성을 능가하는 세계적 선수도 나올 것이다. 영어권 국가에 조기유학 보낸 아이들이 많은 만큼 머지않아 한국인들은 유창한 영어로 국제무대를 주름잡을 것이다.

따지고 보면 이런 일들은 우리가 저주해 마지 않는 사교육의 성과다. 자식 잘되게 만드는 데 공교육이면 어떻고 사교육이면 어떤가. 어느 쪽이든 잘 가르쳐서 훌륭한 후손들을 길러내는 일이 중요하다.

공교육을 좋게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것은 훌륭한 일이다. 하지만 그것을 위해 사교육을 누르는 것은 현명하지 못하다. 나는 공교육이 잘못돼 사교육이 생겨난다고 생각지 않는다.

미국에 이민을 가서도 한국 부모들은 자식을 하버드대학이나 예일대학처럼 좋은 대학에 보내기 위해 학교 밖에서 많은 투자를 한다. 따로 돈을 들여 플루트를 가르치고 SAT(우리의 수능 격) 학원엘 보낸다. 미국 아이들 같으면 알아서 하라고 맡겨둘 일을,한국 부모들은 봉사활동을 하라고 채근하고 축구팀에 들어가서 두각을 나타내라고 등을 떠민다. 그렇게 해서라도 기어이 자식을 좋은 대학에 넣는 것이 한국의 부모다. 아무리 공교육을 좋게 만든다 해도 한국 부모의 자식 교육에 대한 개별적 투자는 줄어들지 않을 것이다. 내 자식은 다른 아이들보다 더 잘 나게 만들고 싶기 때문이다.

물론 현재의 대학에 들어가기 위한 사교육에는 분명 문제가 있다. 사회에 나가면 쓸 데도 없는 것을 배우는 데 지나치게 많은 시간과 돈과 노력을 쏟아 넣고 있다. 하지만 그것은 사교육의 문제가 아니라 쓸 데 없는 지식만을 요구해온 대학입시의 문제다. 객관적으로 평가가능한 점수만을 요구했기 때문에 모든 아이들이 그것에 매달려 있는 것이다.

자유가 허용된다면 대학들은 당연히 기업이 신입사원을 뽑듯이 자기 대학의 발전에 도움이 될 사람을 신입생으로 뽑을 것이다. 시험 잘 보는 학생뿐 아니라 리더십이 있는 학생,봉사를 잘하는 학생,돈을 잘 모으는 학생 등 다양한 기준으로 신입생을 선발할 것이다. 그리 된다면 우리 학부모들은 세계최고의 교육열을 발휘해 자기 아이에게 리더십과 봉사와 돈 모으는 법에 관한 사교육을 시킬 것이다. 사교육이든 공교육이든 공부는 미래를 위한 가장 좋은 투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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