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정부 입맛대로 `쥐락펴락`, 의결권 행사기준 `애매모호`, 투자 수익률과도 `상관없어`

자유기업원 / 2011-04-27 / 조회: 1,099       한국경제
● 3가지 문제점

국민연금은 ‘정부기관‘…운영委 20명 중 6명 장·차관급, 운용 전문성도 불분명
해외연금은 의결권 기준 명확

< 논란에 휩싸인 국민연금 > 정부가 사실상 소유한 국민연금의 지배구조를 그대로 둔 채 연기금의 주주권을 강화할 경우 부작용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지적이 많다. 사진은 국민연금 서울 종로중구 지사. /허문찬 기자 sweat@hankyung.com


국민연금 등 연기금이 주주권을 적극적으로 행사하는 데 대한 비판 여론이 확산되고 있다. 곽승준 대통령 직속 미래기획위원회 위원장이 지난 26일 한 토론회에서 대기업 견제수단으로 연기금의 주주권 강화를 거론하면서다. 국민연금은 국내 139개 상장 기업 지분을 5% 이상 보유한 국내 증시의 큰손이다.

◆관치경영 우려

가장 큰 우려는 관치 경영 논란이다. 국민연금이 정부 통제 아래 있다는 점에서다. 실제 국민연금의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기금운용위원회는 정부 입김에 좌우되는 구조다. 전체 위원 20명 중 위원장(보건복지부 장관)을 비롯해 당연직 위원 6명이 각 부처 장 · 차관급이다. 또 관계 전문가로 참여하는 한국개발연구원장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장은 국책 연구원장이라는 점에서 사실상 정부 측 인사로 분류된다. 20명 중 8명이 친정부 인사로 채워지는 셈이다.

국민연금은 과거 정부 입맛대로 움직인 전례가 있다. 1980~1990년대 증시 폭락기마다 정부의 증시 부양 대책에 따라 국민연금이 구원투수로 등장했다. 곽 위원장이 대기업 견제를 위해 국민연금의 주주권 행사를 확대하겠다는 것은 정부가 필요에 따라 국민연금을 원하는 대로 동원할 수 있다는 발상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문형표 한국개발연구원(KDI) 선임연구위원은 "국민연금이 재무적 투자자로서 기업 가치를 올리는 방향으로 의결권을 행사하는 것은 반대할 수 없지만 그걸 벗어나서는 안 된다"며 "국민연금은 안정성과 수익성 기준으로만 운용돼야 한다"고 말했다.

◆의결권 행사 범위 명시 안해

의결권 행사 기준이 모호한 것도 문제로 꼽힌다. 국민연금의 의결권 행사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경영권 분쟁시 결과에 영향을 미치는 인수 · 합병(M&A)에 대해선 사안별로 검토하도록 돼 있다. 또 주주가치 훼손으로 판단될 경우 반대하도록 하고 있지만 어떤 경우가 주주가치 훼손에 해당하는지는 명시하지 않고 있다. 의결권 행사 과정에서 연금을 운용하는 실무자들의 판단이나 정부의 입김이 개입될 여지가 큰 셈이다.

반면 해외 주요 연금들은 대부분 의결권 행사 기준을 구체적으로 명시하고 있다. 예컨대 캐나다 국민연금의 가이드 라인은 경영진이 적대적 M&A를 막기 위한 방법으로 신주를 발행해 지분을 희석하는 독약조항(포이즌필)을 쓸 때는 찬성표를 던지도록 하고 있다. 또 경영진이 M&A를 막기 위해 값비싼 자산을 매각하거나, 적대 세력의 그린메일(인수 위협을 가해 프리미엄을 받고 보유 주식을 매각하는 행위)시도에 굴복할 때는 반대표를 행사하도록 했다.

◆의결권과 수익률은 상관없어

적극적인 주주권 행사가 수익률 높이기에 도움이 될지도 미지수다. 자유기업원 관계자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연구에서는 적극적인 의결권 행사가 기업 성과에 긍정적 영향을 미쳤지만 학계 연구 결과에서는 오히려 마이너스 효과를 낸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2006년부터 2007년까지 국민연금이 5% 이상 지분을 보유한 36개 상장사의 수익률을 분석한 결과 종목별로 최고 165% 이익에서 75% 손실까지 다양했다. 국민연금의 지분 보유와 수익률 간에 아무런 상관관계가 없었다는 얘기다.

국민연금의 전문성도 문제다. 곽 위원장은 ‘애플 쇼크‘를 거론하며 국민연금의 적극적인 주주권 행사를 통해 삼성전자의 혁신을 이끌어낼 수 있다고 밝혔지만 국민연금에 그런 전문성이 있는지 의문이라는 지적이다.

주용석 기자 hohobo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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