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득보다 실이 많은 한미FTA‘

자유기업원 / 2011-10-27 / 조회: 1,145       뉴스앤조이

양극화로 공동체가 파괴되는 결과 초래

최근 한미FTA 비준 절차가 미 의회를 통과하였고 오바마 대통령이 서명함에 따라 우리나라가 비준만 한다면 곧 발효할 만반의 준비가 되어 있는 상태다. 이명박 대통령은 과거 2008년 방미 때 부시 대통령의 별장인 캠프 데이비드 초대를 받고 감동해서(?) 쇠고기 수입을 선물로 바친 것처럼 이번 방미의 선물로 한미FTA 비준을 주려고 했던 모양인데 그것이 이루어지지 않아 못내 아쉬워하는 것 같다. 그래서 돌아오자마자 신속히 모든 국회의원에게 한미 FTA의 조속한 비준 처리를 독려하는 서한을 발송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에 맞춰 TV에서는 한미 FTA만 체결되면 우리나라가 미국처럼 되어 아주 잘살게 되는 것처럼 포장한 광고가 황금 방송 시간 때에 줄기차게 나오고 있다. 

2007년 6월 30일 정부는 양국이 최종 수정안에 서명한 이후 협상을 통한 수정은 없다고 힘주어 강조했었다. 결국 2010년 12월, 양국은 자동차에 붙는 관세를 발효하고 4년 후 철폐하기로 한 대신, 돼지고기 수입 물량에 대한 관세 철폐 시기를 2년 연장하기로 했다. 또 미국 파견 근로자에 대한 비자 유효기간을 1~3년에서 5년으로 늘리는 데 최종 합의했다. 그 이후 1년여 세월이 흐른 요즘 미국은 의회를 통과하고 우리나라는 국회 비준을 기다리고 있다.

국회에서 한미FTA 비준 준비를 한다는 소식에 ‘한미FTA반대범국민운동본부‘는 대대적인 반대 투쟁을 벌일 계획을 하고 야당 또한 재재협상을 요구하고 있다.

이미 재계와 보수 언론에서는 조속히 비준을 마무리해야 한다는 주장을 하면서 정부와 국회를 압박하고 있다. 물론 이들의 입장에서 보면 FTA 반대 측은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체제를 인정하지 않고 반미를 주장하는 불순한 세력임이 틀림없다. 예컨대 보수 단체인 자유기업원은 범국민운동본부를 ‘대한민국의 역사적 정통성과 정당성을 부정하고 반미를 선동하는 친북 좌파 단체‘로 규정하는 것에서 보듯이 한미FTA 국회 통과를 얼마나 바라고 있는지 알 수 있다.

한미FTA를 찬성하는 사람들은 여러 측면에서 우리 경제와 사회에 이익이라고 주장한다. 그것들은 대략 다음과 같다.
 
첫째, 그들은 우리나라가 미국처럼 경제 선진국이 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우리나라는 미국의 경제 예속국에 지나지 않게 될 것이다. 이미 1990년대 미국-캐나다-멕시코가 체결한 NAFTA에서 볼 수 있듯이 멕시코 경제는 미국에 60%를 의존하고 있다. 또한 멕시코는 대미 수출이 75% 증가했지만, 수입은 162% 증가하여 배보다 배꼽이 더 큰 모습이다. 멕시코의 전체적인 무역량은 증가했을지 모르지만 멕시코 내의 빈부, 양극화는 심각할 지경이고 멕시코라는 경제 주권국가가 아니라 미국화된 멕시코가 되어 버렸다.

미국에 불어닥친 2008년 금융 위기로 인해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미국은 한미FTA가 자국의 경제를 회복할 수 있는 최고의 기회라고 여기고 있다. 굳이 미국을 위해 우리나라가 희생할 필요는 없는 상황이다.

둘째, 관세 철폐로 인한 시장 접근의 확대와 통상 마찰의 해소를 통한 안정적인 수출 시장 확보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현재 우리나라의 해외 의존도는 90% 이상으로 수출을 통해야만 경제가 움직이는 구조이다. 연구에 의하면 우리나라의 수출국은 중국(18%)>미국(17%)>EU(14%)>일본(14%)으로 나타났다. 즉 과거와 같이 미국 의존 일변도의 수출 방식에서 탈피하여 수출 다변화가 이루어졌다. 특히 EU 시장이 확대됨에 따라 점차 미국보다는 EU와의 거래가 더 커질 것이기 때문에 미국에 굳이 얽매일 필요성이 적어진다. 미국 아니면 안 된다는 사고는 타당성이 없다.

셋째, 미국의 직접투자로 인한 경제적 이득과 일자리 창출 효과가 있다고 한다. 세계화가 진행됨에 따라 다국적 기업들은 자신에게 유리한 국가 즉 고도 기술을 가지고 있거나 인건비가 저렴한 국가를 찾아 이동한다. 우리나라는 미국이 요구하는 기술 지식이 풍부하지도 중국처럼 저임금 노동력도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 애매한 상황이다. 그리고 이미 많은 미국 산업이 우리나라에서 동남아와 중국으로 이전한 상태이다. 즉 한미FTA로 미국 기업이 우리나라에 투자할 매력이 거의 없고 그로 인한 일자리 창출 효과는 더 불분명하다.

넷째, 북한과의 대치 관계로 인해 불안한 상태이기 때문에 FTA는 한미 관계를 더욱 강화시켜 북한이 우리나라를 침략하지 못하게 하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하지만 이미 그럴 가능성은 적다. 우리나라의 국방력은 북한에 몇 배 앞선 상황이고 미국이 밝혔듯이 우리나라 국방 안전을 위한 것이라기보다는 자국의 이익을 위해 주둔, 즉 동아시아 군사력 확보를 위한 거점 국가로 우리나라를 활용하고 있다는 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한미FTA가 아니더라도 군사력밖에 남지 않은 미국은 이런 달콤한 사탕을 버리면서까지 우리나라에서 철수할 바보 나라가 아니다. 예컨대 2008년 MB 취임 첫해에만 38억 달러의 미국 무기를 구매했고 당당히 미국 무기를 수입하는 1위(14%) 국가이기도 하다. 미국 군사정책에서 우리나라는 봉인 국가이다.

마지막으로 동아시아(한-중-일)에서 처음으로 미국이란 거대한 경제 대국과 한미FTA를 체결함으로 인해 경제적 선점 효과가 있다고 주장한다. 일부 보수 언론에서는 이런 것을 과대 포장하면서 일본이 우리나라에 우선권을 뺏겼다고 분통을 터뜨린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실상은 이 두 나라가 굳이 미국과 FTA를 체결할 필요성을 못 느끼고 있다. 특히 일본은 미국에 수출하는 비중이 8%에 지나지 않고 자동차나 전자 제품의 관세도 0~4%로 매우 낮은 수준이다. 오히려 미국보다 경쟁력이 약한 농업, 공공서비스가 개방됨으로 인해 자국의 경제가 후퇴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미국과 FTA를 체결하여 얻을 수 있다는 선점 효과는 거의 없다.

미국은 한미FTA 정책이 외관상 무역자유화이지만 속내는 자국의 이익을 위한 것이라고 이미 밝혔다. 이익을 위해서라면 다른 나라를 짓밟는 것을 당연하다고 여긴다. 동전과 지폐에까지 "In God We Trust"를 새겨 넣은 미국은 초대교회에 나타난 하나님나라 마음을 가져야 한다. 사도행전 2장에서 말하는 서로 물건을 통용하고 재산과 소유를 팔아 나눠 주고, 떡을 떼며 기쁨과 순전한 마음으로 음식을 먹는 신명 나는 하나님나라 공동체는 한미FTA를 통해 산산이 부서질 것이다. 라인홀드 니버는 <도덕적 인간과 비도덕적 사회>에서 사회가 정의롭고 개인이 이타성이 있어야 함을 주장한다. 정의로운 사회와 남을 배려하는 마음은 초대교회 목표였고 궁극적으로 추구하는 하나님나라의 모습이었다.

한미FTA는 1%의 부자가 99% 가난한 사람을 등에 업고 더 많은 이익을 누리기 위한 적자생존의 방법이다. 일부 산업 예컨대 섬유·전자·자동차 등에는 혜택을 볼지 모르지만 기업형 농업과 축산업을 하는 미국에 비해 국내 농업과 축산업은 도태될 것이 뻔하다.

또한 많은 기업이 어려움에 부닥치게 되어 노동자들을 길거리로 나앉게 할 것이다. 공동체의 근간인 더불어 살아가는 성경의 모습은 사라지고 살아남기 위해 남을 넘어뜨려야 하는 반공동체이며 이기적인 모습만 존재할 것이다.

"급하게 먹는 밥이 체한다"고 충분한 검토와 공론화가 되지 않고 오류 투성이인 영문 서류에 사인한 양국은 한미FTA 비준이 결국 국내 많은 약자가 죽게 되고 양극화로 공동체가 파괴되는 결과를 낳게 될 것이다.

대한민국 공동체를 허물면서까지 경제 위기에 처한 미국을 살려 주려는 선물치고는 너무 큰 희생이 따른다. 일흔 번씩 일곱 번 생각해 봐도 한미FTA는 다시 생각할 문제이다. 

우상범 / 평화누리 회원
한양대학교 경영대학원에서 박사과정을 마치고 현재 노동연구원에서 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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