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 삼성전자 보유 현금 59兆, 3년새 3배로… 현대車도 23兆

자유경제원 / 2014-07-17 / 조회: 4,412       조선일보

삼성전자 보유 현금 59兆, 3년새 3배로… 현대車도 23兆

  • 호경업 기자 
  • 조재희 기자
  • 입력 : 2014.07.17 03:00

    [대기업 과도한 현금 보유… 한국 경제의 또다른 족쇄]

    "국내선 안풀고 해외 투자만… 과감한 신규 프로젝트 안보여"
    구글·아마존 등 美 IT기업은 드론·우주개발까지 영역 넓혀

    기업들 "규제로 발 묶어놓고 투자 부진 비판하는 건 가혹"
    전문가들 "배당 확대와 함께 획기적 규제 완화 병행해야"

    현대자동차가 국내에 신규 공장을 지은 것은 1990년대 말 충남 아산 공장이 마지막이다. 하지만 중국에서는 3~5년마다 하나씩 대규모 공장을 짓고 있다. 베이징(北京)에서 현지 공장 세 곳을 가동하는 데 이어 충칭(重慶)에 네 번째 공장 건설을 추진 중이다.

    삼성전자가 이달 현재 국내에서 벌이는 공장 증설 건은 경기 화성 사업장의 반도체 생산 라인 1개를 늘리는 게 전부다. 대신 7조원 이상이 투입되는 중국 시안(西安)의 플래시 메모리 공장, 쑤저우(蘇州)의 LCD 공장, 미국 텍사스의 스마트폰용 반도체 칩 생산 라인, 베트남의 휴대폰 공장 증설 등 해외에 집중하고 있다. 다른 대기업도 마찬가지다.

    대기업들의 투자 위축과 과도한 현금 보유가 한국 경제의 또 다른 '족쇄'로 지목되고 있다. 대기업의 왕성한 투자를 통해 중소기업과 가계에 자금이 돌아야 하는데, 기업들의 국내 투자 감소로 '선순환(善循環) 고리'가 끊겼기 때문이다. 올 들어 기업 설비투자는 더 급격하게 위축되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 들어 6월 말까지 국내 상장 기업의 신규 시설 투자액(3조4828억원)은 2012년과 비교해 3분의 1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3개 대기업의 현금 보유액만 86조원 넘어

    이런 와중에 대기업들의 보유 현금은 눈덩이처럼 불고 있다. 삼성전자의 경우, 2011년 1분기 21조5357억원이던 현금 보유액이 올 1분기에는 59조4121억원으로 3배 수준으로 늘었다. 현대차는 2011년 말 15조6416억원에서 23조8600억원으로 8조원 넘게 증가했다. SK하이닉스도 2조924억원에서 3조1380억원이 됐다. 한국을 대표하는 3개 기업, 즉 삼성전자와 현대차·SK하이닉스의 현금 보유액만 86조4000억원을 넘는다.

    10대 그룹 주요 기업 1분기 말 현금 보유 현황. 3대 그룹 주요기업 매출·시설투자 추이.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그래픽 뉴스로 크게 볼 수 있습니다. / 조선닷컴
    한국 기업들은 2000년대 중후반까지만 해도 반도체·LCD·자동차·화학 같은 업종에서 대규모 투자를 단행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기존 시설에 대한 개·보수 공사에 그칠 뿐 신규 투자를 극도로 꺼리고 있다. 반면 중국·동남아·브라질 같은 해외에서 투자는 과감하게 늘리고 있다. 삼성전자는 수출용 스마트폰을 베트남 공장에서 주로 생산하고 있으며 관련 시설 투자도 국내보다는 베트남에서 더 많이 한다. 포스코도 최근 5년간 인도네시아·터키·태국 등 해외에서 대형 투자를 했다. 이런 상황에서 국내 대기업들의 주주 배당(配當)은 세계 최저 수준이다.

    재계 관계자는 "대기업은 본능적으로 시장이 있고 돈이 되는 곳에 투자한다"며 "대기업이 해외로 나가면서 협력업체까지 해외로 따라나가 국내 산업의 공동화(空洞化)가 우려된다"고 말했다. 김희집 서울대 행정대학원 초빙교수(전 엑센츄어 대표)는 "국내 기업들이 글로벌 생산 기지 확충과 글로벌 소싱을 통해 이익을 극대화하는 데만 신경을 쏟을 뿐 예전처럼 과감하게 신규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도전하는 사례가 거의 소멸됐다"고 말했다.

    구글·아마존 같은 미국의 대표 IT 기업들도 각각 500억달러(약 51조원)가 넘는 현금을 갖고 있다. 하지만 이들은 한국 기업보다 더 적극적으로 투자한다. 아마존은 드론(무인기)을 이용한 배송 시스템 개발에, 구글은 무인(無人) 자동차와 우주개발 등에 조(兆) 단위 투자를 집행하고 있다. 당장 돈이 되지 않더라도 미래 성장 동력을 찾고 핵심 연구 인력을 키우기 위해 기꺼이 이익의 일정 부분을 쏟아붓고 있다.

    ◇배당 확대·규제 완화 병행해야 효과

    기업들은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신규 출자총액제한·지주회사 규제 등 각종 규제 법안으로 대기업의 투자를 옥죄어 놓고 다른 한편으로 투자가 부진하다고 비판하는 것은 가혹하다는 것이다. 전경련 관계자는 "지난해 SK가 일본계와 합작회사 설립을 통해 국내에 공장을 지을 때는 대통령이 나서서 특례 조항을 만들어줘 투자가 겨우 이뤄졌을 정도로 관료들은 스스로가 만든 규제에 발이 묶여 있다"고 말했다.

    기업들은 '기업 사내유보금이 5년 새 두 배로 늘어나 516조원에 이른다'는 비판에 대해서도 "재무제표상 지표를 현금 보유금액으로 잘못 이해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현진권 자유경제원장은 "사내 유보금 중 순수한 현금 보유 규모는 20% 안팎에 불과하며 나머지 상당 부분은 각종 시설투자와 연구개발(R&D) 투자에 이미 사용한 돈"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기업 자금이 가계로 흘러가 '선순환 구조'를 이루려면 배당 확대 유도 같은 다양한 방법을 동원해야 한다"고 말한다. 또 대기업들이 투자를 재개할 수 있도록 획기적인 규제 완화가 긴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사내 유보금과 현금성 자산

    사내 유보금은 기업의 순이익에서 배당과 상여금을 통해 지출되는 것을 제외하고 사내에 남는 이익잉여금을 합친 누적 개념이다. 현금과 금융상품, 건물, 토지, 설비 등 다양한 형태의 자산을 포함한다. 광의의 현금은 현금 및 현금성 자산과 단기 금융상품을 합친 금액을 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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