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 대우그룹 창업자 김우중 (3) - 경영학의 한 페이지를 새롭게 쓰다

자유경제원 / 2015-03-25 / 조회: 1,916       업코리아
자유경제원은 한국의 기업가 시리즈를 연재하고 있다. 첫번째 기업가는 대우그룹 창업자 김우중이다. 자유경제원 최승노 부원장이 정리하였다.

  

경영학의 한 페이지를 새롭게 쓰다 

  
▲ 대우그룹 창업자 김우중

칭기즈칸의 강점은 스피드와 네트워크다. 유연함 속에 숨어있는 강인함과 적응력이 경쟁력의 핵심 요인이다. 800년 전 칭기즈칸은 현대 리더십이 요구하는 속도와 네트워크의 선구자적 인물이다. 이미 칭기즈칸에게 전쟁은 속도전이었다. 기병들은 말 위에서 모든 일을 할 수 있을 정도로 능숙했다. 한 명이 말을 보통 3마리 이상 데리고 다녔고 타던 말이 지치면 순식간에 옮겨 탔다.  
 
또 역참제라 해서 말로 달려 하루에 갈 수 있는 거리 마다 숙박 시설과 말을 제공하는 네트워크를 갖췄다. 정보의 소통이 순식간에 이루어질 수 있는 인프라였다. 오늘날 인터넷이라는 실시간 네트워크가 세계를 동일 시간 내 의사결정이 가능한 구조로 만들었다면, 당시 칭기즈칸의 지리적 네트워크는 원거리 세계정복을 가능케 하는 놀라운 정보 네트워크였다.

김우중의 속도경영이 빛난 이유도 실시간에 높은 수준의 고급 정보를 현장에 반영하는 데서 나왔다. 한국에는 '빨리 빨리’라는 특유의 기질이 있다고 한다. 이를 부정적으로 보는 이들도 있지만, 경영 현장에서 속도는 그 무엇보다도 사업의 성패를 결정하는 핵심 요인이다. 그 '빨리 빨리’의 정점에 김우중이 있었다. 시간을 철저히 관리하고 아낄 수 있었기에 전 세계에 펼쳐진 수많은 사업을 동시에 추진할 수 있었다. 그에게 시간은 절대적으로 부족한 자원이었다. 그에게는 비행기를 기다리는 시간도 아까웠으며, 운동하는 시간도 허락되지 않았다. 심지어 식사시간도 예외가 아니었다.

사람들이 그에게 건강 비결이 무엇이냐고 물었다. 그는 그런 것 없다고 잘라 말한다. 그런데 신경 쓸 여유가 없다는 것이다. 그에게는 오직 열심히 일하는 것뿐이었다.일을 하면 활력이 솟았고 일이 즐겁기 때문에 따로 헬스에서 땀을 흘릴 이유가 없었다. 취미처럼 일했다. “일하는 것이 나의 취미다.”라고 아무렇지도 않게 말하곤 했다. 

대부분의 기업인들이 24시간 일한다고 말하듯이, 그의 모든 시간이 일하는 시간이었다. 일이 즐거운 사람에게 피곤과 짜증이 올 리 없다는 것이 김우중의 철학이었다. 시간에 쫓기다 보면 음식도 빨리 먹어야 하고, 세계 사람들과 친하게 지내려면 그들의 음식을 같이 맛있게 먹어야 하고 그래서 음식을 가려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나폴레옹이 저녁식사를 12분 이상 끌지 않았으며, 점심은 8분을 넘기지 않았다는 일화처럼, 김우중처럼 할 일이 많은 사람에게는 식사 시간조차 아까운 것이었다. 대우는 김우중이 뛰면서 이룩한 경영혁신의 성과물인 셈이다. 

그가 세계 경영이라는 새로운 기업세계를 구축해 나가는 모습은 찬사를 받기에 충분하다. 칭기즈칸을 연상시킬 정도로 세계 시장을 점령해 가는 새로운 방식의 성공 신화는 경영학 교과서에 담아야 하는 새로운 경영 성공 사례가 될 정도였다. 하지만 세상에는 성공을 격려하고 축하하는 긍정적인 모습만 있는 것은 아니다. 세계가 놀란 만큼 그들에게는 자신들의 시장이 잠식당하고 있다는 인상을 줄 수 있다. 한국의 대기업에 대한 경계심이 일어나고, 점차 우려와 불안한 시각이 자리 잡는다. 대우가 눈 깜짝 할 사이에 루마니아, 체코, 폴란드의 자동차 회사들을 이수하는 걸 보고서는, “이게 뭐지?”하는 경계심을 보이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호기심으로 지켜봤으나 자신들의 시장을 잠식할지 모른다는 경계심이 커졌고 점차 견제 심리가 작동한 것이다. 동유럽 시장을 장악하는 것을 보고 국제적으로 형성된 이런 비우호적인 인상은 훗날 외환위기를 거치면서 국내의 반기업정서와 함께 한국의 그룹 경영을 해체해야 한다는 정치적 압력에 힘을 보태게 된다. 해외와 국내 모두 대우에 우호적이지 않은 시각이 점차 커지고 있었다. 

칭기즈칸이 동유럽을 위협했던 것처럼 대우의 세계경영은 서구에 '대우공포증’을 주었다. 국내적으로는 신라 시대의 장보고처럼 해외 사업이 워낙 크다보니, 국내 정치 세력에게 기업이 통제에서 벗어나 자신들의 정치권력을 위협할지 모른다는 생각을 하게 했다. 더구나 대권후보로 나와 정치권을 위협할지 모른다는 소문도 떠돌았다. 

비록 그의 세계경영이 완성을 목전에 두고 멈춰야 했지만 그의 선구자적 시도의 의미는 이대로 사장시키기 아까운 게 사실이다. 김우중의 세계경영은 이후 국내 기업들이 해외에 진출할 때마다 연구하는 최고의 경영지침서가 됐다. 학계에선 지금도 김우중의 세계경영 사례를 연구하고 있다. 

세계경영 와중에 양성된 대우의 글로벌 인재들은 그룹 붕괴 이후에도 다른 기업에 중용되면서 그간 쌓은 경험과 역량을 발휘했다. 어찌 보면 대우는 10년 뒤 국내 기업들이 지불해야 했을 해외경영의 값비싼 수업료를 대신 지불해 준 셈이다. 너무나 시대를 앞서간 게 세계경영이 실패한 이유라고 한다면 지나친 평가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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