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 현대그룹 창업자 정주영 (4) - 소비자들의 필요를 읽는 눈

자유경제원 / 2015-03-26 / 조회: 2,031       업코리아
자유경제원은 한국의 기업가 시리즈를 연재하고 있다. 김이석 시장경제제도연구소 소장이 현대그룹 창업자 정주영을 정리하였다.

  

소비자들의 필요를 읽는 눈 

  
▲ 현대그룹 창업자 정주영

정주영 회장이 초창기 '아도자동차서비스’를 차려 자동차수리업을 할 때의 이야기이다. 당시 자동차는 부호들이나 타고 다니던 것이었다. 대개 다른 자동차수리업체들은 자동차수리를 맡기면 실제 필요한 시간에 비해 오래 맡겨두게 하고 그 기간에 비례해서 더 많은 수리비를 청구하는 게 보통이었다. 그러나 그는 자동차를 가진 사람들이 하루라도 빨리 수리를 끝내고 빨리 타고 싶어 한다는 '소비자들의 필요(수요)’를 간파했다. 그는 남들과는 달리 더 빨리 수리해주고 더 많은 수리비를 받는 '전략’을 택해 성공한다. 그는 소비자필요를 보고 이를 곧바로 실천하는 기업가정신을 발휘한다.
 
정 회장이 소비자들의 필요를 정확히 간파해서 사업을 성공시킨 사례는 무수히 많다. 건설업을 하던 초창기 사례를 하나 더 들면 이렇다. 미군에서 아이젠하워 대통령이 한국을 방문하게 되었을 때, 주한미군에서는 전물장병들의 묘지 터에 잔디를 까는 공사를 발주했다. 겨울에 잔디를 구할 수 없어서 공사에 입찰을 못해 애를 태우고 있을 때, 정주영 회장은 의도를 읽었다. 주한미군은 미(美)대통령에게 전몰군인들의 묘지가 방치되고 있다는 인상을 주지 않으려고 그 공사를 발주했음을 간파했다. 그는 잔디 대신 겨울에도 구할 수 있는 보리밭 보리들을 전몰군인 묘지로 퍼와 이 공사를 해냈다. 

전통 교과서경제학은 기업가정신을 '탐색이론'으로 설명한다. 사람들은 기회의 탐색을 그 한계비용과 예상되는 한계수익이 일치하는 지점에서 멈춘다. 정말 우리는 오로지 비용을 들이는 탐색을 통해서만 사업기회를 인지하는가? 아니다. 사실 기회를 탐색을 하려면 정확하게 무엇을 모르고 있는지 알고 있어야 한다. 그런데 무엇을 모르는지 잘 모르는, 무지1)에 대해 무지한 경우도 많다. 사업 기회는 깨어있는 기민한 기업가들에게 우연치 않게 발견된다. 

정주영 회장은 아이디어를 씨앗처럼 마음속에 품고 깨어있는 마음가짐으로, 현장을 살피고,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견학을 하게 되면 마음속에 품었던 아이디어가 자란다고 말했다. 깨어있는 자세로 있으면, 불현듯 사업 아이디어가 등장한다. 이것은 미리 탐색할 대상의 확률분포를 알아서 최적의 탐색비용과 기간을 결정하는 것과는 전혀 다르다. 

자동차 수리를 하던 당시 정주영 회장은 전후 복구에 핵심적인 분야인 건설업이라는 전망이 있는 시장에 진출하게 된 계기도 이윤기회에 대한 기민성을 보여준다. 관청의 차를 수리하는 일을 맡은 정 회장은 월말에 결산을 위해 관청에 들르면서 자신이 받는 것과는 차원이 다른 엄청난 돈을 받아가는 건설업자들을 보고 주변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당장 현대건설을 시작한다. 그의 논리는 간단했다. “똑같이 죽을 만큼 노력하는데 그 사람들은 정말 자기와는 너무나 엄청나게 다른 돈을 벌고 있다는 것이다.”

정주영 회장이 자동차산업협회 조찬연설에서 당시의 사정으로는 왜 조선업보다는 자동차산업에 집중할 필요가 있는지 설명하는 부분이 있다. 그는 자동차 산업에서 자본력의 미국, 경쟁력을 지닌 일본, 소형차의 유럽이 있지만, 우수한 기능공을 가진 우리가 그 속에서 시장을 찾을 수 있다고 강조한다. 이를 종합해 볼 때 정 회장은 결코 단순히 위험을 무릅쓰는 배짱으로 사업을 하는 사람이 아니라 정보에 민감한 기업가였다. 정주영 회장은 일본기업이 발주한 소양강 댐 공사의 하청을 맡고 있었는데, 사력댐으로 변경하도록 박정희 대통령을 설득했다. 그렇게 한 계기는 다른 나라에서의 사력댐에 대한 정보를 우연히 접하면서였다. 그는 정보를 얻고 곧바로 이를 응용해내는 데 매우 뛰어났다.


1) Kirzner는 이를 sheer ignorance(단순한 무지)라고 불렀다. 커즈너, 『경쟁과 기업가정신』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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