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 SM엔터테인먼트 창업자 이수만 (3) - 육성肉聲 이수만

자유경제원 / 2015-04-07 / 조회: 2,361       업코리아
자유경제원은 한국의 기업가 시리즈를 연재하고 있다. 숭실대 문예창작학과 남정욱 교수가 SM엔터테인먼트 창업자 이수만을 정리하였다.

  

육성肉聲 이수만 
  

   
▲ SM엔터테인먼트 창업자 이수만

1999년 봄, 필자는 이수만과 인터뷰를 할 기회를 가졌다. 이때는 이수만이 H.O.T로 베이징 차트 6위라는 당시로서는 성공적인 안착을 달성한 시기다. 15년이나 흐른 지금 당시의 인터뷰는 일부 낡아 보이고 일부 빗나갔다. 그래서 흥미롭다. 기억을 되살리자면 그는 처음부터 끝까지 집요한 사업가였다. 음악이 좋아 사업을 시작한 것인지 사업을 하다 보니 음악이라는 아이템이 우연히 걸린 것인지 구별이 되지 않을 정도로. 

“대중음악은 대중의 욕구와 시대 변화에 민감하다. 사회, 문화 제반의 빠른 변화에 유연한 사고로 대처하는 것이 중요하다. 기획자는 문화의 최전방에 선 Leading Edge다. 기획자는 대중의 문화 선택의 준거 집단을 제시함으로서 문화의 안내자 역할을 하는 것이다. 과거에는 기획사 사장 1인 체제였지만 이제는 전문적인 인력들이 기획, 재정, 경영, 프로듀싱 등의 분화된 파트에서 일한다. 구조적 분담이 이루어진 가장 큰 이유는 예전보다 음반 시장의 규모가 커졌고 해외 시장까지 염두에 두어야 하기 때문이다.” 

지금은 너무나 당연해서 옮기는 것이 민망할 정도다. 그러나 그 시기는 아직도 1인 보스가 회사를 내키는 대로 '감’에 의존해서 운영하던 시절이다. 낡았으되 의미 있는 설명이다. 그는 음악 시장이라는 말 대신에 음반 시장이라는 표현을 썼다. 1999년은 음악이 음원으로 형질변경(필자로서는 전락이라고 표현하고 싶지만)되기 전이다. 그래서 음악은 CD나 카세트테이프의 형태로 존재했다. 중간 매개체 없이 스마트 폰에 음원이 담길 것이라는 생각은 아마 꿈도 꾸지 못했을 것이다. 

“얼마 전 H.O.T는 베이징 차트에서 6위에 올랐다. 거기 투입된 비용은 천만 원이 넘지만 환율로 따져 지금껏 돌아온 수익은 거기의 4분의 1 정도다. 실패한 거냐고? 천만의 말씀이다. 스타트로는 좋았다. 그리고 음반이 팔리는 것이 문제가 아니다. 노래가 뜨면 그 나라에 대한 이미지가 변하고 청바지, 신발, 음료수 등 일반상품에도 영향을 미친다. 시장 자체가 넓어지는 것이다.” 

그때까지만 해도 이수만은 음악의 부대 산업으로서의 미용, 패션, 각종 공연 이벤트에 대한 깊은 이해는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음악이 뜨면 언어를 포함, 해당 국가에 대한 관심과 호의가 높아진다는 사실을 지적한 것은 주목할 만한 부분이다. 그는 문화의 힘을 알고 있었다. 

“세계 시장에 한국 음반을 배급하는 것이 가장 큰 목표다. 영어로 음반 제작을 할 예정이다. 세계 시장은 이제 단일국을 상대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 패키지로 묶인 시장(유럽 공동체 등)을 상대해야 한다. 그에 대비해 아시아 패키지 기지의 전초를 마련하기 위한 인터넷 방송국을 기획하고 있다. 인터넷 방송국 설립이 끝나면 타워레코드 같은 브랜드를 만들어 직접 배급에 참여할 생각이다. 내부적으로는 음반사 최초로 상장기업으로 등록, 많은 사람이 경영에 참여하도록 할 것이다. 음악으로 벌어들인 돈을 음악에 재투자 하지 않으면 도태될 수밖에 없다.”  

과거의 발언을 끄집어내어 현재와 대비해가면 곰곰이 씹어보는 것처럼 재미있는 일도 없다. 그는 몇 개의 공약을 한 셈이다. 영어로 음반제작을 하는 것은 성취했다. 음반사 최초 상장도 달성했다. 인터넷 방송국 설립은 저절로 필요 없어졌다. 유튜브가 대신 해줬다. 그는 이 사이버 공간에 인터넷 방송국의 개념을 뛰어넘는 음악 영토를 건설했다. 이 부분은 나중에 다시 쓰기로 한다. 

“내가 생각하는 한국 음악 산업의 문제점을 생산자와 소비자를 매개하는 두 가지를 중심으로 말하겠다. 매개체 중 하나는 네트워크다. 음반을 프로모션 할 매개체가 방송밖에 없다. 그만큼 규제도 많고 탈도 많은데 그 외에 방법이 없다. 한 가지 더 일본의 경우 심야 시간에는 음반 광고가 CF의 70~80%를 차지한다. 이는 자유경쟁시장에 꼭 필요한 요소이다. 우리나라는 동일 시간대 광고료의 차등이 없고 심야에는 프로그램도 없는 관계로 방송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매개체의 또 다른 부분은 유통이다. 불법 음반에 대한 규제가 확실해야 그만큼의 수익으로 재투자할 수 있는데 규제가 미약하다. 상상하는 것보다 손실의 범위가 매우 큰데 아직 수수방관하고 있다.”

컴퓨터에는 밝았지만 이수만의 인터넷에 대한 이해는 여명 직전이다. 2014년 현재 TV는 낡은 매체가 되었다. 시간 경쟁이라는 측면에서 TV는 경쟁력이 제로다. 1989년 가을, 이수만은 스튜디오를 만들면서 디지털이 다가올 시대의 대세가 될 것이며 온라인 공간에서 음원을 주고받을 수 있는 디지털 음원의 시대가 올 것이라는, 예언에 가까운 주장을 직원들에게 역설했다. 주변 사람들은 그의 말을 실감하지도 믿지도 않았다. 컴퓨터가 대세라지만 실제로는 컴퓨터를 만져보지도 못한 사람들이 대부분이었다. 하긴 컴퓨터, 디지털, 인터넷이라는 개념을 총체적으로 이해하기에 1999년은 너무 빨랐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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