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에는 사회질서에 대해 어떤 명료한 원칙을 옹호하는 것이 비실용적인 교조주의자로 불리는 지름길로 전락하고 말았다. 사회적 문제에 대해 고정된 원칙을 고수하지 않고, 각각의 주제를 그 사안에 맞춰 결정한다는 발상이 현명한 생각으로 간주되고 있으며, 이는 일방적으로 그때 그때의 편의에 따르면서 반대되는 견해와 언제든지 타협할 준비가 되어 있는 것이다. "개인주의도 아니고 사회주의도 아니라는" 막연한 비원칙주의의 신호아래, 우리는 자유로운 개인으로 뭉친 사회가 빠르게 집단주의적인 성격으로 변모하고 있음을 바라보고 있다.
오늘날 정치적 용어들이 엄청나게 모호하거나 심지어 같은 용어가 종종 완전히 다른 두 의미를 가진다는 점은 우리가 직면한 어려움 중 하나이다. "자유주의", "민주주의", "자본주의" 또는 "사회주의"와 같은 용어들은 오늘날 더 이상 일관된 사상 체계를 의미하지 않는다. 그것들은 이제 공통점이 거의 없는 상당히 이질적인 원칙과 사실들을 집계하는 용어로 설명되고 있다. 이런 의미에서, "개인주의"보다 더 심각하게 왜곡된 정치적 용어는 없다.
진정한 개인주의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설명하기에 앞서, 개인주의 지적 전통의 역사를 언급할 필요가 있다. 내가 옹호하는 진정한 개인주의는 존 로크, 버나드 맨데빌, 데이비드 흄, 조시아 터커, 아담 퍼거슨, 애덤 스미스, 그리고 에드먼드 버크 등에 의해 탄생하고, 발전한 개인주의 전통이다. 특히 19세기의 위대한 역사가이자 정치철학자인 알렉시스 드 토크빌과 액튼 경의 저술에서 개인주의는 가장 완전하게 표현되었다. 반면에, 19세기의 고전파 경제학자들, 최소한 그들 중 벤담주의자나 철학적 급진주의자들은 같은 개인주의라는 이름을 가지지만 완전히 다른 내용을 가진 사상을 개발해냈다.
첫번째 개인주의가 영국의 전통인 것과 달리 이 두번째 개인주의는 주로 프랑스를 비롯한 유럽대륙의 사상가들이 대표한다. 나는 데카르트 전통의 합리주의가 그것을 구성하는 지배적인 철학이라고 믿는다. 프랑스의 백과전서파, 루소, 그리고 중농주의자들이 이에 속한다. 합리주의에 기초한 이러한 개인주의는 항상 개인주의와는 반대인 사회주의나 집단주의로 발전하는 경향이 있다. 그리하여 영국의 개인주의가 진정한 개인주의에 부합하지만 프랑스의 개인주의는 아마도 현대사회주의의 중요한 근원으로 간주되어야 할 것이다. 합리주의의 사이비 개인주의는 실용적인 집단주의로 이어진다. 진정한 개인주의의 가장 위대한 대표자인 에드먼드 버크가 일반적으로, 그리고 당연하게도 루소 전통의 개인주의의 대표적 반대자로 인식되고 있다는 사실보다, 개인주의에 대한 혼란을 잘 설명할 예시는 없을 것이다.
개인의 행동에 결합된 영향들을 추적한다면, 우리는 아담 퍼거슨이 잘 설명했듯이 인간이 의도적으로 설계하지 않았음에도 가능해진 많은 제도들을 발견한다. 자유로운 인간의 자발적인 협력은 종종 그들이 생각하고 이해할 수 있는 것보다 더 큰 것을 창조하기도 한다. 진정한 자유주의는 인간사에서 발견할 수 있는 질서의 대부분을 개인의 행동의 예측하지 못한 결과로 설명한다. 반대로, 데카르트 전통의 개인주의는, 인간 사회의 질서가 우리의 이성적 설계에 부분적으로만 의존하며, 우리의 개별적인 이성이 매우 제한적이고 불완전하다는 사실에도 불구하고, 모든 인간에게 항상 완전하고, 동등하게 이용가능하며, 이성적으로 성취가능한 것들이 주어져 있다고 믿는다. 모든 것은 개인의 이성이 직접적으로 설계한 결과라는 것이다.
영국 개인주의의 가장 큰 특징은 반합리주의적 접근이다. 즉, 인간은 합리적이거나 총명하지 않으며, 매우 비합리적이고 오류가 있는 존재이다. 개인의 오류는 이성적 수정이 아니라 사회적 발전과정에서만 시정된다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진정한 개인주의가 가지는 근본적 태도는, 인류가 어떤 개인에 의해 설계되지 않았고, 이해되지 않았으며, 자생적으로 성취된 과정을 겸손하게 받아들이는 것이다. 이것은 인간의 마음보다 더 위대한 것이다. 인간의 마음조차 이 과정의 일부로서 계속 성장해나가는 것이며, 이성이 만든 사슬에 그것을 가두어버려선 안된다. 개인주의가 우리에게 가르쳐주는 것은 사회가 자유로운 한 개인보다 크다는 것이다. 사회를 통제하거나 지시하는 한, 그것은 통제하는 개인의 정신에 제한되는 것이다. 개개인의 이성에 의해 의식적으로 통제되지 않는 것들을 존중하지 않는 오늘날의 시대정신을 멈출 필요가 있다. 그렇지 못하다면, 우리는 에드먼트 버크가 경고한 바처럼, 모든 것을 조금씩 잃게 될 것이라 확신할 수 있다.
본 내용은 아래 기사 및 칼럼 내용을 요약 번역한 내용입니다.
Friedrich A. Hayek, What Individualism Is, and What It Is Not, 8 May, 2017
출처: https://mises.org/wire/what-individualism-and-what-it-not
번역: 김경훈
NO. | 제 목 | 글쓴이 | 등록일자 | |
---|---|---|---|---|
688 | 사회주의가 필연적으로 실패하는 이유 Alex Houtz / 2020-08-21 |
|||
687 | 경제봉쇄로 큰 피해를 입은 소상공인들을 위해 John Kristof / 2020-08-17 |
|||
686 | 부자들은 정말 공정한 몫의 세금을 내지 않을까? Gary M. Galles / 2020-08-14 |
|||
685 | Disney vs Netflix, 승리자는 누구? Amanda Snell / 2020-08-10 |
|||
▶ | 개인주의란 무엇인가 Friedrich A. Hayek / 2020-08-07 |
|||
683 | 영화산업, 코로나19에서 살아남기 Jen Maffessanti / 2020-08-03 |
|||
682 | 기후의 공포, 제가 틀렸습니다 M. Dowling / 2020-07-31 |
|||
681 | 부유층 과세의 사회적 손실 Steven Horwitz / 2020-07-27 |
|||
680 | 돈만을 위해 무언가를 하는 사람들에게 고마워해야 하는 이유 Gary Galles / 2020-07-24 |
|||
679 | 원칙을 포기하는 자유주의 David Gordon / 2020-07-20 |
|||
678 | 아프리카의 락다운: 바이러스보다 위험한 해결책 Alexander C. R. Hammond / 2020-07-13 |
|||
677 | ‘효율적’ 보편적 복지 정책, 결국 지는 게임이다 Gavin Wax / 2020-07-10 |
|||
676 | 세계 10대 갑부 중 9명은 자수성가한 사업가들이다 Jon Miltimore / 2020-07-08 |
|||
675 | 경제학자처럼 사고하기: 가치 있는 것인가? Steven Horiwitz / 2020-07-06 |
|||
674 | “중요하지 않은 사업”의 중요한 사실 Amanda Snell / 2020-07-0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