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재욱 랜선경제] 제10강 - 경제현상은 `스냅샷`이 아니다!

안재욱 / 2020-06-11 / 조회: 3,262

* 경제현상을 정지된 화면(스냅 샷), 즉 정태적으로 보면 오류가 발생합니다.

* 소득 불평등 vs 빈익빈 부익부

* 중소기업 적합업종 제도

* 소비자 욕구는 계속 달라지며 그에 따라 기술이 발전하고

  생산, 판매 방법도 빠른 속도로 함께 변합니다.

* 변화 적응에 따라 얼마든지 뒤바뀔 수 있습니다. (중소기업 ↔ 대기업)

* 우리 주변에서 일어나는 모든 경제현상은 시간에 걸쳐 일어납니다.

   → 동태적 관점으로 보아야 합니다.

* 우리 모두 '경제학적 사고방식'으로 경제학자처럼 생각할 수 있습니다.





오늘은 경제학적 사고방식의 마지막으로 “시간을 염두에 둬라. 경제현상은 스냅 샷이 아니다”에 대해 설명하겠습니다. 


이 사진을 한 번 볼까요? 이 사진이 서울에서 부산으로 가는 기차입니까, 부산에서 서울로 가는 기차입니까? 이 정지된 사진으로는 부산행인지, 서울행인지 모르죠. 바로 그것입니다. 기차가 실제로는 부산에서 서울로 가는 것인데, 이 정지된 화면을 가지고 서울에서 부산으로 가는 기차라고 하면 오류겠죠.


경제에서 시간은 매우 중요한 요소입니다. 이 세상에서 모든 사건은 시간에 걸쳐 발생합니다. 순간적으로 일어나는 사건이나 행동은 없습니다. 폭탄이 순간적으로 폭발하는 것처럼 보여도 그것조차도 시간이 걸립니다. 인간 행동은 시간 없이는 상상할 수 없죠. 그래서 경제현상은 시간에 따라 끊임없이 변하는 동태적인 것으로서 시간에 걸쳐 생각해야만 합니다. 그렇지 않고 경제현상을 정지된 화면, 정태적으로 보면 오류를 저지르게 되죠. 이러한 오류를 우리는 스냅 샷 오류라고 합니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저지르는 스냅 샷 오류가 ‘부익부 빈익빈’에 관한 것입니다. 대부분의 사람이 한 시점의 ‘소득 불평등도’를 보고 ‘부익부 빈익빈’을 말합니다. 보통 현재의 소득불평등도가 10년 전의 소득 불평등도와 비교하여 현재의 소득불평등도가 10년 전보다 더 커졌으면 부익부 빈익빈이 심해졌다고 말합니다. 그러나 소득불평등도는 정태적 개념이고 부익부 빈익빈은 동태적 개념입니다. 보통 지니계수를 이용하여 소득불평등도의 정도를 말합니다. 지니계수가 높아지면 저소득층과 고소득층 간의 소득 격차가 커졌다고 말하고, 지니계수가 낮아지면 소득 격차가 줄었다고 말합니다. 그런데 이 지니계수는 단순히 특정년도 또는 현재의 소득 순위 상위 20%와 하위 20% 간의 차이만을 말해줄 뿐입니다. 이것을 가지고 부자가 더욱 부자가 되고 가난한 사람이 더욱 가난해졌다고 말할 수 없습니다. 


부익부 빈익빈이 되기 위해서는 10년 전에 부자였던 사람이 지금 더욱 부자가 되어 있어야 하고 10년 전에 가난했던 사람이 지금 더욱 가난해졌어야 합니다. 다시 말하면 부익부 빈익빈은 저소득층, 중산층, 고소득층에 속해 있는 개인들이 시간이 흐르면서 다른 계층으로 이동할 수 없으면 성립하는 개념입니다. 그러나 소득 격차는 이러한 계층 간 이동과는 무관한 개념입니다. 그래서 소득 격차만을 보고 개인들이 계층 간 이동이 있는지 없는지를 파악할 수 없죠. 다시 말하면 지니계수만을 가지고는 계층 간의 이동을 알 수가 없죠.


자, 이런 경우가 있습니다. 경제가 성장하여 사람들 모두가 더 잘살게 되고, 10년 전에 저소득층이었던 사람들이 대거 중산층과 고소득층으로 이동했음에도 불구하고 지금 상위 20%와 하위 20% 간의 소득 격차가 커질 수 있습니다. 또 이런 경우도 있습니다. 10년 동안 계층 간의 이동이 전혀 없었고, 전체적으로 소득이 하락했음에도 불구하고 상위 20%와 하위 20%의 소득 격차가 줄 수가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단순히 10년 전과 비교하여 소득불평등도가 커진 것을 가지고 부익부 빈익빈이 심해졌다고 말하는 것은 움직이는 물체를 정지된 시각에서 바라보는 것과 같습니다. 물론 스냅 샷 오류를 범하기에 십상이죠.


스냅 샷 오류의 또 다른 예는 중소기업 적합업종제도입니다. 중소기업적합업종제도는 중소기업의 고유 영역이 있다는 것을 전제로 하는 것입니다. 그러한 전제는 아무런 변화가 없는 정태적인 세계에서는 가능할지 모르지만, 끊임없이 변하는 동태적인 현실 세계에서는 있을 수 없습니다. 현실 세계에서는 소비자의 욕구가 시시각각 변하고, 기술이 날로 발전하고, 생산과 판매 방법이 빠르게 변하죠. 


그러한 변화에 적응하며 중소기업이 대기업이 되기도 하고, 변화에 적응하지 못한 대기업은 중소기업으로 전락하거나 문을 닫기도 하는 것입니다.


또한, 중소기업이 하던 업종을 대기업이 할 수 있고, 대기업이 하던 일을 중소기업이 할 수 있으며, 새로운 업종들이 생겨 대기업이 할 수도 있고 중소기업이 할 수도 있는 것입니다. 중소기업 적합업종제도는 시장을 동태적인 것이 아니라 정태적인 것으로 보고 만들어낸 스냅 샷 오류입니다. 


우리 주변에서 일어나는 모든 경제현상은 시간에 걸쳐 일어난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경제현상을 이해하는 데에서 시간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죠. 그렇지 않으면 오류를 범합니다. 현재 많은 정부의 정책이 정태적 관점에서 시행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거기에 많은 오류가 있습니다. 이에 대해서는 나중에 하나씩 자세히 설명하겠습니다.


지금까지 8가지 경제학적 사고방식에 대해 말씀드렸습니다. 이 경제학적 사고방식을 이용하면 여러분도 경제학자처럼 사고할 수 있으며 경제현상을 더욱 정확히 이해할 수 있을 것입니다.


       

▲ TOP


  • 경제가 성장하는 간단하지만 유일한 방법

  • 랜선경제 종강 기념 인사

  • 규칙이 없는 위험한 재정정책과 통화정책

  • 재정정책|한국판 뉴딜정책을 소개합니다

  • 통화정책|돈 푼다고 경제가 살아날까?

  •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시작과 끝|원인은 딱 하나

  • 1930년대 대공황이 일어난 진짜 이유

  • 대공황은 왜 장기화되었나?|대공황을 둘러싼 다양한 주장들

  • 호황과 불황이 발생하는 단순한 이유

  • 글로벌 금융위기도 이것 때문 '금리'를 알면 가격이 보인다!

  • 화폐의 모든 것|물물교환에서 화폐까지

  • 외부성(externalty)이 뭘까?

  • 수도, 전기는 공공재가 아니라고?

  • 투기와 도박의 다른 점|투기자의 역할

  • 자본가의 소득, 부동산 투자 이익은 불로소득인가요?

  • 내 월급은 누가 정하나|임금과 노동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