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안정을 위한 정부정책의 역설
-
글쓴이
김환희 2026-05-27
-
최근 뉴스에 설탕, 밀가루, 전분당등에 대한 담합소식이 자주 들려온다. 집밥부터 라면, 삼각김밥 그리고 외식물가의 전반에 영향을 끼치니 돈이 궁한 학생의 입장에서 자연스래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담합은 부당공동행위로 인정되며, 담합에 참여한 기업은 책임을 벗어나기 어려울 것이다. 그러나 소비자의 입장에서 응당한 책임을 지는 것 보다 더 중요한 것은 앞으로 이 담합이 반복되지 않고, 물가부담이 줄어드는 것이다.
필자는 정부주도의 개입이 시장에서 경쟁을 약화시키고 담합형성을 용이하게함을 지적하며, 따라서 정책이 어떤 방향으로 변화되어야 할지 짧게 말하고자 한다.
담합의 행정적 유인 : 물가 안정을 위한 행정지도(정부의 가격인상 자제 권고) 가 기업간의 정보교환의 배경으로 이용될 수 있다.
담합의 경우 기업들이 어떤 가격을 결정할 것인가가 중요하다. 각 기업들이 동일한 가격을 결정하기 위해서는 상대기업들의 유인구조에 대한 정보가 필요하다. 이 때, 정부주도의 기업회의나 가격안정 가이드라인은 해당정보에 대한 공유에 있어 용이한 환경을 제공하고, 동일한 가격대의 형성을 유도한다. 즉 가격결정에서 탐색비용을 줄여 담합형성이 용이하도록 한다. 특히 설탕, 밀가루와 같은 원재료 시장에서는 각 기업의 유인구조가 비슷하다. 즉 행정적 권고와 원재료시장의 특징과 만나 담합형성의 용이함을 극대화함을 의미한다.
실제로 본격적인 담합의혹에 대한 조사가 시작되기 전 2026년 2월에 CJ제일제당, 삼양사, 대한제분은 모두 평균적으로 4~5%의 가격인하를 발표했다. 또한 전분당 업계에서도 2026년 1월, 정부의 물가 관리 대상에 포함되면서 기업용 전분당 가격을 약 4%내린 사례가 있다.
한편 정부주도의 가격통제가 실질적으로 담합을 용이하게 하고, 유의미한 소비자 부담증대의 결과를 가져온다 라는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해서, 원자재 파동등의 불안정한 시기가 아니라, 안정적인 상황에서 정부가 지속적으로 가격통제를 실시하였으며, 그 동안에 담합이 발생하였는가 를 보아야 한다.
26년 4월 23일 서울중앙지검에서 보도한 보도자료에 따르면, 담합규모가 가장 큰 전분당 담합은 17년 7월부터 시작되어 25년 10월까지 지속되었다. 담합시기가 우크라이나 러시아 전쟁(22년)과 코로나여파로 인한 해상운임 증가(2020년)시기 이전에 있음을 알 수 있다.
같은시기에 정부는 설 또는 추석 대비 물가안정대책 회의에 의한 기업소집과 가격인상 자제 권고등을 지속해왔다. 특히 농림축산식품부의 보도자료에 따르면 전분당 담합이 시작된 2017년 7월로부터 불과 1개월 전 17년 6월 8일에 가공식품 물가안정 간담회를 소집하였고, 서민경제 안정을 위해 가격인상을 자제할 것을 요청하였다. 해당소집의 참석기업으로는 CJ제일제당, 대상, 삼양사 등이 참여했으며, 현재 담합기업으로 조사받는 기업들이 포함되어 있다.
서민부담을 감소시키기 위해서는 담합참여자에 대한 책임을 물게 하는것 만큼 중요한 것은 담합형성의 배경이 되는 구조를 변화시키는 것이다.
서민부담을 줄이기 위한 핵심은 시장의 경쟁을 약화시키지 않는 것이다. 특히 설탕의 경우, 공정거래위원회 사건번호2024제카 0515 에 따르면, 설탕시장은 국내설탕 총공급량은 150만톤인데 비해, 내수판매량은 77만톤에 그치며, 공급초과시장으로 규정하고 있다. 이는 가격통제 없이도 소비자 부담을 낮출 가능성이 있음을 의미한다.
따라서 필자는 시장경쟁력을 보존하며 담합을 억제하는 전통적인 정책을 강화할 것을 촉구한다.
1. 리니언시 제도 강화
2. 일부감면구조인 만큼 부당공동행위에 대한 책임 강화
위 두 정책을 통해, 자진신고의 유인을 높이고, 적발시 행정처벌수준을 강화하여, 담합의 생성 및 유지 억제력을 강화해야한다.
3. 외부공급충격에 대한 한시적 가격통제
가격통제는 공급충격등의 경우에만 제한적으로 운용해야하며, 그 또한 정부비축량 개방등의 가격에 대한 직접적인 통제는 피해야 한다.
필자는 정부의 장기간에 걸쳐 지속적인 가격통제가 정부주도의 기업회의와, 권고안을 통해 담합형성에 유리한 환경을 제공해왔음을 지적하였다.
서민부담을 줄이기 위해 시장경쟁을 억제하고 가격결정에 개입하던 정부정책이 도리어 담합비용을 감소시켜 담합을 유도할 수 있음을 고려하고, 경쟁을 약화시키지 않는 전통적인 답합억제정책을 강화해야할 것을 강조하며 글을 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