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레일의 적자, 정녕 기업의 탓인가?

안성주 / 2024-05-10 / 조회: 369

평소에 뉴스를 보다 보면 간혹 가다 볼 수 있는 이야기면서 최근 꾸준히 보도되고 있는 내용이 있다. 코레일이 이번에도 적자를 냈다는 뉴스. 코레일의 ‘2023 회계연도 결산보고서’에 따르면 영업손실이 4415억으로 집계되었고, 예상 영업손실 규모의 2배 가까이 높았으며, 향후 전망도 코레일이 앞으로 추가 손실을 더 낼 확률이 높다는 내용이 보도되어 있다. 사실 엄밀히 따지면 2016년도 이후부터 계속해서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생각보다 얼마 안 됐다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나 같은 지하철을 자주 사용하는 대학생이나 KTX나 SRT 등 다양한 열차를 타는 사람들이라면 ‘아니 이렇게 사람이 많은데 어떻게 적자인거지?’ 라고 한 번쯤 생각해봤을 수 있다.


그런데 이 문제에 대해 정부와 전문가의 의견이 다른데, 정부(기재부)의 코레일 적자 이유를 ‘코로나 19로 인한 매출 감소’와, ‘고속 철도 외 나머지 사업에서 지속 손실로 인한 부채비율 증가’라고 설명했으나, 전문가는 ‘물가가 상승한 것에 비해 오르지 않은 철도요금’과 ‘수익성이 높지 않은 노선’을 적자 이유로 설명했다. 서로가 주장하는 내용이 다른 이유는 정부 입장에서 철도운임의 인상은 민생과 직결되어 있어 선거나 지지율 등에 부담스러운 측면이 있고, 기재부 역시 올해 상반기까지는 공공요금 동결 기조를 유지하려다 보니 철도요금 인상률이 물가 상승률에 비해 현저하게 낮음에도 철도요금이 아닌 코로나 19로 인한 매출 감소를 주장하는 것이다. 물론 코로나 19의 영향이 없다고는 할 수 없겠지만, 근본적인 원인이라고 하기엔 코로나 19가 유행하기 전의 적자를 충분히 설명하지 못한다고 본다. 즉, 공공요금에 대한 정부의 방침을 주요 원인으로 꼽을 수 있다.


정부와 전문가가 주장하는 두 번째 이유는 서로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근본적인 원인을 따져본다면 역시나 정부개입에서부터 시작한다. 코레일과 같은 철도사업은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하는 공공서비스의 성격을 가지며, 보다 다양한 노선을 만들어 다수의 사람들이 공공서비스의 혜택을 누릴 수 있게 하는 것이 정부의 목표이지만, 수요가 적은 노선은 수익성 또한 낮아 다양한 노선을 운영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이 때 정부는 KTX 같이 수익성이 높은 노선의 이익금을 이용해 무궁화호와 같이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낮아 공공서비스의 효율적 공급이 불가능한 부분까지 철도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를 ‘교차보조’라고 하는데, 교차보조의 목적은 공익 달성이라고 볼 수 있겠지만, 실제 교차보조의 효과는 전통적인 소득재분배가 아닌 정부규제를 이용한 간접적인 소득재분배라고 볼 수 있다. 일반적인 조세제도나 재정지원은 지원 대상이 정해져 있어 기본적으로 규제보다는 효율적인 편이지만, 재정지원을 위한 예산을 마련하는 과정이 규제보다 더 어렵고 행정비용을 훨씬 많이 소비하므로 교차보조를 수행하고, 정부가 소득재분배의 역할을 담당해야 한다는 일반인들의 인식이 요인이 되는 경우도 있다. 즉, 정부는 재정적 부담 및 행정비용을 줄이고 소득재분배 효과를 보면서 정치적 지지를 획득할 수 있다는 점을 노린 것이지만, 정부의 공공요금 동결 방침이 전반적인 코레일의 수익을 떨어뜨렸고 교차보조 역시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으면서 전반적인 철도 서비스의 수준이 하락하게 되는 것이다.


물론 철도사업에 정부개입이 도움이 되는 부분도 존재하는 것은 맞다. 다만, 공공요금 인상으로 투표나 지지율이 떨어질 것을 우려한 정부개입, 소득재분배를 원하는 국민들의 정치적 지지를 얻기 위한 정부개입과 같은 방식은 시장에 비효율성을 초래하며, 오히려 제공하는 서비스의 질을 저하시킨다. 이렇게 정치적 의사가 반영된 정부개입의 원인은 결국 국민의 인식에서부터 시작되는 것이며, 코레일 뿐만 아니라 한전과 같은 공기업의 공공요금을 동결하는 것이 과연 국민을 위한 길이 맞는 건지, 공기업을 발전시키고 더 높은 공공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진정한 국민을 위한 길인지 정부 뿐만 아니라 우리 스스로가 인지해야 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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