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겨운 시장, `정`겹지 않은 마트??

김태완 / 2023-05-19 / 조회: 847

시장에서 7,000원에 파는 고등어를 사면 2,000에 파는 바지락을 함께 주던 '정'겹던 시절이 있었다. 어른들은 이 시절을 회상하며 ""그때가 좋았지"", ""요즘에는 마트가 너무 정이 없어"라고 말한다. 하지만 현대인의 입장에서 보기엔 공짜로 물건을 주는 것이 정겹다는 것을 받아들일 수는 있지만, '굳이' 라는 생각이 들 수 있다. 나아가서 불규칙적인 서비스에 부담감을 느낄 수도 있다.


정을 이용한 불규칙적인 서비스는 시장 상인들의 고도의 판매 전략이다. 이 전략은 소비자를 크게 두 가지 방식으로 끌어들인다. 첫 번째는 차별화 전략이다. 한 지역 내에서 생산되는 재화의 질은 크게 차이가 없다. 그래서 한 상점이 가격적으로나 질적으로 큰 우위를 차지하기 어렵다. 이때 소비자를 끌어들일 수 있는 마케팅이 '정'을 이용하는 것이다. 친숙한 말투로 소비자에게 접근하여 인간관계를 형성하고, 여러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소비자의 마음을 얻는다. 이렇게 되면 소비자는 다음번에도 정겹던 기억에 이끌려 해당 가게에 재 방문하게 된다. 이 과정에 2~3번 반복되면 해당 소비자는 단골 손님이 된다. 이후에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빈도가 떨어져도 가계를 바꿀 때 발생할 수 있는 번거로움과 기존에 형성해 놓은 인간관계에서 비롯한 껄끄로움 등으로  인해 해당 가게를 지속적으로 이용할 수 밖에 없게 된다.


두 번째는 갑작스러운 서비스에 대한 만족감이다. 시장에서 주는 서비스는 대부분 예고가 없다. 그냥 물건이 남거나, 12,000인 상품을 10,000에 주는 등 즉흥적인 서비스가 대부분이다. 이런 서비스는 예고된 서비스에 비해 더 큰 만족감을 줄 수 있다. 특히 기존에 형성한 인간관계의 측면에서, 소비자로 하여금 고마움의 감정을 유발하게 하고 이 감정은 다시 보답 심리를 유발하여 재방문을 유도한다. 이는 합리적으로 보이지 않지만, 인간관계를 유지하여 얻을 수 있는 이익에 기반에서 상당히 효과적인 전략이다.


그렇다면 '정'을 이용한 마케팅이 사라지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당연하게도 현대인들의 성향과는 맞지 않기 때문이다. 구체적으로 말하면 합리적이지 않은 인간관계를 이용한 마케팅에서 오는 부담감 때문이다. 현대인은 과거와 달리 소모적이고 부차적인 인간관계를 맺지 않는다. 여기서 말하는 소모적이고 부차적인 인간관계는 중요하지 않으면서 나아가 자신이 희생되는 인간관계를 의미한다. 정을 통한 마케팅 과정에서 발생하는 인간관계가 대표적인 예시다. 소비자는 의도치 않게 인간관계를 형성하게 된다. 이는 부차적인 인간관계로 인식되는데, 현대인은 부차적인 인간관계를 축적하는 것에 부담감, 피로 등의 부정적인 느낌을 받는다. 나아가서 해당 인간관계에서 기인한 의도치 않은 수익(서비스)가 발생한다. 상식적으로는 이득을 긍정적으로 여기지만, 현대인들에게는 다른 관점에서 부정적으로 작용한다. 해당 이익은 상인이 재방문을 유도하고 제공한 서비스로, 소비자로 이를 인지하고 보답 심리가 작용해 재방문을 하게 된다. 현대인들에게 자시이 바라지도 않던 수익을 얻고 심리적 부담감, 재방문을 해야된다는 압박감 등을 같이 얻게 된 것이다. 


요약하면 '정'을 이용하는 마케팅은 과거 사회에서 효과가 있었으나, 현대 사회에서는 마케팅 중 발생하는 인간관계와 재방문에 대한 부담감 등으로 인해 사라지고 있다. 그렇다고 현대 사회의 마트에서 실시하는 마케팅이 정이 없다고 치부할 수는 없다. 마트도 시장 원리에 따라 차별화를 실시하면 고객들에게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단, '정'을 이용한 마케팅과 다른 점은 소비자의 의사에 기인하여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앞서 설명한 것 처럼 의도치 않은 이익이 반드시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는 없다. 하지만 의도한 이익은 긍정적으로 소비자에게 긍정적으로 작용한다. 그렇기 때문에 현대 시장에서는 소비자가 직접 서비스를 신청하게 한다. 위 과정이 복잡하고 직접적이지 않을 수 있지만, 정보통신 기술을 발달로 인해서 소비자는 효율적으로 서비스를 신청할 수 있다. 또 소비자가 직접 자신이 원하는 서비스를 찾는 것이기 떄문에 소비자의 체감 효용 또한 극대화할 수 있다.


결과적으로 현대의 마트는 비합리적인 서비스, 즉 정을 무리하게 이용하기 보다는, 소비자가 실제로 원하는 이익을 파악하고 효과적으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마케팅을 이용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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