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 생활 어린이’와 ‘바른 생활 어른’의 차이

이채원 / 2021-12-21 / 조회: 305

11, 나는 심한 장염으로 응급실에 갔다. 그때 그곳에서응급실은 도착 순서가 아닌 응급 순서대로 환자를 봅니다.’라는 메시지를 적이 있다. 대개 외래 진료와 같은 일반적인 경우에서는 번호표를 뽑고 도착 순서대로 진료를 보는 것이 공정한 원칙이지만, 예외적으로 1 1 순간의 생사가 오가는 응급실에서는 환자의 중증도에 따라 진료가 이루어지는 것이 타당하고 공정한 원칙이라는 것이다. 그런데 만약 일반적인 외래진료에서 번호표 순서가 아닌, 재산 등을 기준으로 특정 사람들만 우선 진료를 보게 된다면 우리는 어떤 생각을 할까? 당연히 불공평하다고 생각할 것이다. 그리고 병원은 특정 사람들만 이익을 보는 , 특정 사람들을 위한 기관이라는 생각이 것이다. 


나는 경쟁으로 가득한 현실이, 시장이, 그리고 속의 수많은 주식회사가 위와 같다고 생각한 적이 있었다. 결국 시장에서 수많은 기업은 오직 주주의 부를 극대화하기 위해 빈부격차의 확대, 대량 해고, 물질만능주의라는 문제점을 안고 경쟁하며 존재한다고 말이다. 초등학교에서의바른생활 시작으로 ·고등학교의도덕책까지, 양보와 평등 그리고 공동체 생활에 대한 내용이 가득했던 책과 현실은 매우 달랐기 때문이다. 그리고 동시에, 이러한 차이를 알아버린 나는 이상바른 생활 어린이 돌아갈 없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씁쓸한 감정 끝에 문득시장경제 속에서 주주의 가치 극대화를 목표로 하는 주식회사가 존재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영희와 철수가 사는 세상에 살고 있을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의문에 해답을 찾기 위해서는 최초의 주식회사 탄생, 시장경제의 출현을 포함하는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 시작점을 찾아야 했는데, 내가 찾은 뿌리는자유였다. 인간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개인은 존엄하고, 개인의 재산권은 법으로 보호되어야 하며 만인이 앞에 평등함과 동시에 아래에서 자유로워야 한다는 , 개인이 주체가 되어 자유롭게 재화 사상을 교환하며 자생적 질서가 만들어지는 자유주의가 출발점이라는 것이다. 


지금은 당연하게만 느껴지는 자유 그동안 많은 사람들이 얻기 위해 노력했고 이에 따라 수많은 선택을 해왔다. 그렇다면 자유를 추구해온 선택의 결과로서의 현실은 이상적인 내용과는 달랐을까? 이유는 세상의 모든 카드는 앞면과 뒷면이 있기 때문이다. ‘자유라는 카드의 뒷면은경쟁과 책임이다. 경쟁과 책임 지우고자, 자유 대신평등 선택한다면 개인은 자신이 노동한 만큼의 대가를 보호받지 못하고 각기 다른 자질을 발휘하지도 못한 , 결국경제적 빈곤의 평등 분배만을 떠안게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최고가 아닌 최선의자유라는 카드를 선택했고,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은 최고가 아닌최선의 현실이다.


주주의 가치를 극대화하려는 주식회사의 목표 역시 마찬가지이다. 기업은 고객에게 보다 높은 가치를 제공하여 이윤을 창출하기 위해 경쟁했고, 이때 필요한 자금을 투자자로부터 많이 조달 받기 위해 주식회사로 발전하는 과정 속에서 이상 회계적 성과는 시간성과 위험성 반영 측면에서 기업의 목표가 없었다. 그러므로 이익이 아닌 기업가치의 극대화라는 최선의 목표를 선택했고 이는 주주 가치의 극대화를 의미했다. 이러한 발전과정 속에서 내가 발견한 사실은, 기업이 이윤을 창출하는 과정 속에서 가장 먼저 이익을 얻는 주체는 구매 여부를 선택하는 소비자라는 것이다. 그리고 주주가 최종적인 위험을 부담하기 때문에 결국 주주의 이익을 극대화한다는 것은 소비자, 임직원 등을 포함하는 이해관계자를 만족시키고 그들의 이익을 극대화하는 것과 동일하다는 것이다.


주식회사는 투자 자금을 가진 특정한 사람들만 이익의 케이크 조각을 가져가는 형태가 아니라, 외래진료와 같이 번호표를 뽑고 순서대로 각자 자신의 몫을 가져가는 형태를 띠고 있었다는 것이다. 더불어 우리는 자유로운 시장경제 속에서 개인의 능력과 노력, 가진 지식과 정보에 따라 어느 곳에서 어떤 번호표를 뽑을지 선택할 있다. 


스물두 살의 끝자락, 사실 나는 지금도 문득, 이상 엄마·아빠의 딸이 아닌 이름 하나로 온전히 서있는 것이 버겁게 느껴질 때가 있다. 자유 아래 수많은 선택지 속에서, 오히려 마치 망망대해에 홀로 놓인 깜깜한 두려움을 느끼곤 한다. 하지만 지금까지의 역사와 현재의 시장경제 속에서, 나는 온전한 개인으로서의 자유가 얼마나 소중하고 값진 것인지 이제 안다. 또한 세상에 완전무결한 선택지는 결코 존재하지 않는다는 역시 안다.


그러므로 자유주의에서 제도와 그리고 시장이 자생적으로 발전해왔듯, 역시 자유 속에서 불완전한 최선의 선택을 하며 자연히바른 생활 어른으로 성장하게 것임을 믿는다.


그리고 이것이 바로, 이상이 아닌 현실을 살아가는 수많은 20 언저리어른이들에게 시장경제가 전하는 메시지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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