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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대재해처벌법 시행, 판도라 상자를 열다

최승노 / 2022-01-11 / 조회: 2,021       자유일보

시행을 앞둔 중대재해처벌법이 논란이다. 워낙 무리한 입법으로 몰아붙인 결과라서 내용이 부실한지라 이를 실행하게 되면 큰 혼란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노조의 주문대로 법이 만들어진 것부터가 잘못이었다. 그러다 보니 편향적인 내용을 담게 되었고, 결국 법의 형평성과 현실 적합성이 무너졌다. 무엇보다 처벌 대상과 적용 범위가 모두 모호한 상황에서 시행하게 될 경우 판도라의 상자가 열리는 것처럼 기업들은 어떤 혼란이 일어날지 예상을 할 수 없는 막막함에 처하게 되었다.


이 법은 재해를 줄이는 것에 초점을 맞춰야 하는데, 기업과 기업가를 위협하는 것에 치중되어 있다. 기업환경의 불확실성을 높이는 것은 잘못된 일이다. 그 결과로 기업경영이 무력화되다 보면, 노동자의 삶은 위축되고 경제 전체의 활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법이라고 부르기 민망한 수준이다. 중대재해처벌법을 이렇게 만든 책임은 정치권과 노조에 있다. 기업을 적대시하는 정치적 요구와 노동자의 삶을 외면하는 노조의 합작품이라 할 수 있다.


노조는 이 법을 통해 자신들의 영향력을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할 것이다. 경영권에 대한 자신들의 특권을 높이려는 속셈이다. 하지만 노조가 얻는 특권에 비해 노동자와 기업이 치러야 하는 폐해가 더 크다는 점이 문제이다.


안전·보건 확보 의무 위반 여부에 대한 판단이 모호하다는 점은 시급히 개선되어야 한다. 현재의 중대재해처벌법 시행령과 고용노동부 해설서는 기업이 어느 정도로 안전 조치 시스템을 마련해야 하는지 정확한 기준의 명시가 없다. 정부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는 사이에 기업들은 골병이 들 수 있는 것이다.


명확한 의무 기준의 부재는 실효적 안전 조치 확보를 불가하게 만든다. 실제 소송 판례가 쌓일 때까지 현장에서는 혼선이 반복될 것이다. 실효적인 재해 예방을 위해 포괄적 규정보다 세부적인 기준을 명시한 규정이 필요하다.


광범위한 중대재해의 책임범위로 기업의 책임이 가중될 우려가 크다. 중대재해처벌법은 ‘중대재해’의 범위를 매우 광범위하고 포괄적으로 설정하고 있다. 추상적이고 광범위한 중대재해의 영역 설정은 기업의 광범위한 책임부과로 이어진다. 또한 형사처벌 대상이 확대 해석될 가능성 또한 존재한다. 광범위한 중대재해 책임범위는 결국 불의의 사고에도 과도한 형사 처벌이 부과되는 상황을 야기할 수 있는 것이다. 법이 기업가를 무조건 벌을 주고 보자는 식으로 운용될 경우 기업의 피해가 매우 클 수 있다.


경영책임자 범위가 불명확하다. 중대재해처벌법에서 경영책임자는 통상 대표이사 또는 안전전담이사다. 그러나 경영책임자를 따로 선임한 경우 대표이사가 처벌 대상이 되는지 모호하다. 특히, 현재 법에서 규정하는 사업주의 정의로 인해 중대재해 발생시 안전전담이사 뿐만 아니라 CEO와 대주주도 처벌 대상에 포함될 수 있게 된다. 사고가 곧 사업주의 구속으로 연결될 수 있는 강압적 처벌 방식은 기업의 압박과 불안감을 높인다. 이에 비해 기준은 모호하여 기업이 이를 예방할 수 없는 상황이다. 중대재해를 줄이겠다고 만든 법이지만, 결과는 무차별적인 기업인 처벌 현상만이 일어날 수 있는 것이다.


면밀한 검토 없이 졸속 입법된 중대재해처벌법은 전면 재검토되어야 한다. 재해를 줄이기보다 기업가 벌주기를 주된 내용으로 삼는 법은 그 폐해가 심각할 것이기 때문이다. 기업, 기업가와 노동자 모두를 혼란스럽게 만들고 피해를 줄 수 있다. 형평성과 현실 적합성을 고려하여 법치 수준을 높이는 방향으로 법을 보완하는 정부의 노력이 필요하다. 조항들을 면밀하게 분석하여 실질적으로 중대재해가 줄어들 수 있도록 하는 법률 개선이 이뤄져야 한다.


최승노 자유기업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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