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국민이 잘 하는 것이 두 가지 있는데, 하나는 음주가무이고 또 하나는 국난 극복이라는 우스갯소리가 있다. 이번 코로나19 사태에서 보여 준 뛰어난 대처 능력에 세계가 놀라고 있는 것처럼, 우리 국민 개개인이 어려움을 극복하는 대처 능력과 유연함이 남다르다는 의미일 것이다.
2,000만 명이 모여 사는 수도권은 세계와 연결되어 있는 데다 우리 경제의 개방성을 고려할 경우 방역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 우리나라가 외국인 입국 금지를 하지 않고도 모범적인 성과를 내고 있는 것은 개개인이 손씻기, 마스크 착용 등 위생관리에 철저히 임했기 때문이다. 자신의 면역력을 높이고 타인과의 접촉에서 감염되지 않도록 조심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점이 드러난 것이다.
두려워하기보다 조심하는 것이 우선이다. 공포심은 우리의 면역력을 떨어뜨릴 뿐만 아니라 삶을 위협할 수 있어 경계해야 한다. 그런 면에서 방역 대책에서 과도한 대응이 있었는지, 오히려 공포심을 유발하고 사람들의 활동 자체를 막지는 않았는지 점검할 필요가 있다. 위생과 방역이 개인과 방역당국에 의해 적절히 이루어지고 있다면, 각 경제 주체는 일상으로 돌아가 정상적인 활동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살아가는 일이 정지된 상태가 지속된다면 우리 삶을 지탱해온 일터와 시스템이 파괴되고 이는 많은 사람의 삶을 위협할 것이기 때문이다.
코로나19는 많은 것을 바꿔놓고 있다. 학교 공부도 비대면 방식으로 이루어질 수 있다는 점, 비즈니스도 재택 근무를 하면서도 가능하다는 점, 의료 진단도 인터넷을 통해 할 수 있다는 점, 쇼핑도 동네의 작은 가게나 무점포 방식으로 전환되고 있다는 점이 드러났다.
앞으로도 바이러스의 위협은 늘 있을 것이며, 이를 경계해야 하는 것은 일상이 될 것이다. 이제 과거로 돌아가기는 어렵다. 변화된 환경에 적응하고 이를 바탕으로 우리 사회의 시스템을 바꾸어 나가는 노력이 필요하다. 혹여 법규나 제도가 이런 환경에 부적합하다면 고쳐 나가야 할 것이다. 민간 비즈니스뿐만 아니라 사법 및 행정 서비스도 사이버 방식으로 개선해 나가야 할 것이다.
국제 질서가 국경을 높이는 방향으로 가고 있는 점은 우려스럽다. 이러한 기조는 국제 무역을 위축시켜 모든 나라의 경제가 축소되는 역성장의 시대가 열릴 수 있다. 그럴 경우 우리나라처럼 개방형 무역 국가는 큰 피해에 직면하게 된다. 세계 무역이 위축되지 않도록 자유 무역의 소중함을 알리는 글로벌 리더십이 우리 정부의 핵심 과제로 등장하고 있다.
정부는 국가 간 입국 금지 조치가 방역에 도움을 주기보다 국제 교류만 위축시키는 폐해가 크다는 점을 알리고, 자유 무역의 소중함을 상기시키는 외교력을 발휘해야 한다. 각 국가가 국경 폐쇄에 의존하기보다는 방역 시스템을 고도화하고 자유로운 교류를 조속히 정상화하도록 해외 정상들을 설득해 나가야 할 것이다.
최승노 자유기업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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