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 52시간제라는 `허상`

최승노 / 2019-11-21 / 조회: 13,246       브릿지경제

정부는 근로자 한 사람이 1주일에 일하는 시간을 52시간 넘지 못하게 법으로 강제했다. 사람들이 일하는 근로시간을 주간 단위의 상한을 정해 법으로 통제한 것이다. 이를 어기고 1주에 52시간 이상으로 일하면 처벌을 받는다. 일한 사람을 처벌하지는 않지만, 일거리와 임금을 준 사업주를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주 52시간 이상 근무를 제한하면서 일자리가 줄고 기업이 사라지는 부작용이 속출하고 있다. 저녁있는 삶을 만들겠다는 정치구호가 사람들을 투잡 뛰게 만들었다. 정치적 허상이 빚어낸 참극이다.


근로시간을 강제로 줄이라는 규제는 말도 안되는 황당한 법이다. 일을 하려는 사람을 못하게 막는 것도 상식 이하의 짓이지만, 일자리와 초과근무수당까지 제공한 기업가를 처벌하겠다니 어처구니없는 짓이다. 평균근로시간을 줄이려고 삶을 개선하려는 자발적 거래 행위자를 처벌하겠다니 경제논리를 벗어나도 한참 벗어난 정책의 오염이요 타락이다.


평균 근로시간을 줄이겠다는 발상부터가 잘못이다. 평균근로시간은 말 그대로 평균치일 뿐이다. 이는 좋은 것도 나쁜 것도 아니다. 일을 하는 것은 스스로에게도 그렇고 사회적으로 해를 끼치는 일이 아니다. 법으로 처벌하면서 까지 일을 못하게 막을 이유가 없다. 평균근로시간은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일하고 고용하는 과정에서 나온 평균치일 뿐이다.


정부가 평균근로시간을 억지로라도 줄여야겠다면 규제를 해소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자유를 제한하거나 처벌하지 않으면서도 평균근로시간을 줄이는 방법은 얼마든지 있다. 시간이나 근로 형태에 대한 규제를 해소하는 것이 가장 좋은 선택이다. 규제로 인해 막혀 있던 다양한 방식의 일자리가 자연스럽게 만들어지면서 평균근로시간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현실에서 평균근로시간이 줄지 않았던 이유는 비정규직과 정규직으로 시장을 이원화하면서 정규직을 무리하게 보호한 제도 때문이다. 52시간제는 이를 고려하지 않고 또 다시 정규직에 대한 보호를 하나 더 추가한 것이다. 이로 인해 근로자는 피해를 보고 노조만 이득을 얻었다. 노동존중이 아니라 노조존중이 되버렸다.


한 주에 52시간 이상 일하지 말고, 사람을 쓰지 말라는 막무가내식 규제는 현실을 전혀 이해하지 못한 정책이다. 어떤 일자리는 짧은 기간에 일이 집중된다. 어떤 업종은 계절별로 일이 몰린다. 사회주의 국가에서는 모든 것을 통제해서 균일하게 나눠 일을 할 수 있지만, 자유 사회에서는 다양한 방식으로 일을 하기 때문에 획일적 방식으로 규제하는 것은 적합하지 않다.


비현실적인 제도는 일자리를 파괴하고 기업을 해외로 몰아낸다. 이런 악법은 폐지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한 해법이다. 이미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으로 저소득 일자리가 위축된 상황에서 52시간제는 다양한 방식으로 일하는 신생기업이나 특수 업종의 정규직 일자리를 집중적으로 위축시킨다. 일의 다양성과 창조성 그리고 성장잠재력을 파괴하는 것이다. 더욱 심각한 것은 그 폐해가 장기적으로 지속될 것이라는 점이다.


이번 52시간근무제 강제로 인한 일자리 파괴현상은 기득권 옹호를 위해 투쟁하는 노조의 무리한 요구를 정치권과 정부가 급하게 받아들여 생긴 일이다. 노조에게는 이익을 주겠지만 직장을 잃어버리는 근로자, 새로운 일자리의 기회가 사라진 젊은이들한테는 재앙이다. 정치권의 무책임함이 일자리를 없애고 있다.


52시간제의 폐해가 심각하다는 점을 뒤늦게 깨달은 정부는 계도기간을 두는 미봉책을 제시했다. 계도기간이 아니라 유예기간을 5년으로 하여 현장의 혼란을 줄여야 한다. 또한 정치권은 보완대책으로 유연근로제(탄력, 선택, 재량 근로시간제)를 시급히 도입해야 할 것이다.

 

최승노 자유기업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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