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를 포기하는 사람은 자유와 안전 그 어느 것도 누릴 자격이 없다.

서민준 / 2024-08-27 / 조회: 246

사소한 일시적 안전을 얻으려고 본질적 자유를 포기하는 사람은 자유와 안전 그 어느 것도 누릴 자격이 없다.’ 이 말은 “노예의 길“에서 인용한 프랭클린의 표현이다. 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한국처럼 산업화와 민주화 두 마리 토끼를 짧은 기간 내에 동시에 잡은 나라가 없다. 이처럼 우리나라가 빠르게 발전할 수 있었던 것은 정치적 자유와 경제적 자유 그 어느 것도 포기를 하려고 하지 않았기 때문에 우리나라가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것으로 생각한다.


하지만 경제적 자유와 정치적 자유가 동시에 자연스럽게 따라왔다고 생각해선 안 된다. 경제적 자유의 요소가 뒷받침되지 않고, 빈곤함으로 인한 선택의 제한 속에서 정치의 자유를 획득해 보았자, 우리가 실제로 행사할 수 있는 자유는 매우 제한적이다. 결국, 정치적 자유는 경제적 자유 없이는 기만적이라는 말은 이러한 부분에서 근거를 찾을 수 있다.


우리가 산업화 시대를 거치면서 경제적인 성장이 이루어졌던 이유는 크게 두 가지에 있다고 생각한다. 첫째, 박정희 대통령의 경제 개발 5개년 계획처럼, 한국 정부가 세계적인 인프라를 갖출 수 있도록 기업을 향해 적극적인 투자 지원을 하면서 다른 나라와 경쟁이 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도왔다. 둘째, 세계에서 가장 빈곤한 나라에서 벗어나고 싶다는 대한민국 국민의 간절한 소망에 있었다. 간절함이 곧 '우리의 필요에 의한 집단적 만족’에 대한 열정을 키우면서 파독을 통해 탄광과 보건소에서 땀을 흘리며 외화를 벌어왔고, 베트남 전쟁 파병을 통해 목숨을 걸고 자유의 대한 가치를 지키고자 했다. 또 많은 사람들이 실패한다고 생각했던 고속도로를 개발하는 데 결국 성공하고, 제철소를 만들며 세계적인 기반을 조금씩 갖춰나갔다. 그리고 나아가서는 중동에서 건설 공사를 수주 및 착공하는 등, 우리가 직접 수출해서 외화를 버는 국가가 되었고, 종국에는 현재와 같은 경제적 자유를 이룩하는 세계적 경쟁력을 갖춘 국가가 되었다.


결국 대한민국 모두의 피와 땀을 통해 경제적 자유가 뒷받침되었기 때문에 정치적 자유를 끝까지 포기하지 않을 수 있었다. 자유를 갈망하는 대한민국 국민의 노력이 결국 6.25 전쟁의 페허와 빈곤에서 빠르게 벗어나 산업화와 민주화를 함께 이룩한 원동력이 된 것이다.


하지만 여기에서 우리가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이다. 민주주의는 개인의 자유를 보장해주는 정치적인 수단에 불과한 것이지, 민주주의 그 자체가 목적이 아니다. 아무리 민주화 국가가 되었다고 하더라도, 권력의 방향이 잘못된 방향으로 흐른다면 언제든지 정치적 자유는 훼손될 수 있다. 권력이 민주주의에 따른 절차를 거친다고 해도, 이것이 자의적이지 않다는 근거는 그 어디에도 찾아볼 수가 없다. 만약 이것이 민주주의를 명분으로 한 여론과 대중영합주의에 기반한 권력이 되어버린다면 결국 다수결의 집단주의를 위시한 전체주의 체제가 되어 폭주하면서 결국 개인의 자유를 옭아멘다. 결과적으로는 우리가 이전에 이룩한 경제적 자유까지 완전히 훼손해 버리는 상황까지 발생할 수 있다. 민주주의 국가였던 베네수엘라가 왜 차베스에 의해 경제 파탄이라는 결과를 가져왔는지 생각해 보면 쉽게 와닿을 것이다.


결국 우리가 이제까지 이룩한 경제적 자유와 정치적 자유를 지키기 위해서라면 자의적으로 민주주의 권력이 알아서 하도록 내버려두는 것이 아니라 시스템에 대한 질서를 확립하게 하기 위해 스스로 노력해야 한다. 통제와 절제를 할 수 있는 인내심이 필요하며, 때때로는 과도해 보이면 일정 수준 제한할 수 있는 용기도 필요하다. 그리고 이 시스템을 움직이는 주체는 다름 아닌 한국 국민, 즉 우리 스스로여야 한다. 단순히 정치적 자유와 경제적 자유를 현재 가지고 있다고 해서 안심하고 거기에 안주해선 안 된다. 권력이 제대로 돌아가고 있는지, 그리고 다수의 여론이 옳다고 하더라도 이것이 국민을 위한 방향이라고 확신할 수 있는지 우리 스스로 끊임없이 생각하고 고민하고 판단해야 한다. 사소하고 일시적인 편안함에 취해서, 행동해야 하는 순간에 행동하지 않는다면, 결국 스스로 본질적 자유를 포기하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프랭클린의 경고대로 자유와 안전 그 어느 것도 누릴 자격이 없는 사람이 되는 것이나 진배없게 된다.


프리드리히 A. 하이에크가 말하는 노예의 길이란, 단순히 사회주의 계획 경제에 대한 위험성만 알려주는 것이 아니라, 언제든 우리의 자유를 박탈당하고 노예의 길로 향할 수 있으니 절대로 방심하지 말라는 경고와 교훈의 의미도 함께 담고 있다. 그렇기에 나는 자신의 권리를 스스로 포기하지 않고, 지금 우리가 누리고 있는 자유와 안전을 끝까지 지킬 수 있도록 더 많은 사람들이 이 책을 읽어야 하는 것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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