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덕적 자유주의, 비도덕적 사회주의

이서현 / 2024-08-27 / 조회: 76

"No one is in charge of your happiness. Except you."(아무도 당신의 행복을 책임지지 않는다. 당신 자신을 제외하고서는) 설렘보다 두려움이 컸던 스무 살 초반 나를 움직였던 문장이다. 나의 행복도 나의 불행도 오로지 내 자신의 선택과 행동에 의해 결정된다는 그 말처럼 두려움과 설렘을 공존하게 하는 말은 지금까지도 없었다. 오직 나 자신만이 내 삶을 책임진다는 것은 어떤 규칙이나 규율에 의해 통제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자신에 대한 소유권은 개인에게만 있으며, 그 누구에게도 양도될 수 없다는 것을 함축한다. 이는 자유주의의 본질이다. 자유주의에 따르면 개인은 최소한의 윤리와 형식적인 법에 위배되지 않는 한 소유권과 재산권에 따른 개인의 자유를 실현할 수 있다. 이러한 자유주의의 가장 큰 장점은 행복의 최대치가 사전에 제한되지 않는다는 점에 있다. 하이에크의 「노예의 길」 은 사회주의 계획경제의 허구성을 고발하며, 자유주의 경제의 선순환에 대해 역설(力說)한다.


사회주의는 명령과 금지, 그리고 시혜적 정치를 통해 개인을 다스린다. 집단적 목표를 이루기 위해 맹목적인 순응과 지지를 요구하며, 개인의 자유를 제한한다. '모두의 행복을 위해’, '평균적인 삶을 높이기 위해’ 개인이 아닌 공동체 개념으로 사회를 조직화한다. '나’와 '개인’은 존재하지 않으며, 집단의 이익이 최우선시된다. '공동선’이나 '일반적 복지’라는 책임을 지우기 애매한 이름들로 사회를 규제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사회주의가 꿈꾸는 이상과 달리, 결국 개인의 자유가 제한될 뿐만 아니라 삶의 만족도도 떨어지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전체주의에서는 권력에 의해 모든 것이 검열과 감시의 대상이 된다. 계획 경제를 수립하고 실천하기 위해 무조건인 지지를 전제로 하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다양한 가치가 존중되지 않는 문제점이 발생한다. 계획경제 수립자는 공동의 이익을 위한다는 명분으로 하나의 이념에 대한 순응을 명령한다. 그 결과, 영화, 역사, 법뿐만 아니라 과학, 수학 등에도 사상 검증을 거치며 통제한다. 이로 인해 전체주의는 곧 독재로 연결된다. 전체주의가 개인에게 당근을 제공하는 것처럼 보이는 때가 있다. 사회주의 이념에 어긋나지 않을 때 구속과 수직 관계를 공고히 하는 '자비’나 '선처’를 보인다. '자비’나 '선처’는 국가에 대한 개인의 맹목적인 순응을 요구하는 통제 방법 중 하나이다. 이는 효율적인 시장경제와 최소한의 도덕으로 상향평준화를 도모하는 자유주의 선순환과 상반된다.


계획경제는 모두가 '동질적으로’ '동일한’ 행복을 누릴 수 있다는 평등에 대한 환상을 심어준다. 그러나 계획경제를 추구하기 위해 독재가 불가피하다는 점에서 완전한 평등이란 공허한 착각일 뿐이다. 이와 같은 체제에서는 개인은 선택과 소유권에 의해 자유로운 삶을 구가하는 게 아니라, 선전과 선동에 의해 자유가 있다고 착각하게 될 뿐이다. 즉, 모든 것이 통제된다. 입안자의 계획에 의해 생산에 대한 통제가 발생하며, 이는 결국 소비에 대한 통제로 이어진다. 계획경제에서는 필요한 것과 불필요한 것을 것을 사전에 정한 뒤, 이에 맞게 행동을 지시하기 때문이다. 정부의 권력 작동은 경제에만 국한되지 않고, 모든 영역으로 확장된다. 이처럼 자유가 없는 곳에는 행복도 제한된다. 모두가 비슷한 수준으로 불행하다. 최소한 인간으로서의 삶과 평균 수준도 소수의 권력 유지를 위한 수단으로 이용될 뿐이다. 반면, 자유주의에서는 공동선이나 일반적 복지라는 추상적 개념을 통해 개인을 구속하지 않는다. 개인은 원하는 것을 소유할 수 있으며, 교환할 수도 있으며, 판매할 수도 있다. 이때 한 재화나 서비스에 대한 경쟁이 발생할 경우, 자연적으로 가격체계가 만들어진다. 정부의 개입이나 의식적 조정은 불필요하다. 독점이나 통제가 아닌, 경쟁에 의해 가격이 결정될 경우 재화나 서비스의 품질이 올라가며, 소비자의 구매 만족도 역시 올라간다. 자유가 있는 곳에는 행복도 따른다.


실로, 인간이 꿈꾸는 것은 자기 결정권에 따른 자유로운 삶이다. 자유주의에 따르면 인간은 타인에게 피해를 입히지 않는 한 소유권과 재산권을 자유롭게 추구할 수 있다. 나의 자유가 보장될 때 타인의 자유도 함께 보장될 수 있으며 이때 양질의 삶을 도모할 수 있다. 계획할 수 없는 것을 계획하고, 추상적인 선과 평등으로 사람을 구속하고, 가치들 사이에서 가중치를 부여해 차별하며, 개인을 지배하는 곳은 결국 노예를 양성할 뿐이다. 이는 역사가 증명해 준다. 개인의 이름이 공동체에 의해 억압되지 않을 때 개인은 자유를 누릴 수 있게 된다. 나의 자유가 타인에 의해 의식적으로 조절되는 '시혜’의 개념으로 호도되지 않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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