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규제에 발목 잡힌 금융기업, 미래가 어둡다

최승노 / 2021-03-04 / 조회: 12,258       브릿지경제

금융 기업에 대한 간섭이 늘어나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코로나19에 따른 손실을 흡수하기 위해 배당성향을 순이익의 20% 이내로 제한하도록 권고했다.


여기에 이자뿐만 아니라 원금까지 감면해주도록 강제하는 은행법 개정안, 이익공유제 등 수많은 규제 법안이 나오고 있다.


배당성향 제한은 코로나19로 인한 소상공인의 대출원금 상환유예 조치의 손실이나 부실 정도를 파악하기 어렵기 때문에 손실 흡수력을 키우기 위한 조치라고 한다.


유럽중앙은행(ECB)도 유럽연합(EU) 은행들에 연말까지 순이익의 15% 이내에서 배당할 것을 권고했다는 점과 ‘L자형’의 장기 침체 시나리오의 스트레스 테스트를 근거로 금융위원회가 이 같은 조치를 내린 것이다.


하지만 은행이 배당을 줄인다고 해서 적립금이 높아질 지는 의문이다. 은행 입장에서는 배당을 줄여 확보한 자금을 정부가 원하는 다른 곳에 지출해야 한다.


이익 공유제, 은행법 개정안과 금융소비자보호법 등의 정책으로 인한 손실을 메워야 하기 때문이다. 결국 정부의 대출 규제와 이익 공유제 등으로 인한 손실 보전을 해야 할 처지에 놓인 것이다.


나아가 금융회사들의 주주는 제3자인 정부의 개입으로 인해 피해를 입게 됐다. 주식시장에 상장된 민간 기업이 주주에게 성과를 공유하는 행위를 두고 정부가 간섭하고 다른 용도로 쓰게 만드는 것은 과도한 통제일 뿐이다.


더 큰 문제는 금융 규제 강화로 인해 우리나라 금융 시장 전체에 대한 불신이 높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우리나라 금융회사의 2020년 연간 순이익이 전년 대비 7%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주가는 하락세를 기록했다. 도시의 금융 경쟁력을 나타내는 국제금융센터 지수(GFCI)는 2015년 서울 7위, 부산이 24위에서 2020년에는 서울 25위, 부산 40위로 뒷걸음질 치고 있다.


반면 아시아의 금융 허브로 자리잡은 싱가포르는 다른 길을 걷고 있다. 싱가포르는 조세 부담이나 규제를 여타 국가들보다 낮게 유지하여 국내외 금융 기업의 진출과 발전을 위해 제도적 인센티브를 제공했다. 그 결과 2020년 국제금융센터지수에서 세계 5위를 차지할 수 있었다.


싱가포르의 사례는 큰 의미를 갖는다. 싱가포르와 같이 우리나라 금융감독기관 또한 금융회사의 건전성 기준을 제시하고 이를 잘 지키는지 감시하는 본분에 집중해야 한다. 불필요한 간섭으로 금융권을 직접적으로 통제하기보다 경쟁력을 높이는 경영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래야만 금융회사의 건전성과 발전 모두를 잡을 수 있다.


코로나19의 여파가 지속되고 금융권의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되면서 어느 해보다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우리나라 경제의 발전과 금융시장의 안정을 위해 지향해야 할 방향은 위기에 빠르게 대처할 수 있는 유연함과 스스로 경쟁력을 높일 수 있도록 하는 ‘기업할 자유’이다.


최승노 자유기업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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