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과 생산된 쌀을 정부가 의무적으로 매입하도록 한 '양곡관리법 개정안’이 국회 상임위원회에서 바로 본회의에 넘겨졌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는 쌀 수요 대비 초과 생산량이 3% 이상이거나 쌀값이 전년 대비 5% 이상 하락할 경우 정부가 의무적으로 쌀을 매입하도록 강제하는 개정안을 법사위원회를 거치지 않고 본회의에 넘기는 난폭성을 보였다.
국회가 이런 난폭성을 보인 것은 개정안의 내용이 워낙 부실하고 정치적 주장만을 담은 것이라서 법사위를 통과하기 어렵다고 봤기 때문일 것이다. 국회의원들의 이러한 막무가내식 의정 활동은 국회의 수준을 스스로 떨어뜨리는 것이라 안타깝다.
제21대 국회는 지금까지 반(反)시장적 정치를 펼쳐 왔다. 시장기능을 마비시키고 일자리를 없애는 규제 늘리기를 일삼았다. 이제는 민주적 절차도 무력화시키고 있으니 '국회 무용론’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남는 쌀을 정부가 사들이라는 발상은 시장질서를 존중하는 민주국가에서 정상적인 사고로 보기 어렵다. 산업화에 성공한 민주국가에서 이런 반시장적 주장을 법으로 만드는 것은 우리나라를 '후진국가’로 만들겠다는 선언이라 할 수 있다.
세계와 무역을 통해 성장하고 발전한 무역대국 대한민국이 어쩌다 이런 사회주의 정책을 채택하겠다고 나서는 국회로 인해 후진국가로 전락할 수 있는 지 믿기 어려울 뿐이다.
국회의 개정안은 쌀 생산자들을 정치적 볼모로 잡아 시장기능을 무력화시키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경제 시스템을 사회주의 방식으로 전환하는 데에는 기여할지는 몰라도, 이는 분명히 우리 농업경제의 몰락과 경제 전체의 부실화를 초래할 것이다.
우리 농업은 시장기능이 없는 상태에서 쌀 생산을 지속하다보니 장기간 저수익에 따른 부채의 늪에 빠져 있다. 이는 과거의 정책이 실패했다는 증거이며, 본질적인 개정의 필요성이 크다.
하지만 국회는 잘못된 정책 방향을 더욱 강화하는 양곡관리법 개정을 밀어붙였다. 이는 실패한 정책을 더욱 강화하는 것으로, 모두에게 해롭다. 쌀이 초과생산 되는 구조를 만들고 이를 고착화하는 제도로는 쌀 생산자와 소비자의 편익을 결코 높일 수 없다. 시장질서에서 벗어난 정책은 쌀 생산 농가의 소득을 더욱 불안정하게 만들 뿐이다.
쌀 공급의 과잉은 그 동안 농가와 정부에 부담을 늘려왔다. 이를 해소하는 방식을 찾아야 할 국회가 오히려 과잉 생산을 부추기는 법을 만들겠다고 나선 것은 시장경제에 대한 무지와 사회주의 정책을 추진하겠다는 노골적 태도를 드러낸 것이다.
이제는 쌀 생산 구조를 '가치창출형’ 방식으로 전환하고 농가의 소득을 높이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쌀 생산량이 수요에 따라 안정적으로 변동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하여야 한다.
최승노 자유기업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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