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 중요하듯 재산권도 중요···자유시장경제 기본 지켜야 경제 활력"

자유기업원 / 2024-01-02 / 조회: 1,291       에너지경제




[인터뷰] 최승노 자유기업원 원장


"상속세는 합법적 약탈···징벌적 부동산 세금 등도 확 바꿔야"


"연금개혁 본질은 개인 선택 강화···단통법·도서정가제 등 폐지해야"


"메가서울 키우고 후세에 자본화된 유산 물려줘야···비효율


"사유재산을 보장하고 자유시장경제의 기본을 지키는 게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는 가장 확실한 방법입니다. 인권이 중요하듯 재산권도 중요합니다. 자유와 선택권이 보장되면 개인은 행복해지고 사회는 건전해집니다."


최승노 자유기업원 원장의 목소리다. 자유와 시장의 가치를 중요하게 여긴다는 그는 최근 우리나라 정치·경제 상황을 언급하며 '잘하는 일’과 '잘못된 일’을 명확하게 가려냈다. 그가 자신감을 보이는 이유는 간단했다. 정확한 원칙을 정하고 현상을 이에 대입하는 것이다. 최 원장이 정한 원칙은 '자유시장경제’다. 기업의 자유를 보장하고 개인의 사유재산을 보호할 때 우리 경제가 성장하고 모두에게 파이가 돌아간다는 것이다.


에너지경제신문은 서울 여의도 산림비전센터에 위치한 자유기업원을 찾아 최 원장을 만났다. 2023년의 끝자락에서 지난 한 해를 돌아보고 앞으로 우리가 나아가야 할 길을 물었다.


― 기업 경영활동을 발목을 잡는 규제·제도가 많다.


▲ 당장 상속세가 가장 큰 문제다. 지분을 상속받는 데 50% 이상 세금을 부과하는 게 맞는지 생각할 필요가 있다. 이건 '합법적 약탈’이다. 경영권 프리미엄이 붙는 경우에는 60%까지 상속세를 낸다. 최근 넥슨의 사례가 대표적이다. 이미 우리나라 기획재정부가 넥슨의 2대주주가 됐다. 상속세 때문이다. 그러면 안 되겠지만 만일 누군가 또 돌아가시거나 하면 넥슨은 곧바로 공기업이 되는 구조다.


건실한 기업들은 2대를 넘겨 경영하기가 힘들어진다. 이는 자유를 벗어나 사회주의 국가가 사용하는 방식이다. 우리나라는 사회주의 국가가 아니지만 상속세는 자본을 국가가 일정 수준 통제하는 식으로 작동한다. 국가의 법률을 통해 자본을 통제하고 창업주가 땀흘려 일군 기업을 공기업화 하는 게 맞는지 따져봐야 한다.


중국에서 마윈 알리바바 창업자가 갑자기 사라지는 걸 보고 우리는 "뭐 저런 나라가 다 있나"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우리도 다르지 않다. 정권 바뀌면 감옥에 가고 온갖 사법리스크에 상속세 부담까지 크다.


― 불합리한 규제·제도가 기업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 개인 입장에서 부동산에 부과되는 세금이 '약탈적’이다. 양도소득세 같은 것들은 너무 과도하게 설정됐다. 우리나라는 경제 발전 과정에서 '부동산 환상’이 생겨 개인들이 시장에 계속 들어온다. 돈과 관심이 몰리는데 건설업계 입장에서도 분양가상한제, 초과이익환수제 등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체제에 반하는 규제가 가득하다.


부자를 사회적 공공의 적으로 삼는 프로파간다에 국민들이 넘어간 게 아닌지 의심할 필요가 있다. 다른 이의 성공을 질투하는 것은 인간의 원초적 본능이다. 이를 제도화하고 사람들을 유혹했던 게 지금은 실패한 실험이 돼버린 사회주의다. 부동산 관련 제도를 보면 자신한테 피해가 오는 것보다 다른 사람의 것을 '합법적으로 약탈’하는 게 낫다는 심리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사회주의를 보면 알 수 있듯) 결과는 실패라는 것을 분명히 아는데 이를 프로파간다화한 정치권에 국민들이 넘어가면 안된다. 이 같은 도전은 자유주의가 우리보다 훨씬 발달한 미국에서도 계속되고 있다. 프리드리히 A. 하이에크가 쓴 '노예의 길’이라는 책에 이런 현상의 문제점이 잘 나와 있다.


- 우리나라에서 유독 반기업 정서가 강하다는 느낌이 있다.


▲ 법인세를 보면 알 수 있다. 우리나라 법인세가 현재 높아 외자유치가 안된다는 의견이 있는데 이는 출발이 잘못된 것이다. 과거 아시아의 금융 관문은 홍콩이었다. 홍콩이 중국에 반환되고 나서는 30여년간 여러 가지 사건을 거치며 싱가포르로 그 역할이 넘어갔다. 전세계 금융자본의 상당 부분이 싱가포르로 갔다. 우리가 손 놓고 있었던 것은 아니다. 노무현 정부 당시 '아시아 관문’으로 만들겠다고 제시했다. 법인세를 비롯한 세금구조 등이 전혀 매력적이지 못한데 누가 한국에 오겠는가. 현재 여의도 IFC빌딩이 빈 껍데기가 된 이유는 그때부터 나타났다.


싱가포르에는 부가가치가 높은 몇억원짜리 일자리가 넘쳐흐르는데 우리는 그렇지 못하다. 자유경제를 받아들이지 않고 규제에 기반해 시장에 접근한 결과다. 한국이 싱가포르에 지리적으로 밀리는 것도 아니었다. 2시간 안에 일본 도쿄와 중국 베이징·상하이 등을 오갈 수 있는 곳이 서울이다. 자유시장경제를 무시한 결과 금융자본은 싱가포르로 도망갔고 우리나라는 기업 활력이 떨어지는 상황을 걱정하고 있다.


- 연금 분야에서도 잡음이 많다.


▲ 요즘 이슈가 되는 국민연금 개혁도 접근법 자체가 잘못됐다. 연금의 사회주의가 걱정된다. 국민연금이 스튜어드쉽코드 등을 남발하면 안된다는 게 기본적인 견해다. 연금이라는 사회적 공적장치를 정부가 통제하면 안된다. 그 권력은 잘못 활용될 가능성이 높다.


기업이 절반을 냈다고는 하지만 결국 국민연금을 낸 것은 개인이다. 그렇다면 연금을 어떻게 운용하고 어떻게 사용하는지도 개인이 선택할 수 있어야 한다. 퇴직연금 개인연금처럼 개인 계좌에 돈이 얼마가 있고 계좌번호는 뭐고 어디에서 어떻게 운영되는지 알고 선택할 수 있어야 한다. 현재 연금개혁이 안되는 가장 큰 원인은 '대충 얼마 줄 것 같다’는 국가의 말을 믿기 힘들기 때문이다.


내가 선택해 내가 얼마를 받는지 정확하게 해주는 게 노후보장을 위한 연금개혁의 시작점이다. 보험요율을 얼마로 높이고 소득대체율을 어떻게 하는지는 그 다음 고민거리다. 불확실성을 어차피 해소하지 못하는 데 그게 어떻게 개혁인가. 본질적으로 방향 자체를 바꾼 다음 이 같은 세부안을 논의해야 한다. 은행에 가서 계좌하나 쉽게 열 수 없는 게 우리나라다. 금융당국이 과도한 규제로 국민들을 묶어놓고 있으니 금융이 발달하기 어렵다. 이는 자연스럽게 연금개혁이 어려워지는 원인이 된다.


우리는 복지제도를 좌파적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복지는 원래 우파적 관점에서 생산된 개념이다. 사회안전망이라는 것 자체를 우파가 만들고 이를 시스템화해 중산층을 강화하고 경제민주화를 이루는 게 우파의 경제 성장 로드맵이다. 이런 상황에 자꾸 좌파적 해법으로 복지 시스템과 연금 등을 들여다보니 문제가 생긴다.


한때 성공사례로 여겨졌던 스웨덴식 복지도 허상으로 끝났다. 법인세 올리고 복지제도 시행하려나 기업들 다 떠나고 경제가 무너지니 스웨덴은 제도를 다 뜯어고쳤다. 실패를 인정하고 다시 자유시장경제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우리는 스웨덴이 실패한 그 길을 그대로 가려한다. 이미 (실패한) 사례가 있는데 그 나쁜 길을 왜 따라가려 하는지 모르겠다.


- 자유시장경제 원칙에 따라 경제가 발전하는 사례가 있다면


▲ 자본화된 유산을 물려주자는 개념이 있다. 우리나라 대표 기업 삼성이라는 게 가치를 창출하는 시스템처럼 움직인다. 삼성은 그 자체로 자본이다. 과거에 자본은 농사 지을 땅이었고 소한마리를 포함한 노동력과 경험이었다. 현대적 의미에서 자본은 곧 기업이다. 가치를 창출하고 경험이 있고 경험이 쌓여있고 그걸 후세한테 물려줄 수 있다.


삼성전자는 수년 뒤 올릴 수익을 위해 지금 투자를 하고 있다. 단순히 돈을 빨아먹는 기업과는 다르다. 우리는 이 같은 자본화된 유산을 후세에 물려줄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 자유시장경제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가치관을 지켜나가야 한다. 잘못하면 자본화된 유산 대신 가치파괴적인 유산을 만들 수도 있다.


- 자본화된 유산을 많이 물려주기 위한 조건이 있다면.


▲ 대기업을 많이 육성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야 한다. 우리나라 고용 비중을 보면 한때 대기업 취업자가 40%에 육박했던 적이 있다. 지금은 20% 미만이다. 영미계 선진국들의 경우 대기업에서 일하는 사람 비중이 40%까지 가기도 한다. 일본도 우리보다 높다고 본다. 우리나라에서 중소·중견기업에 들어가면 그 순간 불이익이 상당하다. 임금격차를 비롯해 회사가 기업규모를 키우기 싫어하는 경향도 있다. 대기업집단에 지정되면 순간 엄청난 불이익을 받다보니 기업 규모를 일부러 안 키우는 곳도 상당수다. 사업을 열심히 하면 성과를 돌려받아야 하는데 사익편취 등 다양한 규제가 따라붙으니 경제 성장에 방해가 된다. 대기업에 다니는 일부 계층이 부를 독식하고 빈부격차가 커지게 된 배경에는 역설적이게도 대기업을 자꾸 규제하고 못 만들게 하려 하는 제도에 있다. 중소기업고유업종 지정 등 시대착오적 발상을 바꿔야 한다.


대학 역시 바뀔 필요가 있다. 앞서 언급한 자본화된 유산을 물려주기 위해서는 대학도 자본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역량을 길러야 한다. 카이스트 등이 잘된 사례다.


- 기업 경쟁력 향상은 도시 경쟁력과도 직결된다


▲ 우리나라 수도권은 경쟁력이 상당하다. 이를 억지로 지방으로 쪼개는 것은 자연스럽지 못하다. 서울은 도쿄, 상하이, 베이징, 오사카, 광저우 등 거대한 도시문화권들과 경쟁을 펼치고 있다. 흔히들 국가간 경쟁에 대한 생각은 많이 하는데 우리나라 덩치는 주변국들보다 작다. 국가간 경쟁이 아니라 지역권간 경쟁이라는 본질을 알아야 한다. 미국 실리콘밸리도 지역 경제권이다. 거기에 들어가는 유닛 하나하나는 기업이다.


이에 우리도 수도권 경쟁력을 더 키울 필요가 있다. 부자연스럽게 공업단지를 조성하고 하기보다 거대한 도시문화권을 만들 필요가 있다. 개인화된 사람이 승부하는 시대는 끝났다. 이 과정에서 가치창출을 못하는 기업들은 과감하게 쳐낼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해야 한다. 그래야 생산성 올라가고 활력이 일어나고 소비자들도 혜택을 받고 자유시장경제가 활성화된다. 이는 또 다른 혁신을 불러온다.


- 해외에서는 우리나라의 노동 경직성 문제가 심각하다고 본다


▲ 호봉제가 아직 남아있는 게 대표적인 예다. 이는 생산성과 전혀 무관한 제도다. 이를 직무급제로만 바꿔도 우리나라 기업들의 경쟁력은 크게 높아질 수 있다. 생산성 낮은 사람들이 억대연봉을 받는데 정년연장 이슈까지 있다. 임금페크제는 제대로 정착하지 못하는 분위기다. 정부는 일정 수준이 지나면 개인이 자유롭게 취업할 수 있게 지원을 해줘야 한다. 원하는 사람은 계약직으로 더 일하고 사람마다 차등을 두면 된다. 일괄적으로 정년연장이니 하는 식으로 접근하면 기업 부담만 커진다. 회사를 사회복지시설로 만들 수는 없다.


- 자유시장경제 원칙을 무너뜨리는 사례가 더 있다면.


▲ 소비자의 권리를 뺏고 기업의 가격결정권도 가져간 단통법과 도서정가제 등이 있다. 자유주의 경제학에서는 정부가 물량보다 가격을 통제하는 걸 더 나쁘게 본다. 시장을 교란시키기 때문이다. 가격은 정보를 담고있고 이로인해 시장 수급이 변한다. 부동산이 이전 정부 시절 망가졌던 이유도 수급조절이 안되는데 물량과 가격을 억지로 통제하려 들어서다. 그러면 시장이 냉탕과 온탕을 오다가 망가진다. 단통법 도서정가제 모두 소비자들의 권리를 침해하는 행위다. 국민들에게 가상의 잘못된 개념을 부여하고 그걸 규제하고, 개입하고, 통제하려는 움직임은 멈춰야 한다.


- 부채 문제가 심각하다


▲ 마약을 피고 담배를 태우다 갑자기 끊으면 힘들다. 마찬가지로 (정부가) 돈을 퍼주다가 갑자기 끊으면 힘들다. 왜 돈을 안주냐고 난동을 부릴 수 있다. 개혁은 계기가 있으면 시작하기 편하다. 우리도 국가를 비롯하 각종 부채 문제가 심각한 와중에 코로나19 팬데믹이 왔다. 정부는 문제를 푸는 대신 정 반대로 돈을 퍼줬다. 사회가 해이해지고 국가 경제기반이 무너질 지경이었다고 본다. 그런 의미에서 이제라도 건전재정을 추구하는 것은 올바른 길이다. 인기는 없겠지만 필요하다. 일본이 그걸 못해서 서서히 무너져 내려갔다. 실패사례를 이미 본 우리는 다른 길을 가야한다.


- 수출중심 한국이 내수를 진작할 방법은


▲ 관광이 답이다. 이쪽에서는 일본을 본받을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에도 망원동이 있고 홍대입구가 있고 상수역도 있다. 뒷골목도 자본이다. 서울 뒷골목 하나하나를 관광자원으로 만들면 외화벌이 효과도 있고 하나의 산업이 된다. 지방 전시행정 그만하고 돈써 파티하는 행동을 하지 말아야 한다. 사람들은 재미가 있어야 또 온다. 우리나라 서울도 프랑스 파리처럼 사람들이 많이 찾는 도시로 만들 수 있다.


- 자유시장경제가 나아갈 길을 효과적으로 제시한 책이 있다면


▲ 애덤스미스 탄생 300주년을 맞아 최근 안재욱 경희대학교 교수가 '한권으로 읽는 국부론’을 펴냈다. 국부론이라는 책의 요약본으로 읽어보면 도움이 많이 된다. 밀턴 프리드먼의 명저 '선택할 자유’도 추천한다.


대담 = 송영택 산업부장/부국장

정리 = 여헌우 기자


■ 최승노 원장은


△1963년 충청남도 홍성 출생 △고려대학교 경제학 학사 △고려대학교 대학원 경제학 석사 △고려대학교 대학원 경제학 박사 △한국기독교경제학회 사무국장 △한국하이에크소사이어티 회장 △자유기업원 원장(현) △한국기독교경제학회 회장(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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