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시장과 ‘상생’은 온데간데…식자재마트만 배불렸다

자유기업원 / 2023-07-28 / 조회: 1,611       헤럴드경제

대형마트 의무휴업 폐지, 현실은… ③


2012년 전통시장과 대형마트의 상생을 목적으로 도입된 ‘대형마트 의무휴업’. 이후 11년 동안 온라인 쇼핑시장이 급성장하는 등 유통생태계가 변화했고, 제도의 실효성에 대한 의문이 뒤따랐다. 지난해 8월 대형마트 의무휴업제도가 국무조정실 규제심판회의 안건으로 선정되면서 변화의 바람이 불어오나 했지만 이후 1년간 사실상 ‘답보 상태’를 이어왔다. 최근 정부가 대형마트 의무휴업을 ‘킬러 규제’로 꼽으며 재차 메스를 들었다. 이번에는 의무휴업제도가 어떤 운명을 맞을지 주목된다.


대형마트 의무휴업 제도의 도입 목적은 대형마트 소비자가 전통시장을 찾게 하는 것이었지만, 정작 그 혜택은 전통시장보다는 식자재마트와 e-커머스(전자상거래) 업체가 주로 누리고 있다. 특히, 대형마트나 SSM(기업형 슈퍼마켓)과 규모가 거의 같지만 규제 대상에서는 빠진 중대형 식자재마트가 오프라인 시장에서 가장 큰 반사이익을 보고 있어 제도의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전통시장 점유율 오히려 줄어…중대형 식자재마트 매출은 ‘껑충’


28일 업계에 따르면 2012년 대형마트 의무휴업 제도 도입 이후 소매시장에서 대형마트·슈퍼마켓뿐만 아니라 전통시장이 차지하는 비중도 계속 줄고 있다.


자유기업원이 지난해 12월 발간한 ‘대형마트 규제 10년의 그림자와 향후 개선과제’ 보고서에 따르면 2015년부터 2020년까지 대형마트의 매출액은 32조8000억원에서 33조8000억원으로 소폭(0.3%) 올랐다. 같은 기간 전통시장의 매출 규모도 21조1000억원에서 25조1000억원으로 19.0% 상승했다. 그러나 전체 소매 시장에서 대형마트와 전통시장이 차지하는 비중은 같은 기간 각각 21.7%에서 12.8%, 13.9%에서 9.5%로 각각 8.9%포인트, 4.4%포인트 줄었다.


이처럼 약세를 보인 오프라인 채널에서도 반사이익을 얻은 업종들이 있다. 그중에서 가장 큰 이익을 본 곳은 중대형 식자재마트다.


세계로마트, 우리마트, 장보고식자재마트(가나다순) 등 중대형 식자재마트들은 의무휴업 도입 이후 매출이 급격히 커졌다. 세계로마트의 매출액은 2013년 561억원에서 지난해 1241억원으로 무려 2.2배나 늘었다. 우리마트도 지난해 2024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는데, 2013년 매출(371억원)에 비해 7배가량 늘어난 수준이다. 장보고식자재마트도 같은 기간 매출액이 1577억원에서 4438억원으로 역시 2.8나 증가했다.


올해 4월 대한상공회의소가 유통물류 관련 4개 학회 전문가 108명를 대상으로 진행한 ‘유통규제 10년, 전문가의견 조사’에서도 전통시장의 경쟁 상대로 슈퍼마켓·식자재마트(28.7%)가 가장 많이 꼽혔다. 이어 온라인(27.8%), 인근 전통시장(25.0%) 등의 순이었다.


기업형 슈퍼마켓과 크기 비슷하지만…규제망 벗어난 식자재마트


업계에서는 의무규제 도입으로 중대형 식자재마트만이 이득을 보는 상황은 애초 제도의 취지와 어긋난다고 지적한다. 제도 도입 이후로 끊임없이 실효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는 까닭이다.


식자재마트는 대형마트나 SSM과 비슷한 규모지만, 유통산업발전법에서 정한 규제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 유통산업발전법은 의무휴업 규제 대상을 대형마트(대형마트의 요건을 갖춘 점포를 포함)와 준대규모점포로 명시했다. 대형마트는 ‘매장면적의 합계가 3000㎡ 이상인 점포’이며, 준대규모점포는 대규모점포를 경영하는 회사가 직영하는 점포,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의 계열사가 직영하는 점포 등이 해당된다.


애초 식당이나 음식점에 식자재를 납품하던 식자재마트는 의무휴업 도입으로 대형마트가 영업규제를 받기 시작한 틈을 타 소비자를 공략하기 시작했다. 규제 기준인 3000㎡보다 조금 작은 규모의 중대형 식자재마트들은 365일 문을 열고 대형마트 수준의 할인행사를 진행했다. 여기에 배달 서비스까지 강화하면서 대형마트의 소비자를 끌어들인 것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일부 지역에서는 식자재마트에도 의무휴업 규제를 적용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최근 경남 밀양시의회는 ‘골목상권 보호와 지역유통 산업의 상생을 위한 유통산업발전법 개정 촉구 대정부 건의문’을 시의원 13명의 만장일치로 채택했다. 2020년 11월에도 최승재 국민의힘 의원을 비롯한 국회의원 12명이 식자재마트를 규제하는 내용을 담은 유통산업발전법 일부개정안에 대한 심사 재개와 개정안 의결을 촉구하기도 했다. 최 의원은 소상공인연합회장을 지냈음에도 식자재마트의 폐해를 지적했다는 데에서 의미가 있다.


다만 업계에서는 식자재마트의 성장세가 이제 정점을 찍었다는 얘기도 나온다. e-커머스 등 온라인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하면서 식자재마트의 반사이익도 한계에 직면했다는 전망이다. 실제로 중대형 식자재마트은 코로나19 확산 이후 매출 성장세가 주춤한 상태다.


실제 자유기업원이 지난해 12월 발간한 보고서에서도 대형마트의 비중이 줄어든 틈을 e-커머스가 차지하면서, 온라인 시장의 규모는 급속도로 커졌다. 온라인 시장의 매출 규모는 2015년 54조1000억원에서 2020년 159조4000억원으로 약 3배 늘었다. 소매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35.7%에서 60.2%로 유일하게 증가했다.


올해 4월 대한상공회의소가 유통물류 관련 4개 학회 전문가 108명를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서도 전통시장의 경쟁 상대로 대형마트를 지목한 비율은 14.8%에 그쳤다. 대형마트 규제에 따른 수혜 업태에 대한 질문에는 58.3%가 ‘온라인쇼핑’을 꼽았다.


업계 관계자는 “유통시장은 점점 대형마트와 중소슈퍼마켓·전통시장의 경쟁이 아닌 ‘온라인 대 오프라인’ 경쟁 구도로 바뀌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대형 유통업체에 대한 규제는 실효성이 없다. 소비자선택권만 침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벼리 헤럴드경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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