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 총선 그리고 경제운용방향 등...

권혁철 / 2004-04-19 / 조회: 9,149       KBS1라디오 생방송 일요일 2부

■ : 주제, ▶ : 사회자 질문, ▷ : 권혁철(자유기업원 법경제실장) 답변

■ 총선 그리고 경제운용방향

▶ 이제는 경제다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총선이 끝난 후 각 당이 경제회생과 민생안정을 들고 나오고 있음. 그런데 먼저 총선을 앞두고 사실상 수면 아래로 가라앉아 있던 의제들이 다시 본격적으로 논의 될 것 같다. 예를 들어 국민연금 문제나 노동시장 문제, 기업에 대한 규제완화 등의 문제는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 전망인가?

▷ 이들 사안들에 대한 처리방향이 어떻게 될 것인지 아직은 정확히 예측할 수는 없을 것 같음. 우선 노동계와 경제계 모두 반발하는 등 충돌이 심했던 국민연금 개편 문제는 총선이 끝난 이후에도 여전히 방향을 정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임. 또 노동시장 유연화와 노조 파업에 대한 사용자의 대항권 확대 등을 골자로 한 노사관계 선진화 방안에 있어서는 노동계의 입장이 보다 강화된 측면이 있다고 보여지지만, 그렇다고 지금과 같이 침체일로에 있는 투자와 내수부진 등 어려운 상황에서 정부와 여당이 일방적으로 경제계의 반발을 거스르기는 어렵지 않겠느냐는 분석임. 출자총액제한과 기업지배구조 등 기업규제와 관련해서는 다수당이 된 여당과 정부가 책임감을 갖고 규제완화라는 전향적인 방향으로 처리할 것이라는 희망적인 관측이 나오고도 있지만, 한편으로는 노동계를 비롯한 기업규제강화를 주장하는 세력들의 목소리가 커진 상황에서 규제완화가 제대로 이루어지겠느냐는 반대의견도 만만치 않음.

▶ 여당인 열린우리당이 총선에서 제1당이 되면서 노무현 정부의 경제정책에 어떤 변화가 일 것인지가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음. 정부의 기본방침은?

▷ 정부는 총선결과에 관계없이 시장원리 정책기조를 유지할 것임을 강조하고 있음. 이헌재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총선 다음 날인 16일 정례 브리핑에서 “성장을 중시하는 정책을 변함없이 추진할 것”이라고 강조했고, 한덕수 국무조정실장도 총선에서 승리하기 위해 일단은 보수층을 안심시키는 선거공약을 내놓은 뒤 선거가 끝나고 나서는 정책이 다시 왼쪽으로 선회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있다는 점을 지적하며 절대 그렇게 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강조했음. 또한 분배보다는 투자활성화를 통한 일자리창출 정책을 유지하는데 정부와 열린우리당 사이에 이견이 없다는 점도 덧붙였음. 하지만 열린우리당의 소위 개혁세력과 민주노동당의 국회 진입으로 정부의 이같은 정책기조가 말 그대로 유지될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한 회의는 여전히 존재하고 있다고 하겠음.

▶ 민주노동당이 원내에 진출한 것은 정치사에 획기적인 일로 기록되는 것인데, 민노당의 원내 진출이 경제에 미칠 파장은?

▷ 민노당의 의석이 10석에 불과해 원내진출의 영향력이 그다지 크지는 않을지라도 노동계의 입김이 어느 정도 강화될 것이라는 점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음. 따라서 경제계에서는 민노당의 정치권 진입으로 노사간 힘의 균형관계가 깨질 수도 있다며 향후 노사관계에 미칠 영향을 예의 주시하고 있음. 구체적인 정책과 관련해서는 민노당은 부유세 도입, 무상의료, 무상교육, 청년실업자 의무고용제도, 공적자금을 통한 소액 신용불량자 구제 등을 주장하고 있는데, 한편 이헌재 부총리는 시장경제의 기본원칙을 준수해야 한다고 밝히면서 민노당의 정책도입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음. 다만 노동자의 경영참여는 여당인 열린우리당 내에서도 논의돼 왔던 것으로 이번 총선을 계기로 재추진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임. 하지만 민노당이 국회 내에서 어떤 모습으로 자신들의 입장을 관철시키고자 하는가에 따라 상황은 변할 수 있다는 점이 여전히 변수로 남아있다고 할 수 있음.

▶ 정부의 재정상황이나 조세부담 등을 감안하면 현실성이 떨어지지 않는가?

▷ 민노당의 주장에 얼마나 현실성이 있으며 실현 가능한 제안들인가 하는 점에서 한계가 있을 것으로 보임.

▶ 재계와 학계에서는 총선 이후 시급히 해결해야 할 경제과제를 무엇으로 보는가?

▷ 경제계와 학계에서 이구동성으로 내세우는 정부의 첫 번째 과제는 국내의 정치/경제/사회 전반에 만연해 있는 불확실성을 제거하는 것임. 특히 대통령과 정부의 경제정책 노선이 혼선을 보임으로써 그러한 불확실성이 증폭된 면이 있는 만큼 정부가 어떤 정책노선을 채택하고 유지할 것인지 분명히 밝히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임. 이 정책노선에는 도하개발아젠다 협상이나 자유무역협정 등 통상정책에 대한 비전과 전략도 포함됨. 다음으로 중요한 과제로 꼽히는 것은 ‘기업들의 투자확대를 위한 환경 조성’임. 대기업의 불공정한 내부거래 등은 규제되어야 하겠지만 정당한 투자에 대해서는 적절한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등의 정책을 폄으로써 기업들의 투자마인드를 살려야 한다는 것임. 더불어 노사관계 안정을 위해 정부가 분명한 정책의지를 보여주는 것도 필요하다는 지적임. 세 번 째 중요한 과제는 경기양극화와 실업문제임. 경기양극화 해소를 위해서는 경쟁력 있는 중소기업에 대한 정부의 지원이 필요하다는 설명이고, 성장잠재력 확충에 더욱 힘써야 한다는 것이 강조되고 있음.


■ 기업, 증시서 자금조달 안한다

▶ 주가가 상승을 하면 기업들이 증시를 통해 자금을 조달하는 비용이 저렴해지기 때문에 기업공개 등 기업들의 증시이용이 활발해지는 것이 일반적임. 그런데 요즘 우리나라에서는 증시가 호황세를 지속함에도 불구하고 기업들이 갈수록 증시를 회피하고 있다고?

▷ 기업들의 증시를 통한 자금조달 규모는 2001년 1백조원에 육박해 사상최대를 기록한 이후 매년 줄어들어 지난해에는 외환위기 당시 수준인 72조원 대로 급감했음. 올 들어서도 이런 현상은 지속돼 지난 3개월간 증시자금 조달규모는 전년 동기 대비 22.3% 감소한 11조1천3백억원에 불과했음. 특히 기업공개를 매우 꺼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음. 거래소 신규상장과 코스닥 신규등록 업체 수는 지난 2000년 179개에서 2001년 169개, 2002년 130개로 감소한 데 이어 작년에는 겨우 79개로 절반에 불과했음. 올 들어서는 지난 3월까지 14건에 불과한 실정임.

▶ 전반적으로 기업들이 증시를 꺼리는 분위기인데, 기업들이 이렇게 증시를 회피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 몇 가지 이유가 있음. 우선 지난 1997년 외환위기 이후 기업들이 구조조정을 통해 재무구조를 개선했기 때문에 증시에서 많은 비용을 들여가면서까지 자금을 조달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는 이유를 들 수 있음. 또 저금리시대를 맞아 은행 등 간접금융시장에서의 자금조달 비용이 낮아진 점, 기업들의 설비투자가 전반적으로 줄어든 점 등도 또 다른 이유로 들 수 있음. 하지만 주가관리와 배당확대 등은 물론 집단소송과 소액주주들의 지나친 경영간섭에 기업들이 부담을 느껴 기업공개를 꺼리고 있다는 점도 결코 간과할 수 없는 원인 중 하나임. 결국 기업들의 투자가 활성화되어야 할 것이고, 또한 기업경영의 자율성에 심각한 부담을 주는 경영간섭은 지양함으로써 증시가 기업들의 자금조달 창구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어야 할 것임.


■ 실업률 6개월 만에 하락

▶ 지난 3월 실업률이 6개월만에 내림세로 돌아섰고 취업자수도 꾸준히 증가하는 등 고용사정이 완만하게 개선되고 있다는 반가운 소식.

▷ 통계청이 16일 발표한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실업자수는 87만9천명으로 전달에 비해 2만1천명 감소했음. 이에 따라 지난달 실업률은 2월에 비해 0.1%P 낮은 3.8%를 기록했음. 한편 취업자수는 전달에 비해 1.7%인 36만6천명이 늘어났음. 취업자수는 전월대비로는 2개월째 증가세를 지속하고 있는 것이고, 실업률이 전달보다 하락한 것은 지난 9월 이후 6개월만임.

▶ 실업률이 낮아지고 취업자수가 증가하는 등 노동사정이 호전되고 있기는 하지만 아직 낙관하기는 이르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음.

▷ 실업률이 6개월 만에 낮아지고 취업자수도 증가하고는 있지만 실업률이 지난 해 같은 기간의 실업률 3.6%에 비해선 여전히 높은 수준인데다, 개학 등 계절적 요인을 감안한 계절조정실업률은 3.4%로 2월에 비해 오히려 올랐기 때문에 아직 낙관하기는 어렵다는 판단임.

▶ 국제정세의 불안도 우리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 이라크 사태 등 국제정세의 불안도 수출에 의존하고 있는 우리 경제를 불안하게 하는 요소이기 때문에 아직 낙관하기는 이르다는 지적임.

▶ 년초부터 일자리창출이 화두로 등장하고, 총선 이후 나오는 각 당의 성명도 경제활성화와 일자리 만들기에 주력하겠다고 하는데, 결국 기업들의 투자가 활성화되지 않으면 일자리창출이 어렵지 않겠는가?

▷ 이번 총선도 여당의 안정적 의석확보를 통해 경제를 활성화하라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음. 지금까지 여당은 야당의 발목잡기로 자신들의 정책을 제대로 펴지 못했다고 항변해 왔는데, 이제 야당에게 화살을 돌릴 수 없는 상황이 되었음. 한시바삐 책임감을 갖고 각종의 규제완화와 노동시장 안정화 등을 통해 기업들이 투자에 적극 나설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할 것임.


■ 1분기 재정집행 43조 사상 최대

▶ 올해 1분기 중 재정집행 규모가 분기 기준으로는 사상최대치를 기록했음. 내수경기를 살리기 위해 정부가 사회간접자본 등에 들어가는 예산을 앞당겨 사용했기 때문이라는 설명인데, 얼마만큼 집행됐나?

▷ 지난 1분기 중 재정집행 실적 43조4천억원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는 4조원 많은 것이며, 연간 예산(1백59조1천억원)의 27.3% 수준으로 당초계획보다 7천억원 많이 집행한 것임.

▶ 국내 경기침체 상황을 고려하면 재정의 조기집행을 통해 내수경기를 진작한다는 데에 공감할 수 있는 부분도 있겠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무리한 조기집행으로 인한 부작용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을 것임.

▷ 가장 먼저 우려되는 것은 정부가 조기집행에 치중하면서 재원부족이 발생하고 이를 충당하기 위한 정부 빚이 매우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는 점을 들 수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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