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최승노 원장 ①] 이성으로 풀지 못했던 세상을 다른 시각으로 해석하게 되다

자유기업원 / 2023-11-27 / 조회: 3,311       마켓뉴스

최승노 자유기업원 원장은 한국기독교경제학회 회장이기도 하다. 경제학 박사이자 신앙인인 그가 부()를 어떻게 보는지 궁금했다. 막힘없는 삶을 살았던 그는 40대 후반이 되면서 사회과학만으로 풀리지 않는 뭔가 다른 원리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50세에 신앙생활을 시작했고, 깜깜해서 안 보이던 것들이 보이게 됐다. 경제학 박사에게 듣는 경제와 삶, 3회에 걸쳐 연재한다. [편집자 주] 


국제성서공회(IBS)의 조사에 따르면 기독교인의 83%가 14세 전에 교회에 다니기 시작한 것으로 나타났다. 19세 이상의 비신자가 성인이 되어 기독교인이 될 확률은 6%, 40세 이상이 기독교인이 될 확률은 4%도 안 된다고 한다. 최승노 자유기업원 원장이자 한국기독교경제학회 회장은 50세가 되는 해에 신앙생활을 시작했다. 


무종교 집안에서 태어나 신앙과 상관없는 삶을 살아온 그는 고려대학교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받은 이후 경제 연구에 전념해온 사회과학자이다. 1989년 한국경제연구원에서 기업연구원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한 최승노 원장은 1997년 창립한 자유기업원의 초기 멤버이다.


≪10년 후, 한국≫의 저자 공병호 박사와 김정호 연세대 특임교수, 최승노 원장이 함께 창립한 자유기업원은 우리나라에 시장경제의 중요성을 알리고 정착시키는 데 지대한 역할을 한 단체이다.


최승노 원장은 누구의 전도도 받지 않고 스스로 교회를 찾았다. 특별히 힘든 일이 있었던 것도 아니다. 해박한 경제 지식을 바탕으로 많은 저서를 펴내고 다양한 강의를 하는 그는 어떻게 해서 신앙을 갖게 되었을까.


“저는 성실이라는 관점에서 세상을 바라봤고 무엇이든 열심히 하면 된다고 생각하며 살았어요. 30대까지는 별로 답답하지 않았는데 40대가 되면서 세상이 내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는 걸 깨닫게 되었지요. 그래도 끝까지 밀어붙이면 되겠지, 했는데 사회과학만으로 풀리지 않는 뭔가 다른 원리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고, 문득 그 원리가 교회와 관련있지 않을까, 그런 생각을 했던 거죠.”


마침 3개월간 미국 워싱턴 D.C.로 출장을 떠나 시간적 여유가 생기자 버지니아주에 있는 와싱톤중앙장로교회에 스스로 찾아갔다.


“당시 담임이었던 노창수 목사님의 설교를 듣는데 마음에 확 다가왔어요. 내 이성으로 풀지 못했던 세상을 전혀 다른 시각으로 해석할 수 있게 됐어요. 시간이 많으니 수요예배도 가고 구역모임에 가서 교인들도 만났지요. 목사님의 예전 설교까지 찾아 들으며 성도들과 교제를 하는 가운데 조명 하나만 켜져 있던 것 같던 무대에 갑자기 불이 들어오고, 나무 하나만 보이던 길의 가로수가 끝까지 보이는 것 같았어요.”


석 달 만에 미국에서 돌아올 때 세상이 보인다는 느낌이 들었다고 한다. 바로 교회에 출석하고 싶었지만 아내가 반대하여 다니지 못했다. 2년 정도 아내를 설득한 끝에 목동지구촌교회에 정착했고 조봉희 목사님 설교를 들으며 믿음이 쌓이기 시작했다. 구역모임도 하고 식당 봉사도 하면서 예배에 빠짐없이 참석해 집사 직분도 받았다. 지난해 11월에 이사를 하면서 지금은 집에서 가까운 새문안교회에 출석하고 있다.  


“교회에 다니면서 달라진 점은 깜깜해서 안 보이던 것들이 보이게 됐다는 거죠. 죽음에 관해 정확히 알게 됐고, 사람을 제대로 보게 됐죠. 사회과학은 '사람을 어떻게 보느냐’하는 관점의 문제거든요. 하나님과의 관계라는 설정 속에서 사람을 바라보니 이해의 폭이 훨씬 깊어지고 세상을 보는 눈이 편안해졌습니다.”


교회에 출석한 지 12년이 된 그에게 "왜 예수를 믿는지 궁금하다"고 말하는 사람이 많다고 한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신앙에 대해 얘기하고 일반 강의를 할 때 “성경에 이런 구절이 있다”고 편하게 설명할 정도가 됐다.


경제학 박사인 그가 신앙인 입장에서 부()를 어떻게 보는지 궁금했다. 자유기업원은 '시장경제로 세상이 잘 돌아가게 하는 방법, 경제가 성장하고 사람들이 자유롭게 살게 하는 방법’을 알려주고 정책으로 만들게 하는 일을 하는 곳이기 때문이다.


-자유기업원은 우리나라가 IMF 체제에 들어간 1997년에 창립했는데 어떤 기여는 했는지요.

“그전에는 우리 사회에서 시장경제에 대한 논의를 별로 하지 않았어요. IMF 체제가 되면서 김대중 정부 때 시장경제 원리가 필요하게 되었지요. 시장경제 논리를 개발하고 우리 실정에 맞게 정립하여 전파하는 일을 우리가 맡았고 출발 시기와 IMF가 맞아떨어지면서 자유기업원이 알려지게 되었지요.”


- '시장경제’란 어떤 것인지 간단하게 설명해주세요.

“시장경제는 '서로 자발적으로 거래하고 협력하는 것’을 뜻합니다. 착취하거나 뺏거나 강제하면 안 됩니다. '개인, 자발적, 협력’이 중요해요. 공공이라는 이름으로 억지로 하기보다 무엇이든 자발적으로 해야 경제가 살아납니다. 그동안 시장경제가 많이 후퇴했는데 다시 한 번 시장경제 원리가 확산될 기회가 왔다고 봅니다.” (2회에 계속)



최승노 자유기업원 원장
고려대학교 대학원(경제학 박사)
한국기독교경제학회 회장
제25회 시장경제대상 출판부문 대상 수상
저서 《기업가로 다시 태어나기》 《금융지식으로 부자되기》 
       《시장경제란 무엇인가》 외 다수



이근미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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