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기념인터뷰] “시장경제가 튼튼해야 자유 지킬 수 있어”

자유기업원 / 2023-09-19 / 조회: 4,624       스카이데일리

자유 지키는 게 법치의 근본… 대통령 헌정수호 의지 큰 기대

대한민국 세력 경각심 일깨우려 자유주의 법치 구현 천명

복지 위해 큰 정부 추구하면 중산층 붕괴… 결국 '노예의 길’로 빠져



1997년 설립된 재단법인 자유기업원은 자유주의 시장경제의 발전을 도모하는 전문 연구기관이자 싱크탱크다. '시장경제의 자율성’과 '기업가 정신’이 꽃피게 하려는 사회운동의 선구적 단체이기도 하다. 

 

최승노 재단법인 자유기업원 원장이 서울 여의도 사무실에서 스카이데일리 창간 12주년 특별인터뷰를 가졌다. 최 원장은 우리 사회에 팽배한 반()자유·기업 정서를 비판해 온 학자의 한 사람이다. 하이에크소사이어티 10대 회장을 역임했으며 하이에크·미제스·밀턴 프리드먼을 계승한 민경국·안재욱·김영용·조동근 등의 학자들과 함께 자유주의 연구 및 확산에 집중해 왔다. 

 

이번 인터뷰에서 그는 특히 윤석열정부에 주어진 시대적 소명으로 '국정 철학의 재건’과 '자유·법치’, 그에 기반한 '작은 정부 국가’ 건설을 역설했다.

  

-윤석열정부 들어 '자유’ 라는 개념이 주목받고 있다.

 

반가운 일이다. 자유를 증진시키면서 세계사에 유례 없는 성장을 이룬 우리나라가 활력을 잃은 지 오래다. 다시 자유의 소중함을 일깨우는 게 절실하다. 자유민주주의에 기반한 헌정질서의 출발점은 개인의 생명과 재산을 얼마나 확실하게 보호하느냐다.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하면서 '법치’ 구현의 기대가 크다. 개인의 자유를 지키는 것이 법치의 근본이기 때문이다. '경제적 자유’ '시장의 자유’야말로 자유의 본질과 연관돼 있다.

 

-평생 자유주의와 시장경제를 연구하셨는데, 하이에크의 사상이 왜 중요한가?

 

자유는 헌법상 최상위 가치이며 이념의 지향점이다. 하이에크는 그의 대표작 '자유헌정론’에서 헌정질서의 올바른 방향을 제시했다. 지금 윤 정부가 지향하는 자유의 가치를 어떻게 제도화할지 시사점을 얻을 수 있다.

 

하이에크는 오스트리아에서 태어났는데 주로 영국에서 활동했다. 나치의 전체주의가 세계를 위협하고 사회주의가 선진국 내에서 개인의 자유를 위축시키던 시기였다. 그는 개인의 경제활동에서 자유가 소중하다는 점을 강조한다. 개인이 경제적으로 자유로워야 함을 역설하면서 자유세계의 사상적 지평을 넓혔다.

 

당시 정부 개입을 강화하자는 케인스주의가 인기를 얻으면서 재정 만능주의의 부작용이 커졌다. 하이에크는 정부의 개입과 재정 팽창으로 개인의 자유와 사유재산이 유린당하고 있다고 봤다. 정부가 돈을 풀어댄 결과로 인플레이션이 발생하고 경기침체는 장기적으로 고착된다며 정부 개입에 의한 인위적 인플레이션을 막는 처방을 제시하며 시장에 기반한 자유주의 정책을 제안했다. 번영의 원천은 정부가 아닌 민간 주도의 시장에서 비롯된다는 사실을 설득한 것이다. 시장에서 '보이지 않는 손’ 즉 '자생적 질서’와 그것이 도출한 '가격의 역할’을 중요시했다.

 

하이에크의 저서 '노예의 길(Road to Serfdom)’은 전체주의로부터 개인과 시장의 자유를 지켜 내야 할 이유를 설파한다. 1944년 발표될 때는 시류에 반한 주장이었다. 출간 후 30년 지난 1974년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한 이후에도 케인즈주의의 도전을 받았지만 '노예의 길’은 인류의 고전으로 자리 잡았다. '큰 정부’에 대한 유혹이 언제든 고개를 들 수 있기 때문이다.

 

-전체주의로부터 우리 사회를 지킨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광복절 축사에서 윤 대통령이 반()대한민국 세력, 전체주의 세력으로부터 자유사회를 수호하는 일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를 '색깔론’ '매카시즘 선동’ 등으로 본다면 현실을 모르고 있거나 의도적으로 매도하는 것이다. 우리 사회는 내부의 反대한민국 세력의 시도에 어느 때보다 취약하다. 헌정질서 수호와 자유주의 법치 사회 구현의 각오를 천명한 것은 대한민국 세력의 위협에 대해 경각심을 일깨운 효과가 있다.

 

한국 사회는 현재 하이에크의 '노예의 길’이 출간될 당시와 흡사한 위협에 노출돼 있다. 전체주의 세력과의 싸움이란 시장·기업 정서와의 싸움이기도 하다. 선진국이라도 시장경제 앞에선 늘 사회주의적 요소를 띤 규제의 가능성이 존재한다. 약자를 돕는 공동체의 배려란 아름답고 필요한 발상이지만 어디까지 어떻게 세금으로 그것을 충당할지는 영원한 고민거리다. 상대적 박탈감이 부추겨질수록 해답이 없다. 복지를 위해 '큰 정부’를 추구하고 국가부채를 늘리다 보면 중산층이 붕괴하며 국가에 기대는 사람이 늘어난다. 그게 전체주의, 결국 '노예의 길’이다. 개입주의적인 정책들이 곳곳에서 자유민주사회를 위협하고 있는 것이다.

 

-자유주의 관점에서 윤석열정부의 경제정책 기조를 평가한다면?

 

그렇다. 윤 대통령은 당선 이래 줄곧 정부 주도가 아니라 민간 중심 경제로의 전환을 이야기했다. 큰 정부를 지향한 문재인정부의 '소득주도성장’ 등과 크게 차별된다. 20세기 전반 소련과 동구권이 전체주의와 사회주의의 지배를 받으며 세상을 위협할 때 하이에크와 프리드먼 같은 자유주의 학자들은 정부 개입이 시장의 혼란을 야기하고 불황 장기화의 부작용을 초래한다는 주장을 폈다. 만성적 인플레이션과 고실업 현상이 야기되고 정부의 부채가 늘어난다는 뜻이다. 이런 정부 팽창기에 실물경제가 위축되고 사업자들은 활력을 잃는다.

 

출범 초부터 윤 정부는 '기업의 자유로운 활동에 방해되는 걸림돌’을 제거하겠다는 의지를 보이며 정책적 역량을 강화해 왔다. 경제정책 기조만 봐도 일단 개인과 기업 경제활동에 대한 규제를 완화하고 자율을 늘린다는 걸 기본으로 하고 있다. 각종 선심성 수당을 제거해 재정의 건실화를 도모한다는 점도 굉장히 긍정적이다.

 

자유주의 사상가인 하이에크와 프리드먼이 제안한 정책도 같은 맥락이다. 이에 근거한 개혁을 1980년대 미국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과 영국 마거릿 대처 총리가 주도했다. 당시가 바로 자유주의 정책이 세상에서 활기를 띠었던 때다. 전 세계는 당시에 글로벌 번영기를 누렸다.

 

윤 대통령도 마찬가지다. 규제를 완화하고 기득권 세력 혁파를 통해 자유와 번영의 국가를 이루기 위한 노력에 나서고 있는 건 반가운 일이다. 개인의 자유를 실질적으로 개선하여 사회에 활력을 넣는 데 성공하여 우리 사회가 다시 한 번 도약하는 계기를 마련하기를 바란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우리 정부의 과제를 요약한다면?

 

한국은 자유의 가치가 성공적으로 정착한 나라로 세계에 알려져 있다. 하지만 모든 분야에서 자유가 보장된 것은 아니다. 아직도 소비자의 선택권은 제한돼 있는 분야가 많다. 이익집단의 특권이 제도로 보장되거나 이권 카르텔에 의해 재정이 고갈되어 국민의 편익이 위축됐다.


따라서 윤 정부는 개인과 시장의 자유를 보장하는 법치 수준을 높여 나가야 한다. 전체주의 세력과의 싸움에서 승리하여 자유사회를 지킬 수 있어야 한다. 이를 바탕으로 우리나라가 명실상부한 법치국가로 나아가야 한다. 자유주의에 기반한 시장경제시스템을 공고히 하는 정책적 노력을 펼쳐 나가기 바란다.


21대 국회에서는 시장적 입법이 많았다. 자유가 위축되고 기업은 활력을 잃었다. 내년 총선에서는 규제를 풀어 경제를 살리고 기업경제 활성화에 앞장설 정치인들이 당선되기 바란다. 자유를 지키는 일은 시장경제를 어느 정도 튼튼히 하느냐에 달려있음을 명심했으면 한다.


장혜원 스카이데일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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