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싱크탱크 여의도연구원(원장 김용태)이 17일 <개미 독박 과세 금융투자소득세 유예를 許하라!> 좌담회를 열어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바로 '금투세 유예'가 필요하다는 전문가들의 이야기를 집중 조명한 것이다.
'금융투자소득세'가 정치권의 화두로 올라선 결정적 배경은, 지난 10일 더불어민주당 소속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위원들이 공동입장문을 통해 "금융투자소득세는 예정대로 내년 1월1일부터 시행될 것"이라고 밝히면서 비롯됐다.
금투세 내년 시행론은 민주당 당론으로 채택된 상태다. 그러다 4일만인 지난 14일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신중히 접근해야 한다"라며 갈팡질팡 행보를 보이면서 '금투세'의 정체에 눈길이 모아진다. 도대체 금투세가 뭐길래 여야 간 입장이 상이하게 대비되느냐는 것이다.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란, 주식·채권·펀드 등의 금융투자로 일정금액(주식의 경우 5천만원, 기타상품은 250만원) 이상의 차익 발생 시 약 20%(3억원 초과분은 25%) 수준의 세금이 부과되는 제도다. 국회 다수 의석을 차지하고 있는 민주당에서는 '금투세 유예론'에 대해 '부자 감세'라면서 정부여당을 비판하고 나섰으나, 정작 주식투자자들의 상황은 정반대라는 주장이 17일 나온 것이다.
여의도연구원 주관으로 이날 오후3시 여의도 하우스카페에서 '개미 심폐소생 긴급 좌담회'가 열렸는데, 이 자리에 함께 참석한 정의정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 회장은 "큰손 투자자 이탈로 발생하는 각종 손해는 오롯이 개미, 즉 개인 투자자들이 짊어져야 한다"라며 "그런데 그뿐만 아니라 외국인·기관은 금투세 과세 대상에서마저 제외된다"라고 밝혔다. 한마디로 '개미 독박 과세'라는 지적이다.
정의정 한국투자자연합회 회장은 최근까지도 민주당사 앞에서 금투세 강행 반대 촛불집회를 열고 있는 인물로, 이날 "금투세 강행은 모두가 다 죽는, 일명 가미카제 전략"이라며 "만약 금투세를 강행할 경우 1천400만명의 투자자들과 함께 민주당 의원들에 대한 낙선 운동을 대대적으로 추진할 것"이라고도 언급했다.
정의정 회장에 따르면, 그는 지난 7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2022 세법개정안 토론회'에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민주당 소속 신동근 의원이 "주식시장 침체로 납부자가 적어진 지금이야말로 금투세 시행 적기"라고 말하자 "책임질 수 있겠느냐"라고 맞받아쳤다.
금투세가 시행될 경우, 이미 앞에서 밝힌 바와 같이 약 5천만원 이상의 이익금을 얻게 되는 개인 투자자들은 20%의 세금이 부과된다. 그동안 정부는 2년 동안 이를 유예해왔는데, 투자자들은 갑자기 20%의 세금이 부과되는 상황에 처하게 되는 것이다. 이에 따라 주식시장에서 개인 투자자들의 급격한 냉각화 혹은 개인 투자 자체가 쪼그라드는 문제가 예상된다.
이같은 상황이 예상되는 가운데, 정의정 회장이 신동근 의원에게 "책임질 수 있겠느냐"라고 물어보자 신 의원이 "책임질 수 있다"라고 대답을 했다고 정 회장이 밝혔다. 그래서 이날 그는 "도대체 어떻게 책임을 질 수 있다고 말하는지는 모르겠으나, 만일 금투세가 강행되면 민주당 의원들에 대한 낙선운동을 벌일 것"이라고 재차 주장했다.
이어 정 대표는 "만약 금투세가 내년 1월1일부터 시행되는 안건이 의결되면, 금융권은 당장 패닉에 빠질 것"이라며 "먼저 탈출하기 위해 여기저기서 매도하려고 한다면 금융시장은 재앙에 빠지게 될 것이고 대참사가 벌어질 수 있다"라고 우려를 표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에서는 금투세에 대해 '부자감세'라는 프레임을 걸고서 이를 통과시켜야 한다고 했는데, 오히려 거꾸로 개미(소액 투자자)들에 대한 세금 부담을 늘릴 것"이라며 "빈자증세(貧者增稅)"라고 꼬집기도 했다.
이번 좌담회에 함께한 이대호 와이스트릿 편집인은 "금투세를 당장 시행하게 될 경우 금융시장은 그 충격을 피할 길이 없다"라고 지적했고, 최승노 자유기업원 원장 역시 "안그래도 국내 주식시장은 최근 1~2년 사이에야 잠깐 호황을 누리고 있는데 금투세 강행 시 금융시장의 상승 탄력성을 완전히 잃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민의힘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간사 김병욱·류성걸 의원 등도 이날 좌담회에 내빈으로 참석했는데, 이 자리에서 류 의원은 "내일(18일) 오전 10시 금투세 유예 관련 법안을 기재위에 공식 상정 후 차주 월요일(21일)부터 조세소위를 가동해 깊이 있는 논의를 시작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이번에 열린 여의도연구원의 '개미 심폐소생 긴급 좌담회'에서는 김용태 여의도연구원장이 좌장을, 이대호 와이스트릿 편집인, 정의정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 회장, 최승노 자유기업원 원장과 김병철 국민의힘 정책위(기재위) 수석전문위원이 참석했으며 진행은 이윤식 여의도연구원 정치외교안보실장이 맡았다. 김용태 원장 취임 직후 첫 좌담회였던 이날 류성걸·김병욱 국민의힘 의원 등 약 60여명의 내빈·관계자들이 함께 자리했다.
조주형 펜앤드마이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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