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정책 수단으로 세금 활용한 정부, 세금체계 왜곡시켰다”

자유기업원 / 2021-11-28 / 조회: 7,669       스카이데일리

자유기업원·윤창현 의원, '새정부의 세제개편방향과 정책과제' 세미나

“세금을 벌금으로 생각하는 사고 만연…세금 고유기능 상실하고 있어”

“비정상적 조세 정책 정상화돼야…헌법 과잉금지원칙 위배해선 안 돼”


우리나라의 과세수준이 주요국에 비해 높고 세금체계가 왜곡됐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정부가 세금을 정치적, 정책적 목적으로 활용하면서 해당 문제가 발생했다는 설명이다. 이에 세금체계를 단순화하면서도 공평하게 개편하면서 시장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재단법인 자유기업원은 윤창현 국민의힘 국회의원 및 4곳의 시민사회단체와 함께 지난 26일 오전 10시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제4간담회의실에서 ‘새정부의 세제개편 방향과 정책과제’ 주제로 세미나를 개최했다고 28일 밝혔다.

 

해당 세미나는 이영환 계명대학교 세무학과 교수와 이성봉 서울여자대학교 경영학과 교수가 발표를 맡았다. 원윤희 서울시립대학교 세무전문대학원 교수, 홍기용 인천대학교 경영학부 교수 등은 토론을 맡았다.

 

최승노 자유기업원장은 환영사를 통해 “이번 정부가 세금을 정치적 목적, 정책적 수단으로 삼다보니 세금이 고유 기능을 상실하고 체계가 왜곡된 측면이 있다”고 밝혔다.

 

본 세미나에 참석한 윤창현 국민의힘은 국회의원 개회사에서 “세금을 벌금으로 생각하는 이상한 사고가 만연해있는 것 같다”며 “종합부동산세를 납부해야 하는 2%의 시민은 국민이 아닌 것이냐”고 지적했다.

 

본 세미나에서 발표를 맡은 이영환 계명대학교 교수는 “세제 개편의 기본 원칙은 세원은 넓게, 세율은 낮게, 그리고 세제 자체를 단순하게 하는 것이다”며 “우리의 조세체계는 14개 세목의 국세와 11개 세목의 지방세, 도합 25개의 세목으로 조세 체계 자체가 매우 복잡하여 세금을 내는데도 비용이 들고 세금을 걷는데도 비용이 들어 자원 배분의 왜곡이 심해 조세 체계를 단순화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이어 “잠재성장률 제고를 위한 조세지원에 있어 최근에는 기업의 R&D 촉진 정책 수단으로 소요 비용에 대한 직접적인 조세 지원뿐만 아니라 성과물을 사업화하기 위한 특허 출연 등을 지원하는 소위 간접적인 조세 지원도 등장하는 등 다분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기업의 전체 순이익 중에서 지식재산권에 의해 창출되는 부분에 대해서는 일반 법인세 세율보다 낮은 세율을 적용하는 소위 ‘특허박스’ 제도 도입을 통해 지식재산의 상품화를 촉진하고 기업의 적극적인 R&D 투자를 유도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영환 교수는 또한 로봇의 노동으로 생산되는 경제적 가치에 부과되는 소위 ‘로봇세’와 관련해 “로봇 등 기술 발전을 위한 생산성 향상은 법인세 세수를 직접적으로 늘리게 되고 동시에 일자리의 규모 확대를 가능하게 해준다”며 “제조업 비중이 높고 또한 로봇을 활용해 국제 경쟁력을 유지하는 우리나라로서는 만일 로봇세를 도입하게 된다면 다른 국가에 비해 큰 영향을 받을 수 있고 또한 생산성 향상을 저해받아 경제 성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발표를 진행한 이성봉 서울여자대학교 교수는 “앞으로의 세제 개편 방향은 공평과세 원칙을 철저히 지키되 시장이 작동하도록 해야한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재산세와 관련해 “OECD 20개 국가를 대상으로 재산과세 담세율이 경제성장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한 결과 재산세 담세율 1% 증가는 경제성장률을 직접적으로 0.2% 감소시키고 간접적인 감소 효과는 2.6%로 총 2.8%가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재산과세 문제는 어느 한두 사람의 문제가 아니라 국가 성장의 잠재력을 잠식시키는 일로 귀결될 수 있다”고 비판했다.

 

이 교수는 또 “2018년부터 중소기업의 법인세 실효세율이 증가하고 있다”며 “국제적으로 비교했을 때 2011년과 대비해 2020년 법인세 최고세율 인상 6개국 중에서 한국의 인상률은 3.3%p로 라트비아(5.0%p), 그리스(4.0%p)에 이어 3위로 실질적으로는 한국이 법인세 세율이 OECD 최고인 셈이다”고 지적했다.

 

이성봉 교수는 마지막으로 기업의 한국 내 투자 확충을 위한 기업과세 개편안으로 법인세의 직접적 인하, 투자세액공제 확대 등을 제시했다. 여기에 직계비속 상속세의 경우 OECD 국가 중에서 한국의 최고세율이 60%로 최대 수준인 상황에서 △대기업에게는 경영권 방어와 경영권 영속성 제고 차원의 △중소기업에게는 체화된 노하우와 기술이전 등 가업승계 차원의 개편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원윤희 서울시립대학교 교수는 “세금 제도에 있어 중요한 문제는 법적 안정성인데 이 세제를 아무렇지 않게 개정하는 것이 문제다”며 “‘양포세’(양도소득세 포기한 세무사)라는 용어가 나오는 상황에서 세금은 안정적이고 미래를 예측 가능한 방향으로 가는 것이 기본이다”고 비판했다.

 

마지막으로 토론을 진행한 홍기용 인천대학교 교수는 “현 정부의 특징은 다른 분야보다도 조세 정책이 가장 앞서있었으며 특히 조세 부분만 잡으면 다른 모든 부분이 통제 가능하다고 보는 것이었다”며 “조세는 결코 정책 수단이 아니기에 지금의 비정상적인 조세 정책은 정상화돼야 하며 아무리 공익성이 강조된다 한들 헌법의 과잉금지원칙에 위배돼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사회를 맡은 김태기 단국대학교 명예교수는 “세금 제도에 있어 헌법이 내세우는 법치주의와 법적 안정성은 매우 중요하다”며 “지난 5년간에 이어 앞으로도 혹여 더 심한 세금 폭탄이 오는 것은 아닐지 걱정된다”면서 토론을 마무리 지었다.


[강주현 기자 /  sky_jhkang , jhkang@sky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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