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너 기업인의 재산은 절반 이상 사회에 환원돼야 한다"(91.0%)
"기업의 존재 목적은 이윤추구가 아니라 근로자 복지향상,이윤의 사회환원,소비 자 후생향상 등이다"(90.9%)
"기업을 좋지 않게 생각한다"(57.5%)
한국경제신문과 한국개발연구원(KDI) 경제정보센터가 최근 실시한 설문조사에 서 나타난 것처럼 우리 국민의 반(反)기업정서가 위험수위를 넘었다.
*한경 5월3일자 1,3면 참조
한국경제신문은 최근 미국 자유주의 싱크탱크인 매케닉센터의 로랜스 리드 소 장과 김정호 자유기업원 원장을 초청,반기업정서의 실체를 진단하고 해소방안을 모색하는 좌담회를 열었다.
이봉구 한경 논설위원의 사회로 진행된 좌담회에서 리드 소장은 "미국에선 일부 기업인이 잘못했다고 해서 모든 기업인을 싸잡아 비난하는 일은 없다"며 "기업 이 이익을 내는 것이 곧 사회공헌이라는 사실을 학생들에게 집중적으로 교육하 고 있다"고 말했다.
김정호 원장은 "과거 정부가 금융을 틀어쥐고 과도한 규제의 칼을 휘두른 탓 에 일반 국민들은 "성공한 기업과 기업인은 뭔가 구린 구석이 있을 것"이라는 편견을 갖고 있다"며 "기업을 비롯한 전체 경제주체가 나서 자유주의 사상가들 에게 투자하고 국민들에게 건전한 자유시장경제의 원리를 전파해야 한다"고 주 장했다.
이봉구 논설위원=한국에선 요즘 반기업정서가 중요한 사회적 현안으로 떠올랐 습니다.
미국에서도 기업들이 부를 축적하는 과정에서 적지않은 비난을 받았습니다.
미국 기업들은 반기업정서를 어떻게 극복했습니까.
로랜스 리드 소장=미국의 반기업정서는 중소기업을 포함한 전체 기업에 대한 것이 아니라 반 대기업정서였습니다.
자산 축적 과정에서 비도덕적인 면이 드러난 특정 기업과 기업인에 대한 적대감 이었죠. 기업인은 정치적인 기업인과 순수하게 경제적인 기업인으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전자는 자기는 잘 살지만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는 사람입니다. 미국에선 이 런 사람들에게 반감이 있었어요.
후자는 순전히 시장에 기여해서 앞서 나가는 사람입니다. 이들은 정부에 특혜같 은 것을 바라지 않습니다.
미국의 반기업정서는 전자를 겨냥한 것입니다. 자유주의자의 입장에서 저도 전 자에 대해선 반감을 갖고 있어요.
미국인들은 일부가 잘못했다고 모든 사람을 매도하지 않습니다. 기업이 있어야 번영할 수 있고 자유를 누릴 수 있다는 것도 잘 알고 있죠.
이 위원=바로 그점입니다.
한국에선 일부 기업과 기업인의 실수나 잘못이 부풀려져 전체 기업과 기업인에 게 비난의 화살이 돌아오고 있어요.
김정호 원장=반기업정서엔 역사적인 뿌리가 있습니다. "사농공상"이라는 일종 의 카스트가 바로 그것입니다.
기업인은 "상"이라는 천한 계층이었죠.돈만 벌고 아는 것도 없고 염치도 없는 사람으로 여겨졌다는 얘기지요.
"상"에 대한 정부의 통제는 조선시대부터 강하게 이뤄졌습니다.
정부의 허락을 받지 않으면 기업활동이 쉽지 않았죠.이는 박정희 대통령 시절까 지 계속됐고 정부는 과도하게 기업을 통제했습니다.
게다가 금융을 정부가 잡고 있었어요. 결국 장사를 크게 하려면 정부에 잘 보일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래서 대기업이 됐다는 것은 정부와 뭔가가 있었다는 것을 의미했습니다. 미국 에선 정부와 손 잡는게 선택이었다면 한국적 상황에선 필수적이었습니다.
이 위원=그런 특수한 상황과 경험이 일반 국민들에게 정경유착과 같은 편견 을 심어줬습니다.
김 원장=이제 과거를 정리해야 합니다.
국민들 대다수가 반기업정서를 가지고 있는 한 시장경제에 친숙한 정치를 기대 할 수 없어요.
기업들이 나서 자유주의 사상가들에게 투자해야 합니다. 전국경제인연합회 대한 상공회의소 등이 투자하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이것만으론 부족합니다.
경제단체가 앞장서다 보니 "음모론"까지 제기되고 있어요. 수많은 기업과 기업 인들이 대거 동참해야 합니다.
리드 소장=미국에선 자유주의 사상과 시장경제교육에 투자하는 것은 미래의 기업환경에 투자한다는 인식이 확산돼 있습니다.
은퇴한 기업인들이 많이 참여하고 있어요. 이들은 자신의 삶을 돌아보면서 자유 시장경제체제를 강화하고 보강하는게 중요하다는 깨달음을 얻고 동참하고 있습 니다.
이 위원=기업의 경영활동 자체가 사회공헌입니다.
일자리를 만들어내 사회구성원들이 경제활동을 영위할 수 있게 하는 것만큼 큰 공헌은 없습니다.
그런데 이익을 사회에 내놔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이게 반기업정 서의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죠.시장경제에 대한 올바른 이해를 위해 미국에선 어떻게 경제교육을 하고 있습니까.
리드 소장=이익을 내는 것은 사회공헌이 이뤄진 후의 일입니다.
이익을 내는 과정 자체가 사회공헌이란 말이죠.미국에선 기업이 이익을 만들어 내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가 등에 대해 학생들이 논쟁을 벌일 수 있게 함으로 써 이같은 사실을 자연스럽게 교육하고 있습니다.
김 원장=우리나라는 대학에서 경제원론을 배워도 시장경제에 대한 확신을 갖지 못합니다.
경제학은 복잡하고 머리 아픈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어요.
이렇게 해서는 시장경제를 배우기 어렵습니다. 자유기업원은 지난해부터 "시장 경제교육"을 전국 몇몇 대학의 정식 과목으로 만들었습니다.
자유기업원은 또 한경과 공동으로 많은 경제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
프로그램에 참여한 학생과 교사들은 한결같이 "더 많은 사람들이 자유시장경제 를 제대로 이해할 수 있는 교육을 받을 수 있어야 한다"고 말합니다.
이 위원=반기업정서는 나라 전체의 기업환경을 저해합니다.
특히 노동운동과 연계될 경우 문제가 더욱 심각해질 수 있죠.한국에선 노조가 파업은 물론 경영참여 요구까지 들고 나오고 있습니다.
리드 소장=미국에선 노조의 활동이 점차 약해지고 있습니다.
미국의 노동시장은 유연합니다. 50~60년전 공업위주 산업일 때와는 상황이 다릅 니다. 일반인들은 노조에 대해 오히려 반감을 갖고 있어요.
이 때문에 파업도 줄어들고 있습니다. 철강 자동차 등에서조차 이런 상황은 마 찬가지입니다.
김 원장=노조도 기업의 일부라고 생각하는 것은 당연합니다.
하지만 기업에 대한 최종 평가는 시장에서 이뤄집니다. 시장의 평가를 노조가 받아들이지 않으려고 전국조직을 만듭니다. 노동자들이 기업내에서 뭉치는 것은 결사의 자유입니다.
그러나 노조가 전국단위로 뭉치는 것은 문제예요.
기업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 정책을 바꾸려 들기 때문이죠.노조를 하더라 도 기업내에서 해야 합니다.
이렇게 되면 전투적인 노조활동도 완화될 것입니다.
정리=장경영 기자 longr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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