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 "검증안된 이중대표소송제는 시기상조"

자유기업원 / 2006-06-05 / 조회: 7,630       한국경제신문, A4면

이중대표소송제와 집행임원제 도입을 골자로 한 정부의 회사법 개정 움직임에 대해 재계는 깊은 우려를 표명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와 자유기업원은 4일 "이중대표소송제는 득보다 실이 많은 검증되지 않은 제도이기 때문에 도입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경련 관계자는 "지난 2일 주요 그룹 경제정책 담당 임원 간담회를 갖고 상법 개정안 중 재검토가 필요한 부분이 있다는 데 의견을 같이하고 향후 공청회 등을 통해 재계의 의견을 적극 개진키로 했다"고 말했다.

이중대표소송이 도입될 경우 비상장 자회사 임원의 비리 감시라는 당초 취지와 달리 △해외자본의 국내 투자 위축 △이사의 책임보험료 인상 등의 부정적 영향 △NGO(비정부기구),시민단체, 변호사 등 이해당사자들에 의한 위협소송 남발 등의 문제점을 안고 있다는 게 재계의 판단이다.

재계는 또 이중대표소송은 모회사의 자회사에 대한 경영 간섭을 야기해 독립경영을 저해하며 지주회사 전환에도 걸림돌로 작용하는 등 정부가 추진 중인 경제정책 방향과도 배치된다고 지적했다.

집행임원제 역시 현재는 선택제를 택하고 있지만 앞으로 특별법을 통해 강제도입으로 바뀔 수 있다고 밝혔다.

이승철 전경련 경제조사본부장은 "소송을 우려한 모기업이 자회사에 대한 경영관리를 강화할 경우 이는 독립경영에도 악영향을 미치게 된다"고 지적했다.

자유기업원도 이날 '이중대표소송 도입의 득실' 보고서를 통해 "이중대표소송은 회사법의 근간을 뒤흔들고 비상장사의 경영효율성과 기업경쟁력을 떨어뜨린다"며 반대 입장을 밝혔다.

자유기업원 관계자는 "이중대표소송은 미국에서도 회사법이 아니라 각 주의 판례에 따라 적용되고 있고,일본도 1999년 도입 논의를 하다가 결국 기존 대표소송으로 대체할 정도로 학자들 사이에서도 명확하게 검증되지 않은 제도"라며 "이를 국내에 도입한다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비판했다.

김형호 기자 chs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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