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 집값 잡겠다고 강화한 보유세 실제론 세금 부담만 늘어난 셈

자유기업원 / 2006-06-30 / 조회: 6,858       이코노미스트, p.26-27

정부의 강력한 보유세 강화 정책은 과연 실효성이 있는 것일까? 이에 대한 전문가들의 의견은 다양하다.

먼저 정부가 2005년 8월에 밝힌 종합부동산세 강화의 목적부터 살펴볼 필요가 있다. 종부세는 2004년 말에 도입됐다. 하지만 부동산가격이 불안정하다고 판단한 현 정부는 ‘종부세를 사람별 합산방식에서 세대별 합산방식으로 전환하는 내용’등을 담은 강화 대책을 이듬해 8월에 발표했다. 목적은 이렇다. ‘보유세 부담 수준이 너무 낮아 국민이 느끼는 현실과 차이가 있고, 이 때문에 주택 보유에 상응하도록 부담을 지우겠다”는 것. 특히 종부세 대상자의 실제 세부담률을 2005년 0.15%에서 2009년 1% 수준으로 올리겠다고 밝혔다.

미국의 2~3배 정도 더 부담

그러나 각론으로 들어가면 이 1%의 세부담률 정책이 과연 실효성이 있느냐 하는 반론에 부닥친다. 연세대 교수 출신이며 조세 전문가인 윤건영(한나라당) 의원은 “세부담률은 국내총생산(GDP)과 국가 전체 부동산 가격을 비교해서 따져봐야 한다”고 지적한다. 관변 전문가들이 흔히 미국 보유세가 1%라는 말을 하지만, 이는 미국의 경제 사정과 우리의 현실을 모르고 하는 얘기라고 일침을 놓는다. “미국은 전체 토지가격과 GDP가 비슷하기에 1% 보유세 부담을 해도 부담이 없지만, 우리는 전체 부동산 가격(약 2500조원)이 GDP(약 800조원)의 3배가 넘는다”고 밝힌다. 따라서 같은 보유세율 1%라고 해도, 우리는 경제적으로나 상대적으로 미국의 2∼3배 정도 더 부담해야 한다는 뜻이다.

보유세 부담률이 아직도 낮다는 주장도 물론 있다. 현행 보유세 강화는 투기억제 및 부동산 가격 안정에 대해 실효성이 분명히 있다는 뜻에서 나온 주장이다. 토지정의시민연대 남기업 사무처장은 “2005년 0.2% 보유세 부담률을 2019년 0.61%까지 늘리는 게 현재 참여정부의 목표인데, 이도 선진국의 1∼1.5% 수준에 비해 크게 낮은 수준”이라고 설명한다.

보유세 강화가 겨냥했던 목적은 집값 안정이었다. 하지만 정책의 실효성에 대해 전문가들은 고개를 가로 젓는다. 김경환 서강대 교수는 “보유세를 강화하면 세금 때문에 집값이 한 번은 떨어지지만 그렇다고 해서 계속 떨어지는 것은 아니다”고 말한다. 보유세 때문에 집값이 내려간 상태에서 집을 사면 주택 보유에 따른 수익률은 더 이상 낮아지지 않아서다.

재미있는 것은 정부가 종부세 도입을 거론한 게 2004년인데, 집값은 여전히 상승세다. 국민은행 자료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의 평당 매매가격은 2004년 말 1180만원에서 2005년 1223만원, 2006년 4월 1346만원으로 올랐다. 또 전국 아파트 평당 매매가격도 같은 시기에 623만원에서 639만원, 673만원으로 증가했다.

2004년 당초에 정부가 종부세를 들고 나오면서 급격한 세부담이 없을 것이라고 국민을 안심시켰던 정책의 실효성도 떨어지고 있다. 종부세 도입이 거론됐을 때 세수는 연 10% 정도 늘어날 것으로 예측했다. 또 정부는 2005년 8월 종부세 강화 발표를 하면서 “이번 대책으로 과세기준 금액 6억원 이하인 서민주택의 재산세는 크게 달라지는 것이 없음(현행 과세체계 유지)”이라고 했다.

그러나 세부담 증가가 없다는 얘기는 현실과 다르다. 정부의 보유세 세수는 2004년 3조494억원(재산세+종합토지세)에서 2005년 3조2291억원(재산세 2조5874억원+종부세 6414억원)으로 늘었다. 2005년을 기점으로 앞으로는 매년 더 급증하게 된다.

재산세부터 보자.
재산세 과표 기준이 2004년에 면적에서 시가로 바뀌면서 재산세 세수가 매년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다. 박상근(세무사) 명지전문대 겸임교수는 “공지지가 상승에 따라 재산세 세수가 매년 10∼20%씩 오르고 있다”며 “2년만 지나도 20∼30%의 증가 효과가 있다”고 밝힌다. 실제 재산세는 올해 전년 대비 17%(약 4400억원) 증가한 3조274억원을 기록할 전망이다.

종부세는 더 심하다. 전문가들도 놀랄 정도다. 박상근 교수는 “2005년부터 부과된 종부세 세수가 당해연도에는 6413억원인데, 올해는 1조200억원으로 늘 것으로 재정경제부에서 추정한다는 얘기가 있다”고 소개한다. 하지만 그는 “올해 종부세가 최소 1조2000억원에서 1조5000억원으로 치솟을 것으로 전문가들이 추정하고 있다”고 했다. 이는 2005년의 2배가 넘는 ‘엄청난 수준’이다.

더 놀라운 일은 2007년에 벌어질 전망이다.
“종부세 세수가 2007년에는 2006년의 2배(최소 2조원 이상)는 될 것이고, 따라서 2007년에는 2005년에 비해, 2년 만에 4배로 ‘확’ 늘어날 것”이란 충격적인 분석이다. “이를 보면 보유세 강화는 집값 안정보다는 세수 확대에 있었던 것 아니냐”며 “그렇다면 정책 실효성은 달성한 셈”이란 분석을 그는 한다.

종부세 세수가 이처럼 갑자기 늘어나는 이유는 간단하다. 먼저 토지의 공시지가가 매년 18∼19%씩 올랐기 때문이다. 또 누진세 구조인 종부세의 과표 현실화율이 2006년 70%에서 2009년 100%로 단기간에 속등한 점, 과세기준이 기존 아파트 9억원에서 6억원으로 하향 조정된 점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서다.

세수 증가 때문에 김정호 자유기업원 원장은 “보유세 강화의 목적이 원래 부자들을 혼내주기 위한 것이라면, 이 정책은 충분히 실효성을 달성한 셈”이라고 꼬집는다. 이어 그는 “보유세 강화가 부자가 아닌 서민들도 울리고 있으면서 애초 서민보호라는 정책 실효성도 떨어지고 있다”고 설명한다. 보유세 강화 정책 때문에 재산세 과표 현실화율도 매년 올라가고 있고, 동시에 공시지가도 오르고 있어서다.

지방세 성격의 종부세를 국세로 전환해 기초자치단체에 지원하는 정책의 실효성도 크지 않다는 분석이다. 김정호 원장은 “원래 건물분 종부세의 60%는 강남 3개 구에서 나오는데 이 종부세는 원래 지방세인 만큼 자체 구 안에서 쓰는 게 맞다”면서 “그런데 이 돈을 국세로 돌리는 것은 원래 현정부의 지방분권강화 정책과도 맞지 않는다”고 말한다.

윤건영 의원도 “원래 정부가 보유세 강화를 통해 계층 간 소득 재분배를 하려는 목적이 있었지만 전체 GDP 중에서 보유세가 차지하는 비중이 그리 크지 않아 정책의 실효성도 없다”고 비판한다. 김정호 원장도“나라 전체 세수(약 165조원) 중 국가가 약 80%, 광역자치단체가 약 15%, 기초자치단체가 약 5%를 거두고 있다”면서 “만일 국가가 기초자치단체를 지원하려면, 국세 중 비중이 크지 않은 종부세 대신 다른 국세로 지원하는 게 맞다”고 말한다.

물론 반론도 있다.
김정훈 한국조세연구원 연구위원은 “2005년에 지방세인 재산세와 국세인 종부세로 나누어진 종합토지세 세수의 경우 1995년 1조2000억원이었고 2001년에 1조3600억원으로 지방세 세목 중 신장률이 가장 낮았었다”면서 “종합토지세가 누진세율을 적용해 강력한 소득 재분배 기능을 해야 했기에 종부세의 신설을 통해 보유세 세원을 국가와 지자체가 공동 활용하는 게 맞었었다”고 설명한다.

그는 정책의 실효성을 갖추려면 종부세보다는 재산세의 강화에 초점이 맞추어져야 한다”고 강조한다. 다만 김 연구위원은 “보유세 강화의 목적이 투기 억제에 있다면 이는 현실과 맞지 않다고 지적한다.

유상원 기자 (wise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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