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시간 : 9월 2일 6시 15분-8시
☎ 손석희 / 진행 :
4부를 시작하겠습니다. 참여연대가 권력기구화 되고 있다, 참여연대는 관변단체가 돼 있다, 이것이 뉴라이트 진영의 브레인으로 활동하고 있는 연세대 유석춘 교수가 발표한 참여연대 비판보고서에서 나오는 주장입니다. 이 보고서는 참여연대 전,현직 임원 500여명 가운데 150여 명이 참여정부에 참여하고 있다, 청와대라든가 중앙정부, 또 정부산하기관 등에 직간접적으로 진출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는데요. 참여연대 쪽의 입장이 궁금합니다. 김기식 참여연대 사무처장을 연결해서 이 얘기와 함께 또 쭉 이어져왔던 얘기, 즉 시민운동에 시민이 없지 않느냐, 이런 논란도 동시에 불거지고 있는데 여기에 대한 입장도 들어보겠습니다. 여보세요!
☎ 김기식 / 참여연대 사무처장 :
예, 여보세요. 안녕하세요?
☎ 손석희 / 진행 :
안녕하십니까? 우선 유석춘 교수의 보고서를 참여연대에서는 어떻게 받아들이고 계신지 그게 좀 궁금하네요.
☎ 김기식 / 참여연대 사무처장 :
시민운동에 있어서 성찰과 자성은 늘 해야 될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여러분들 여러 지적에 대해서 그것이 어떤 의도가 있건 혹은 부분적으로 왜곡이 있다고 하더라도 저희가 성찰할 부분은 성찰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이게 다른 분도 아니고 학자가 논문으로 어떤 문제 지적을 했는데 상당한 의도와 왜곡이 있다고 보여지고요. 그것이 유석춘 교수 스스로도 밝힌 것처럼 저희가 발표했던 삼성보고서에 대한 맞대응을 하기 위해서 전경련의 어떤 대기업의 용역을 받은 것에서 비롯된 것이라면 참 저희로서는 매우 안타깝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 손석희 / 진행 :
왜곡이라면 어떤 게 있다고 주장하시는 건지요?
☎ 김기식 / 참여연대 사무처장 :
지금 언론보도에서도 그렇고 이 논문의 가장 중요한 게 참여연대 임원들 150여 명이 300여 개의 공직에 진출했다 라고 하는 부분이 제일 크게 부각되고 있는데요. 사실 제가 참여연대 창립 때부터 지금까지 계속 참여연대 일을 했습니다만 이건 상당히 부풀려진 의도에 따라서 숫자를 부풀린 학문적으로는 통계의 조작이라고 얘기할 수 있습니다. 일반 국민들이 공직이라고 얘기하면 대체로 국민의 세금으로 국록을 받는 사람들을 공직이라고 얘기하죠. 그러니까 다시 말해서 상근하면서 월급 받고 권한을 갖는 경우인데 사실 이러한 경우는 지난 13년 동안 수십 명 정도에 불과하고요. 유석춘 교수가 분류한 300여 개의 공직진출 중에서 거의 대부분은 사실은 위원회에 민간위원으로 참여한 것을 공직 진출이라고 얘기했습니다. 이것은 상당한 의도된 왜곡이 아닌가 싶습니다. 예를 들면 거기에 포함돼 있는 제가 참여했던 국회 범국민정치개혁협의회 같은 경우에는 한나라당의 박관용 의장이 임명했던 민간자문기구고요. 또 국민연금기금운영위원회의 경우도 법으로 직장이나 지역가입자 단체의 대표가 참여하도록 정해져 있습니다. 또 각종 정부위원회는 명확하게 정부위원과 민간인 신분의 민간위원을 구분해서 구성을 하고 있거든요. 이런 급여를 받는 것도 아니고 민간인 신분으로 민간 위원으로 참가한 이런 건 다 공직진출이라고 얘기하는 건 굉장히 부적절합니다.
☎ 손석희 / 진행 :
그러면 아마도 말이죠. 유석춘 교수의 문제제기는 점차 이러한 것들의 참여의 폭이 민간위원회든 아니면 공직자든 참여의 폭이 그동안에 점점 더 참여연대가 커짐에 따라서 더 폭이 커져왔지 않느냐 라는 쪽에도 문제의식을 가지고 있을 수 있는데요. 그럼 이렇게 여쭤보도록 하죠. 참여정부는 그렇다 치고 그 앞에 국민의 정부나, 참여연대는 90년대 초반에 출발하지 않았습니까? 그 이후에... 그 당시에 김영삼 정부이기도 했고요. 그때부터의 참여의 폭은 어떻다고 생각하십니까? 점점 더 넓어져 온 것이 아니던가요?
☎ 김기식 / 참여연대 사무처장 :
그렇진 않습니다. 아까 말씀드렸던 것처럼 공직진출을 상근직을 중심으로 국록을 받는 경우를 기준으로 할 경우에 김영삼 정부 때와 김대중 정부, 노무현 정부에 들어서서 약간의 차이는 있겠습니다만 크게 변화됐다고 보기 어려운 것 같고요. 다만 위원회 참여는 계속 늘어나고 있는데 이 부분은 저는 정권의 변화라기보다는 전체적으로 우리 사회가 민주화 되면서 어떤 정부의 정책에 결정 집행 과정에 있어서 민간의 의견수렴이라고 하는 부분이 훨씬 더 활성화되고 강조돼왔습니다. 그리고 그것은 우리나라 경우만 아니고 전세계적으로 대의민주주의가 ...되고 또 관료주의의 문제가 대두되면서 이것을 극복하기 위해서 국민들의 주권이 어떻게 일상적으로 실현될 수 있느냐 라고 하는 거버넌스 이슈가 계속 제기돼왔고요. 그런 측면에서 시민사회의 국가의 정책과정에의 참여라고 하는 게 일반적 대세입니다.
☎ 손석희 / 진행 :
그건 다시 말하면 민간위원회든 어떤 형태에 참여했을 때 거기서 참여한 사람들의 의견, 즉 그 사람들이 참여연대 소속이고 참여연대 생각이 정책에 반영됐다면 그것은 오히려 자연스러운 결과다, 이렇게 말씀하시는 건가요?
☎ 김기식 / 참여연대 사무처장 :
그건 오히려 민주화라고 하는 관점에서 보면 민주주의라는 관점에 있어서는 바람직한 거죠. 왜냐 하면 이번에 ‘바다이야기’처럼 우리가 소수의 관료들이 밀실에서 업자들과 연관되어서 정책을 결정하고 집행했을 때 얼마나 큰 국민적 피해가 발생하는지 우리가 확인했지 않습니까?
☎ 손석희 / 진행 :
그런데 민간위원회 얘기만 하면요. 아마도 유석춘 교수가 이 방송을 듣고 있다면 이 얘기 자체가 호도되고 있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러니까 민간위원회 뿐만 아니라 사실은 아까 말씀하신 이른바 국록을 먹는 고위공직자, 예를 들면 윤덕홍 부총리라든가 아니면 지금 한명숙 총리 같은 경우에도 최고위 공직자라고 할 수가 있단 말이죠. 이 경우까지 물론 참여연대 이름을 걸고 참여하는 것은 아닐 수도 있겠으나 어찌됐든 참여연대에서 활동한 분들이고 그렇다면 시민단체에 대한 순수성, 이런 것을 강조하는 입장에서 보자면 이것이 권력화 될 가능성이 있다, 여기에 대한 우려, 이런 것은 정당성이 있는 게 아닐까요?
☎ 김기식 / 참여연대 사무처장 :
저희 참여연대 전혀 없다고 말씀은 안 드리고요. 다만 숫자를 부풀리기 하셨다, 너무 참여연대에 대한 그런 비판의 의도 때문에 자극적으로 숫자를 부풀렸다는 의미고요. 저희 참여연대 임원 출신 중에서 장 차관이나 한명숙 총리나 이런 분이 공직에 나가신 건 맞습니다. 그리고 저희 참여연대에 참여하고 있고 교수, 변호사 등 전문가들의 공직진출이 있는데 이 부분은 사실은 저희 참여연대 차원에서 이루어진 건 아니고요. 저희 참여연대에서는 그런 공직에 진출할 경우에 바로 사임하도록 되어 있고 매우 엄격히 제한을 합니다. 사실 이런 참여는 개인, 전문가 개인으로서 공직에 나가는 경우들이 대부분이고 그 원인은 우리 사회에 있어서 개혁적인 전문가 풀이 굉장히 좁다 보니까 아마도 상대적으로 개혁적인 정부가 출범했을 때 그들을 전문가 영입 차원에서 영입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라는 점의 생각이 듭니다.
☎ 손석희 / 진행 :
그런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민운동단체로서의 참여연대는 그런 부분에 있어서 분명히 고민은 해야 될 거라고 생각을 하는데요.
☎ 김기식 / 참여연대 사무처장 :
그렇습니다. 저희 내부적으로도 그것이 아무리 개인적인 차원에서 공직에 진출한다 하더라도 저희 참여연대가 권력감시단체라는 측면에서 본다면 이런 권력과의 관계 부분에 있어서 보다 분명한 선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 손석희 / 진행 :
한 가지만 더 여쭙도록 하겠습니다. 유석춘 교수의 참여연대 비판보고서를 보면 정권참여인사들 중에 소위 특정 학교 출신 엘리트들의 참여가 두드러진 반면에 막상 순수 시민출신 인사비율은 극히 낮다, 이렇게 비판하는 대목이 있습니다. 이건 다시 말해서 참여연대가 또 하나의 권력엘리트집단이 아니냐, 그런 경향을 띄고 있는 게 아니냐, 이런 비판으로 볼 수 있는데요. 이건 전통적으로 얘기돼왔던, 즉 시민운동에 시민참여가 적다 라는 것과 연결이 되는 것 같습니다.
☎ 김기식 / 참여연대 사무처장 :
저는 성찰할 부분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학자라면 어떤 시민단체의 성격에 따른 차이라고 하는 것을 이렇게 무시하는 건 곤란하지 않느냐, 다시 말해서 자원활동을 중심으로 한 조직의 경우엔 전문가의 필요성이 덜합니다만 저희 참여연대처럼 정책을 중심으로 하는 단체의 경우에 당연히 그런 정책 전문가들을 많이 필요로 하게 됩니다. 그래서 시민단체가 전문성을 갖추라는 요구도 사회적으로 많이 제기되지 않고 있습니다.
☎ 손석희 / 진행 :
딜레마이긴 하죠. 전문성을 띄다 보면 시민참여가 줄어든다고 하고 또 일반 시민으로 간다고 하면 또 전문가들이 줄어든다고 하고
☎ 김기식 / 참여연대 사무처장 :
그렇습니다. 그러니까 저희가 아무래도 저는 일률적으로 모든 시민단체를 성격을 보지 않고 일률적으로 얘기하는 것은 적절치 않은 것 같고요. 저희처럼 정책을 주로 하는 단체는 상대적으로 정책전문가의 비중을 높일 수밖에 없는 것 같고, 이런 정책을 다루기보다는 가치나 이런 걸 지향하는 시민단체 같은 경우에는 일반 시민들의 비중을 높여야 되는데 한 가지 말씀드리고 싶은 건 저희 내부적으로도 그런 전문가비중이 높다는 성찰 때문에 최근 몇 년 동안 의사결정구조인 운영위원회의 전문가비중을 줄여서 지금은 운영위원회 90여 분 중에서 일반적인 시민들이 반 정도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저는 이런 참여연대의 변화를 유 교수가 정확히 반영하고 있지 못하는 것이 아닌가, 이런 생각을 합니다.
☎ 손석희 / 진행 :
알겠습니다. 오늘 김기식 사무처장의 얘기를 들었는데요. 혹시 또 유석춘 교수가 이 방송을 듣고 반론을 제기한다면 저희들이 반영할 수 있다면 반영하겠습니다. 말씀 잘 들었습니다.
☎ 김기식 / 참여연대 사무처장 :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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