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라이트도 본격적인 수확의 계절을 맞은 것 같다. 뉴라이트라는 생소한 용어는 2년 전인 2004년에 처음으로 나타났다. 조중동 등의 수구언론은 마치 한국 사회를 구원할 새로운 구세주라도 나타난 것처럼 뉴라이트를 요란하게 선전했다. 그러나 그 정체는 모호했다. 무엇보다 뉴라이트는 ‘올드라이트’를 전제로 해서 성립하는 것인데, 뉴라이트와 올드라이트 사이에 사실상 차이가 없다는 것이 문제였다. 그러나 조중동 등의 수구언론은 줄기차게 뉴라이트를 선전했고, 그 결과 뉴라이트는 이제 어떤 ‘실체’를 갖게 되었다.
그렇다면 과연 뉴라이트의 정체와 실체는 무엇인가? 그 해답은 아무래도 2007년 대통령 선거에서 찾아야 할 것 같다. 한국의 수구세력은 민주화가 진척되고 경제성장이 꾸준히 이루어진 지난 10년을 ‘잃어버린 10년’이라고 부른다. 왜 그럴까? 그 이유는 한가지다. 자신들이 권력을 잡지 못했기 때문이다. 특히 2002년의 대통령 선거에서 진 것에 대해 한국의 수구세력은 그야말로 경악하고 말았다. 그들은 나름대로 깊은 ‘반성’을 시작했고, 그 결과 민주세력에게서 배워야 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그 내용은 민주화라는 역사적 변화를 일단 인정하는 척하고 시민운동의 방식을 적극 모방해서 2007년의 대통령 선거를 준비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물론 이에 앞서서 한국의 수구세력은 대통령 탄핵이라는 ‘의회 쿠데타’를 벌였다. 그러나 잘 알다시피 시민의 힘으로 이 시대착오적 폭거는 실패로 돌아갔다. 바로 이로부터 한국의 수구세력은 뉴라이트라는 이름을 내걸고 시민운동의 방식을 적극 모방하게 되었던 것이다.
정치적으로 한국의 수구세력을 대표하는 것은 한나라당이다. 최근에 뉴라이트는 한나라당이 다음 대통령 선거에서 반드시 승리해야 한다고 천명하고 나섬으로써 뉴라이트가 한나라당의 외곽부대라는 사실을 스스로 밝혔다. 재벌의 이익을 적극적으로 옹호하는 자유기업원에서 이른바 ‘참여연대 보고서’라는 것을 발간한 연세대 유석춘은 그 단적인 예이다. 그는 아예 한나라당의 ‘참정치운동본부’의 공동본부장을 맡았다. 이런 식으로 한나라당과 뉴라이트의 ‘연대’는 강고해지고 있다.
물론 정당과 시민운동 사이에 만리장성을 쌓을 필요는 없다. 정당의 민주화가 진척된다면, 정당과 시민운동의 연관은 더욱 깊어질 것이다. 그러나 한국의 정당은 여전히 커다란 민주화의 과제를 안고 있다. ‘두목 정치’의 문제는 상당히 해소되었다고 해도 아직 한국의 정당은 불투명하고 비합리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이런 점에서 뉴라이트의 행태는 큰 문제를 안고 있다. 더욱이 뉴라이트는 스스로 정치적 중립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결국 뉴라이트가 시민운동을 표방한 것은 국민에 대한 정치적 기만이다.
뉴라이트가 추구하는 이른바 ‘정책’도 문제를 안고 있기는 마찬가지다. 뉴라이트는 말로는 올드라이트를 부정하면서 실제로 정책에서는 차이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예컨대 뉴라이트와 올드라이트는 모두 민주세력을 ‘좌파’라고 매도하고, 한나라당을 무조건 지지한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도대체 뉴라이트와 올드라이트의 차이는 무엇인가? 유석춘과 김대중은 다른가? 제성호와 조갑제는 다른가? 세계사적 차원의 보수와는 거리가 먼 한국의 수구세력은 무능, 부패, 폭력의 시대를 되살리려 한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최근에 이문열이라는 소설가가 ‘진보 우파’라는 희한한 말을 했다고 한다. 좌파가 기득권세력인 상황에서 이에 맞서는 우파는 보수가 아니라 진보라는 것이다. 아마도 그는 재벌을 좌파라고 생각하는 모양이다. 아무튼 이 조어는 한국 우파의 스승을 자처하는 소설가가 한국 우파의 문제를 은연중에 드러낸 것으로 볼 수 있다. 한나라당의 공천심사위원장을 지내기도 했던 이문열조차 한국의 우파가 ‘진보’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 한국의 우파는 ‘보수’로 ‘진보’해야 한다.
뉴라이트가 정말 뉴라이트가 되려면 무엇보다 올드라이트와 자신의 차이를 분명하게 밝혀야 한다. 다시 말해서 뉴라이트는 수구세력과 자신의 차이를 분명히 밝혀야 한다. 그리고 수구세력이 지배하고 있는 한나라당의 개혁을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 이런 노력을 올바로 하지 않는다면, 뉴라이트는 그저 올드라이트가 이름을 바꾼 것에 그칠 것이다. 뉴라이트가 정말 뉴라이트가 되기를 바란다.
홍성태 (상지대 교수, 정책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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