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 공정위 “중핵기업 출자제한+환상형 순환출자 금지 추진중”…재계 강력 반발

◇'환상형 순환출자 금지+중핵기업 출자제한' 추진=권 위원장은 8일 국가경영전략연구원 주최 강연에서 "현재 14개 대규모 기업집단 소속 343개 기업이 출총제 적용을 받고 있으나 대규모 기업집단(재벌) 계열사 중 일정 규모 이상의 핵심기업만 출자제한을 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며 중핵기업 출자제한제도 도입을 검토하고 있음을 공식적으로 밝혔다. 중핵기업이란 대규모 기업집단 중 출자집중도가 높은 핵심기업으로 삼성그룹의 경우 삼성전자,삼성생명,삼성에버랜드가 해당된다.

공정위는 중핵기업 출자제한 적용 대상을 현행 출총제와 같은 기준인 자산 총액 6조원 이상 대규모 기업집단(재벌) 소속 중핵기업으로 하려고 했지만 재계와 타부처의 반발 등을 고려해 자산 총액 10조원 이상 기업집단으로 완화하는 방안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권 위원장은 "자산 총액 10조원 이상 기업집단 소속으로 중핵기업 기준을 자산 2조원 이상 기업으로 올리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며 "이 경우에는 출자제한을 받는 기업이 20여개로 더 감소한다"고 말했다. 자산 총액 6조원 이상 재벌 기준으로 하면 규제 대상은 11개 그룹 30개 회사가 된다.

권 위원장은 새로 환상형 순환출자를 금지하는 방안도 밀어붙이고 있음을 내비쳤다. 환상형 순환출자란 A→B→C→A의 형태로 고리처럼 출자구조를 형성하는 것을 말한다. 권 위원장은 "새로 생기는 환상형 순환출자 규제를 막는 데는 큰 반대가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다만 기존의 환상형 순환출자를 해소하는 방안으로 강제매각,의결권 제한,세제 유인 등 여러 방법을 놓고 정부 부처간 이견이 큰 상황이다.

◇재계 "이중규제" 강력 반발=재계는 공정위가 중핵기업 출자제한 제도를 도입할 경우 이는 출총제를 유지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여서 환상형 순환출자 금지와 함께 이중족쇄가 될 것이라고 강력히 반발했다.

자유기업원은 반박자료를 내고 "공정위는 새로운 규정에 따를 경우 대상이 10분의 1로 크게 줄어 규제가 완화된다고 하지만 자산 2조원 이상인 중핵기업들이 그룹 내 출자 비중의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현실을 감안할 때 달라지는 게 없다"고 주장했다. 이승철 전국경제인연합회 상무는 환상형 순환출자 금지에 대해 "현대제철의 일관제철소사업과 같은 대규모 투자를 위해서는 계열사 출자가 불가피한데 이런 투자를 하지 말라는 것과 같다"며 출총제의 조건 없는 폐지를 강조했다.

손영옥 김찬희 기자 ch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