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일부 대기업들은 출자한도가 현행 순자산의 25%에서 40%로 확대된 것에 대해 의미를 부여하기도 했다. 하지만 또 다른 쪽에서는 여전히 실익이 없다는 냉랭한 반응을 보였다.
◇ "출자여력 증가는 다행".."실질적 혜택 없다" 냉담한 반응도
삼성그룹은 출자한도가 확대된 데 대해 의미를 부여했다.
삼성의 한 임원은 "재계는 출총제 폐지를 원했다"면서도 "출자한도가 40%로 확대된 것은 의미가 있다"며 "내부적으로 더 검토는 해봐야겠지만, 출자여력이 증가하게 돼 추가적인 투자가 가능하지 않겠는가"라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그는 특히 "사업확장으로 인해 경제활성화는 물론, 청년 실업 해소에 도움이 됐으면 한다"고 말하고, "실제 투자는 사업부별로 검토한 후 결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SK그룹도 비슷한 입장이다.
SK의 한 임원은 "(출총제가) 기본적으로 없어져야 할 제도이지만, 일부 조정이 되긴 했어도 완화된 측면에서 의미가 있다"며 "출자 한도가 늘어나면 그만큼 기업들로서는 여유가 있기 때문에 바람직한 것"이라고 했다.
SK의 다른 임원은 중핵기업 출총제 도입과 관련, "여전히 아쉬운 부분"이라면서 "SK그룹의 경우 자산 2조 이상으로 적용되는 계열사는 SK, SK텔레콤, SK네트웍스, SK인천정유 등 4개사인데, 이들이 회사의 주력 계열사로 대규모 투자도 대부분이 이들 4개사에 집중된다"며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반면 롯데그룹은 시큰둥한 반응이다.
롯데의 한 임원은 "우리로서는 별다른 의미가 없다고 본다"며 "다른 기업들이야 모르겠지만, 출총제 완화로 인해 실질적인 혜택을 볼 게 없다"고 잘라말했다.
현대차그룹은 조건없는 출총제 폐지에 비중을 두면서 기업하는 데 애로가 없었으면 한다는 원론적인 답변을 내놓았다.
◇경제단체는.. "안타깝다..기만행위"
전경련은 안타깝다는 입장이다.
하동만 전무는 "기업의 국제경쟁력를 높이고, 우리 경제의 최대 과제인 투자를 늘리기 위해 조건없는 폐지가 필요했다"면서도 "일부 완화된 측면이 있어서 그나마 다행"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 "일단 현 조건 하에서 경제활성화와 투자확대에 적극 노력하겠다"며 "향후 추가적인 논의과정에서도 폐지 입장을 관철시키도록 하겠다"며 폐지론을 유지했다.
대한상의도 섭섭함을 표시하면서 출총제 폐지에 대해 예측가능한 일정을 제시해달라고 주문했다.
이현석 상무는 "공정위 안보다는 개선돼서 다행"이라며 "다만 시장개혁 로드맵에 따라 조건없는 폐지를 주장했는데, 여전히 유지한다는 측면에서 큰 의미가 없다"고 평가절하했다.
그는 특히 "출총제 적용기업의 자산 기준을 3조원, 5조원 등을 늘릴 것 같으면, 그에 대한 예측가능한 일정을 제시해야 기업들도 나름대로의 준비를 할 수 있다"고 했다.
반면 자유기업원은 기업들을 기만하는 행위에 지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최승노 박사는 "말로는 규제완화를 한다고 해 놓고, 실제적으로 거의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어서 황당하다"며 "기업을 기만하는 행위로 말이 안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이어 "출자한도를 확대는 다소 의미가 있겠지만, 결국 그것도 정부 입장에서 명분을 유지한다는 차원에서 나온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절하했다.
박기수 기자 (blessy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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