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 “한국의 방송 反시장적”

한국 방송사들의 친시장성이 전반적으로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제 4회 자유기업원 전문가 좌담회 ‘우리나라 방송사는 시장친화적인가’(헤럴드경제 공동기획)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방송사들의 반기업적 및 반시장적인 경향이 많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시사프로그램 등에서 겉으로는 친시장적인 모습을 견제하고 있지만 동시에 시장경제사회의 주요한 산업인 방송사들이 시장의 성과를 외면할 수 없는 딜레마에 빠져 있다는 것도 지적됐다.

특히 KBS는 수신료를 받는 것 자체가 반시장적이며 점진적으로 민영화가 바람직하다는 의견이 주를 이뤘다. 김정호 원장은 공영방송을 민영화하는 것은 물론 방송사 설립도 신고제로 시청자의 선택에 의해 방송사의 성쇠가 결정되어야 하는 시장원리 적용을 강조했다. 안재욱 경희대 교수(경제학)는 “세 지상파 방송 중에서 MBC가 가장 반시장적인 경향이 많다”며 “최근 시작된 ‘뉴스 후’ 등에서 그런 경향이 심각하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한편 SBS는 시사프로그램에서도 사회책임보다는 개인책임을 강조한다는 면에서 시장친화적이며 반시장적인 요소가 가장 적다는 평가를 받았다. 심재철 고려대 교수(언론학)는 “상업방송으로서 아직 자기 정체성을 찾지 못했는데 보다 친시장적인 뉴스를 만들어 자신의 목소리를 낼 수 있고 영향력도 키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시장친화적인 방송을 위해 제도적 개선의 필요성을 지적했다. 안 교수는 방송사가 직접 기업과 거래하지 않고 한국방송광고공사를 통해 광고를 판매하는 현재 상황은 소비자인 기업을 존중할 인센티브가 없다고 비판하며 한국방송광고공사 폐지를 주문했다. 유일상 건국대 교수(언론홍보대학원장)는 “국내 제작 프로그램의 방영시간을 제한하고 있는 방송법 시행령 규정을 완화 또는 재조정해 편성의 세계화를 지향해야 한다”고 FTA와 시장개방에 따른 대책마련을 촉구했다.

오연주 기자(oh@herald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