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 책 펴내 ‘자발적 성매매 사회가 제지할 근거 없다’ 주장
여성계 “성매매 본질 외면…작가적 양심에 어긋나”
소설가 복거일씨가 성매매특별법이 “인간 본성에 대한 그릇된 가정에서 비롯되었다”며 “자발적 성매매는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를 입히지 않고 당사자들에게 아주 큰 이익을 준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자유주의를 신봉하는 보수우익진영의 이론가로 알려진 소설가 복거일씨는 최근 문학과지성사에서 발간한 책 <벗어남으로서의 과학>에서 ‘성매매에 대한 합리적 태도’라는 글을 실어 이렇게 주장했다. 이 책은 복거일씨가 2000년 이후 써온 글 30여 편을 묶어 펴낸 책이다.
복씨는 이 글에서 자유로운 개인들의 자발적 성매매를 옹호했다. 2004년 발효된 성매매특별법이 금전적 거래를 매개로 한 성적 서비스의 거래를 모두 불법화하고 있다.
복씨는 “자발적 성매매를 범죄로 규정하는 것은 자유주의의 근본원칙을 어기는 일”로 “이렇게 형평을 잃은 규정은 법의 권위와 정의의 내용에 손상을 끼친다”고 주장했다.
“형평잃은 성매매금지법, 법의 권위와 정의 해쳐”
복씨는 자발적 성매매는 “다른 사람들에게 뚜렷한 해를 끼치지 않기 때문에, 만일 범죄로 규정된다면 성매매는 ‘피해자 없는 범죄’에 속한다”고 주장했다.
복씨는 자발적 성매매의 필요성을 인간의 성욕과 이에 대한 통제의 역사를 통해 접근한다. 복씨는 “성욕은 생명의 본질에서 나온 핵심적 욕망이므로 그 것은 개인들이 의지로 통제하기 어렵고 사회가 깔끔하게 정리할 수 없다”며 “성매매의 사회적 금지는 우리 사회의 기본원리인 자유주의에 어긋난다”고 주장했다. 복씨는 다른 사람의 자유를 침해하지 않는 행위에 대해 사회가 제약할 논리적 근거는 없다는 논리를 펼쳤다.
복씨는 이 글에서 성매매가 결혼제도를 위협하는 제도가 아니라 오히려 보완하는 제도라는 주장을 했다.
복씨는 “사회에서 성욕을 해결하는 기구는 결혼이지만, 결혼이 성욕을 늘 만족스럽게 해결하는 것은 아니다”며 “성적 활동이 가장 왕성한 10년 동안 사람들은 결혼의 혜택을 누리지 못하고 다른 방식으로 성욕을 해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래서 복씨는 “결혼이 해결하지 못하는 많은 부분을 메워주는 것이 성매매”라며 “유동인구의 증가, 도시의 발달, 빈부 격차의 심화는 성매매의 필요성을 급격히 늘린다”고 주장했다.
“성매매와 결혼은 거래라는 측면에서 본질적 차이 없어”
복거일 씨는 글에서 성매매와 결혼 사이에 본질적으로 차이가 없다는 논리를 펼쳤다. 복씨는 “거래라는 측면에서 성매매와 결혼 사이에 크게 다른 점은 없고 성매매는 일회적 거래이고 결혼은 장기적 거래라는 점이 차이”라며 “자발적 성매매를 보호하고 사회적 편견을 줄여서 결혼이라는 기구 안에서 성욕을 해결하지 못한 시민들이 최소한의 비용과 위험을 지면서 성매매를 통해서 성욕을 해결하도록 도와야 한다”고 주장했다.
복씨는 성매매특별법으로 인한 “성매매 금지가 필연적으로 조직범죄를 낳고 성 노예의 양산을 부추긴다”며 결국 성매매로 생계를 꾸려가는 여성들을 더욱 빈곤으로 내몰았다고 주장했다. 복씨는 “사회가 해야 할 일은 모든 성매매가 자발적 거래이며 매춘을 강요받는 사람들이 없도록 하는 일”이라며 “실제적 조치로 중요한 것은 매춘부들을 기업가들로 대접해서 마음놓고 사업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고 대안을 제시했다. 복씨는 구체적 사례로 헝가리와 네덜란드를 언급하며 성매매를 합법화해서 공적 관리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여성계 “여중생 성매매에서 나타나듯 직업있고 가정있는 남성이 대부분”
복씨의 주장에 대해 성매매특별법을 옹호해온 여성계는 “고려할 가치도 없는 주장”이라고 무시하거나, “작가적 양심에 어긋나는 주장”이라고 비판했다.
정미례 성매매 문제해결을 위한 전국연대 공동대표는 26일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성매매의 본질을 외면한 채 성매매에 대한 자신의 판타지만 가지고 얘기하는 것은 작가적 양심이 아니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성매매특별법은 인간의 기본욕구인 생물학적인 성욕을 부정하거나 통제하는 법이 아니다”며 “여성의 몸을 돈주고 사는 것을 산업화해서 범죄를 저지르는 것을 막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 대표는 최근 벌어진 여중생 성매매 사건의 경우도 경찰에서 소환조사를 받은 이들이 대부분 직업이 있고 가정이 있는 남성들이었다는 점을 들어 이른바 ‘성적 약자’를 위해 성매매가 필요하다는 주장을 일축했다.
복씨 “매춘 옹호가 아니라 이를 금지하기위한 시도를 비판한 것”
한편 새로 펴낸 자신의 책에서 성매매를 옹호하는 글이 언론에 알려져 화제가 되자, 복씨는 “나의 글은 매춘을 옹호하는 것이라기보다 매춘은 나쁜 것이지만 이제껏 이를 억지로 금지하기 위한 여러 시도보다 덜 나쁜 것”이라고 <한겨레>와의 전화통화에서 해명했다. 복씨는 “매춘의 (필요악적) 성질은 윈스턴 처칠이 민주주의에 대해 말한 것과 마찬가지다”라며 “매춘을 억제하면 더 지저분해진다. 매춘을 금지하기 위한 인류 역사상 시도는 실패해 오지 않았나”고 되물었다.
복씨는 “성매매특별법은 금전적 거래가 수반되지 않는 자발적 성적 관계를 문제삼지 않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왜 금전적 거래를 불결하게 생각하느냐”며 “자유로운 연애로 만나서 성적 요구를 해결할 수 있게 내버려두자면, 어떻게 모든 사람이 다 걸프렌드나 보이프렌드를 만나서 다 해결하나? 현실성이 낮은 일방적 주장”이라고 말했다.
복씨 “성매매 단속 경찰력을 성범죄 해결에 돌려라”
복거일씨는 지난 2005년 4월에도 전경련 산하 자유기업원 홈페이지에 ‘성매매 금지에 대한 성찰’이라는 글을 올려 “성매매 금지는 우리 사회의 기본 원리인 자유주의에 어긋나는 전체주의 조치”라고 주장한 바 있다. 복씨는 지난해 9월에는 “성범죄자에 더 엄격히 대응하라”라는 칼럼을 한 일간지에 실어 “성매매의 금지는 전적으로 그른 정책”이라며 “현재 성매매의 단속에 들이는 자원을 성범죄들의 해결에 전용하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한겨레> 온라인뉴스팀 구본권 박주희 기자 hop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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