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사회시민회의(공동대표 박효종)가 5일 서울 종로구 원남동에 위치한 바른사회 회의실에서 주최한 ‘공공부분 다이어트로 2만불 허들 넘기-민영화가 해법이다’ 정책토론회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금융, 방송, 주택 등 분야별 민영화만이 선진화를 이끌 수 있다고 강조했다.
현진권“비대한 공공부분 굶겨야 한다”
이날 주제발표에 나선 아주대 경제학과 현진권 교수는 “공공부문은 민간경제가 하지 못하는 역할을 담당했으나 비대해짐으로써 민간경제의 경쟁력 강화에 오히려 역행하는 폐단을 낳았다”고 지적했다.
현 교수는 “특히 노무현 정부의 정책기조인 ‘분배·형평·균형·복지’ 등을 위해 정부기능이 강화되면서 공공부분 팽창이 야기됐다”면서 “규제강화의 경우 공공부분이 커지는 수단이 되어 과거 어느 정부보다 공공부분 팽창이 빨랐다”고 문제삼았다.
그는 “그러나 규제와 감독 및 감사강화를 통해 공공개혁을 이루려는 정책방향은 근본적으로 잘못된 접근법”이라며 “감독을 다시 감독하고 또 다시 감독의 감독을 감독해야 하는 모순의 악순환 속에서 공공부분이 더 커지는 폐단만 낳았다”고 비판했다.
현 교수는 공공부분 비효율의 예로 ▲불필요한 국내외 지사 운영(대한지적공사 한국방송광고공사 한국수출보험공) ▲상위직이 팽창하는 비효율적인 인력활용 (한국원자력 안전기술원 한국감정원 인천국제공항공사 대한주택보증주식회사) ▲논리 없는 예산팽창 (에너지 관리공단 중소기업진흥공단 한국시설안전기술공단 한국석유품질관리원)등을 제시한 후 “홉스의 ‘리바이어던’(Liviathan)에 나오는 괴물같은 공공부분의 비효율적 팽창은 굶겨야 한다”고 진단했다.
이어 그는 “한국이 선진국으로 진입하기 위한 가장 첫째 조건이 공공부문 개혁”이라고 강조한 뒤 “공공부문의 효율성, 생산성 제고 등과 같은 개혁을 위해서는 민영화가 유일한 해답인 만큼 차기정권은 취임 후 6개월 이내 민영화에 대한 구체적인 전략을 발표하고 5년 동안 꾸준히 추진해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뒤이어 각 부분별 공공개혁에 대해 토론한 전문가들은 “민간을 위축시키고 경쟁과 개방에서 빗겨 선 공공부분의 방만한 운영은 소비자에게 피해를 주고 있다”며 조속히 민영화를 실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진영 “정치적 중립성 유지 못한 KBS 민영화, 현실적 대안”
건국대 경제학과 김진영 교수는 KBS 민영화와 관련, “KBS의 광고 수입은 경쟁 방송사와 비슷하거나 오히려 높은 수준임에도 수신료라는 ‘손쉬운’ 재원조달방안으로 시장규율에서 벗어난 방만한 운영의 여지가 있다”며 “더욱이 KBS는 광고의존도가 50%에 달하는 등 상업방송에 가까운데도 수신료를 받는다는 이유로 공영방송으로 분류하다는 건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수신료를 받기 때문에 정치적 중립성을 유지한다는 믿음을 갖고 있지만 KBS 수신료납부거부나 시민단체의 소송제기는 진정한 ‘공영성’을 갖지 못했다는 반증”이라면서 “KBS 민영화는 결국 잘못된 과거의 관행을 바로잡음으로서 방송시장의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는 조치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KBS 민영화로 ‘독점 사기업’이 탄생하는 것도 아니므로 소비자에게 돌아가는 부작용을 없을 것”이라고 전망하며 “민영방송도 공공성 있는 방송공급이 가능한 만큼 시청자들에게 시청선택권 또는 수신료거부권을 주어 정치적 중립성을 강제하지 않는 한 KBS 민영화는 현실적 대안이다”고 말했다.
최승노 “주공, 토공 통폐합은 정치적 임시처방”
자유기업원 최승노 대외협력실장은 “공기업인 주택공사를 토지공사와 통폐합하더라도 비대화에 따른 폐해는 여전하므로 무의미하다”면서 “주공의 역할과 경영은 민간기업과 경합관계에 있고 특수한 지위를 활용해 민간기업 역할을 위축시키고 있는 상황에서 토공과 통폐합하는 것은 정치적인 임시처방이기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최 실장은 “정부가 민간기업을 대체하고 시장을 대신함으로서 경제 활력이 떨어지고 정부의 비효율적 개입에 의한 부작용이 커지고 있는데 그 대표적 사례가 부동산 분야이며 그 중심에 주택공사가 있다”며 “양 기관을 통폐합하더라도 두 기관의 불필요한 업무가 사라지지 않으므로 이같은 기능 조정이라는 미봉책으로는 본질적인 구조조정과 경제 활성화를 꾀할 수 없다”고 꼬집었다.
그는 “주택은 공공재가 아니며 공익사업도 시장을 통해야만 효율화될 수 있는 바 주공 민영화는 시대적인 요청”이라고 강조한 뒤 “주공은 “국민임대주택건설이나 주거환경개선사업 등 주거복지기능을 맡고 있기 때문에 공기업이어야 한다”고 주장하나 모든 선진국이 시장 기능에 맡기고 있는 상황에서 민영화가 공공성을 훼손한다는 것은 이기주의에 불과하다“고 반박했다.
최창규 “정부, 겉으로만 민영화 외치면서 금융산업 지배권 유지하려 꼼수”
명지대 경제학과 최창규 교수는 금융공기업 민영화에 대해 “정부가 통제와 간섭을 지속, 성장산업중 하나로 육성해야 할 금융산업을 발전을 가로 막고 있다”면서 “개방화 시대에 금융산업을 정부가 직접적으로 주도하는 형태로는 세계적인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려울 뿐 더러 결과적으로는 기업의 발전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최 교수는 “특히 말로는 민영화를 외치면서도 실제적으로 민간 인수주체가 없도록 하기 위해 금산분리 원칙을 내세워 국민연금을 통해 금융산업에 대한 지배권을 유지하려는 정부의 태도는 국민들의 눈을 속이는 얄팍한 꼼수일 뿐”이라며 “최근 국내은행에 투자한 외국인들이 엄청난 수익을 올리면서 국부유출 논란이 발생한 것도 결국 국내 산업자본의 은행소유를 원천적으로 배제한 상태에서 외국인에 넘기도록 방치한 정부에 상당한 책임이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그는 “정부가 직접 소유하거나 혹은 간접적으로 지배하는 각종 금융기관들의 금융공기업의 민영화를 지연하거나 편법으로 우회하고자 하는 행위를 지양돼야 한다”면서 “금융공기업들을 실질적으로 민영화하는 동시에 금산분리 원칙을 재고하여 우리 금융산업이 세계적인 경쟁력을 가질 수 있게 해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한편 명지대 사회과학대 조동근 학장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정책토론회는 아주대 경제학과 현진권 교수, 건국대 경제학과 김진영 교수, 자유기업원 최승노 대외협력실장, 명지대 경제학과 최창규 교수 등이 참석했다.
변윤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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