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 “경제, 지표따로 현실따로”

시민단체인 바른사회시민회의(대표 노부호 서강대 교수)는 13일 오후 바른사회 대회의실에서 ‘한국 경제 베일 벗기기-좋은 통계 속에 감춰진 나쁜 현실’이라는 주제로 정책토론회에서 이같이 주장했다.

발제자로 나선 강석훈 성신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참여정부의 공과가 반영된 종합주가지수 및 수출증가율, 경상수지 흑자, 경제성장률 등에서 참여정부가 제시한 성적표를 그대로 받아들이기가 쉽지 않다”고 주장했다. 그는 주가 상승은 세계적인 자산 인플레이션의 수혜를 입은 점, 경상수지 흑자는 투자증가율에 감소에 따른 요인이 크다는 점, 수출증가율은 세계 수출에서 한국 수출의 비중이 줄어들고 있다는 점, 경제성장률은 결국 한국의 GDP 순위가 13위로 하락했다는 점 등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자유기업원에 따르면 현재의 주가 상승은 풍부한 유동성에 기반을 둔 세계적인 자산 인플레이션 성격이 강한 것으로 지적됐다. 우리나라 주가가 160% 상승하는 동안 독일이 191%, 벨기에 171%, 덴마크는 171% 올랐고, 신흥 공업국인 러시아 362%, 인도 315%, 브라질 396%를 각각 기록했다.

수출은 수출 규모 증가에도 세계 수출시장 내 한국 비중은 지난 2004년 2.79%를 정점으로 2년 연속 하락해 2006년에는 2.70%에 그쳤다. 이는 수출 호황 국면이 전 세계적인 현상이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경상수지 흑자의 경우에도 한국 경제의 구조상 투자와 소비 부진에 따른 자본재수입이나 소비재수입 감소 현상을 반영한 측면이 크고, OECD 국가 중 9위를 기록한 연평균 경제성장률은 한국 GDP의 세계 순위 하락(10→13위)을 감안할 때 낙관적인 현상이 아니라는 게 강 교수의 주장이다.

강 교수는 “정부가 적극적으로 제시한 지표 외에 소득분배 악화, 실질 사업소득 감소, 조세와 사회보장기여금의 큰 폭 증가 등을 보여주는 지표들도 적지 않다”며 “특히 소득분배 상태의 변화를 보여주는 ‘소득 5분위 배율(상위 20% 소득점유율/하위 20% 소득점유율)’은 2003년 7.23에서 지속적으로 상승해 2006년에는 7.64까지 올랐다”고 말했다.

그는 “이제는 관념적인 지향점의 옳고 그름을 논하기보다는 이러한 관념하에서 나타난 한국 경제가 어떤 모습이고, 왜 이러한 모습을 보이게 됐으며, 향후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를 차분히 논의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날 심포지엄은 참여정부의 분배지향적.평등지향적 경제정책이 급변하는 경제환경하에서 과연 적절한 선택이었는가에 대한 논란이 많은 가운데 참여정부가 제시하는 각종 경제성적표의 의미를 재해석해보고, 참여정부가 제시하지 않은 과목들의 경제성적표도 추가적으로 검토하기 위해 마련됐다.

양춘병 기자(yang@herald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