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 한국 경제자유,‘규제’에 발묶여 제자리걸음

한국의 경제자유수준이 점차 개선되고 있지만 세계 32위 수준으로 아직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노동부문은 ‘낙제점’ 수준인 것으로 조사됐다.

자유기업원(원장 김정호)은 5일 캐나다 프레이저연구소, 미국 케이토연구소 등 세계 72개 자유주의 연구기관과 공동으로 발간한 ‘2007 전세계 경제자유’ 보고서를 발표했다.

‘2007년도 전세계 경제자유’는 1980년에서 2000년까지 5년 단위 자료와 2001년부터 2005년까지의 매년 경제자유지수에 대해 분석한 자료를 포함하는 보고서. 경제자유지수는 정부 규모, 재산권 보호, 통화 건전성 , 무역 자유, 시장 규제(금융 노동 기업규제 평균) 등 크게 5개 항목을 10점 만점으로 점수화했으며 당해 연도의 통계치만을 이용했기 때문에 해당연도의 경제자유 수준을 정확히 반영하는 수치다.

자유기업원은 “2005년 기준 한국의 경제자유지수는 7.3점(10점 만점)으로 전세계 141개국 가운데 32위 수준”이라며 “이는 경제자유지수 조사가 시작된 1980년 이후 최고점”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자유기업원은 “점수의 상승과는 달리 세계 순위는 쿠웨이트, 카자흐스탄, 몰타, 슬로바키아, 아르메니아 등과 함께 공동 32위를 차지해 2001년 34위를 기록한 이후 제자리를 맴돌고 있다”면서 “그만큼 규제개혁 등 상대적인 개선이 미흡하다는 의미”라고 지적했다.

자유기업원은 2004년 6.3점과 5.8점이었던 재산권 보호와 시장규제 항목이 2005년엔 7.2점과 7.0점으로 큰 폭으로 상승하면서 경제자유지수가 최고점을 기록했다고 분석했다.

1980년 이후 줄곧 선두를 달린 홍콩이 8.9점으로 경제자유지수 1위를 차지했고 뒤이어 싱가포르가 8.8점으로 5년째 2위를 기록했다. 그 외 뉴질랜드(8.5점) 스위스(8.3점) 미국(8.1점) 등의 순이었다.

이와 함께 브릭스(BRICs) 국가들의 경제자유지수는 꾸준히 성장세를 기록했다. 2005년 역시 전년인 2004년에 비해 경제자유지수가 모두 상승해 경제 성장의 배경에는 경제자유의 개선이 크게 자리 잡고 있음을 입증했다.

자유기업원은 한국의 경제자유지수를 크게 떨어뜨리는 부문으로 노동부문을 지적했다. 한국은 노동규제 항목에서 5.8점을 받아 74위에 그쳤다. 노동 규제의 세부항목 가운데 ‘고용과 해고에 관한 규제’는 4.7점을 받았고 ‘정리해고 비용’은 1.7점을 받아 한국에서 탄력적으로 인력을 운용하기가 매우 어렵다는 점을 시사했다.

이에 비해 경쟁국들의 정리해고 비용은 미국 10점, 홍콩 8.8점, 일본 8.0점, 영국 6.9점으로 나타나 한국보다 인력을 훨씬 탄력적으로 운용할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자유기업원은 “세부적으로 주요국가 5개 분야별 경제자유지수를 비교해보면 한국이 노동 규제부문에서 월등하게 낮은 점수를 기록하고 있는데 이는 한국 노동시장의 경직성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효율적인 인력운용이 기업 경쟁력의 핵심이 되는 지금 한국의 기업들은 마음놓고 뛸 수 있을 지 의문”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변윤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