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은 국토의 10%가 건물ㆍ도로ㆍ공장 등 도시적인 용지로 쓰이고 있다. 한국의 6.3%보다 훨씬 높다. 덕분에 영국 국민은 집ㆍ공장ㆍ사무실 터를 구하지 못해 한국만큼 아우성치지 않는다. 가용 토지를 늘리기 위한 방법을 찾아보았다.
◆ 개발 가능 용지 파악부터
= 정부는 개발 가능한 땅을 파악하고 있다. 이를 위해 계획관리지역으로 지정하고 있으나 지지부진하다. 겨우 12개 시ㆍ군만이 작업을 완료했다.
박헌주 주택도시연구원장은 "이 작업은 반 년이면 충분하고 아무리 길어도 1년 안에 끝낼 수 있다"며 "국토의 7%만 계획관리지역으로 확보해도 부족한 땅 문제는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고밀도=친환경' 캠페인
= 같은 면적 토지라도 건물을 높게 올리면 훨씬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 고밀도 도시 장점이다. '저밀도=친환경'은 오해다. 저밀도 도시는 사람들이 넓은 지역에 흩어져 살기 때문에 자동차 이용을 부추겨 환경
오염을 심화시키고 공동체 형성을 어렵게 만든다.
반면 고밀도 도시는 통합적인 도시계획으로 에너지 효율을 높이고 자원을 적게 소비하고 오염을 최소화한다.
◆ 주택공급 목표 정하라
= 박헌주 원장은 "새 정부가 집권 후 1년 내에 1인당 국민소득 2만달러에 맞는 주택공급 목표를 내놓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영국과 일본은 국민소득 2만달러 때 주택 수가 인구 1000명당 385가구였으나 한국은 285가구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목표를 정하고 그에 걸맞은 택지를 확보하라는 주문이다.
◆ 그린벨트에 친환경 별장 허용
= 김정호 자유기업원 원장은 "그린벨트 개발에 국민적인 공감대를 얻기 힘들다면 우선 러시아의 '다차' 같은 중산층용 별장부터 허용하자"고 제안했다. 김 원장은 "러시아에서는 중산층이면 누구나 다차를 소유할 수 있다"며 "그린벨트만 잘 활용하면 휴일이면 갈 곳을 찾지 못하는 한국 중산층도 별장에서 새로운 삶을 즐길 수 있다"고 말했다.
◆ 지역균형기금 조성 필요
= 땅이 부족한 수도권에서 규제를 풀어 가용 토지를 공급하면 지방의 반발이 걱정된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역균형기금을 조성하자는 게 김용창 서울대 지리학과 교수 아이디어다.
김 교수는 "중앙정부가 개입하지 말아야 한다"며 "수도권 정부가 지방 정부에 직접 재원을 전달해야 지방ㆍ수도권 간 갈등을 조정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 지방정부에 권한 이양하라
= 김정호 원장은 "토지 공급 권한은 지방정부에 이양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원장은 "토지 공급을 지방에 맡기면 동네 주민들에게 맞는 녹지가 조성되고 택지가 공급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방 정부에 맡기면 난개발이 염려된다'는 주장에 대해 김 원장은 "난개발은 지자체 스스로 부담"이라며 지나친 걱정이라고 일축했다.
[김인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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