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정부’에 298개 공공기관 구조조정
신규채용 기피·연기 사례 속출 ‘좁은 문’
공공부문에 취업한파가 몰아닥칠 조짐이다.
이명박 정부가 부처 통폐합 조치에 이어 298개 공공기관에 대해서도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예고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공공기관 사이에 신규채용을 기피하거나 채용시기를 연기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21일 “부처 통폐합 여파로 잉여인력 해소가 최대 현안으로 등장하면서 공공기관들도 민영화와 통폐합, 기능 재편이 불가피한 상황”이라며 “이에 따라 당분간 공공부문 전반의 취업난이 심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특히 민영화와 통폐합 대상으로 지목되는 공기업들은 신입사원 채용 여부조차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 한국토지공사는 작년 상반기에 130명을 뽑았으나 올해는 하반기로 미뤘다. 토공 관계자는 “통폐합, 민영화 등의 이야기가 나오는 만큼 신입사원 채용은커녕 오히려 구조조정을 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대한주택공사도 작년에 170명을 채용했으나 올해는 두자릿수에 불과할 것으로 보고 있다. 주공 관계자는 “직원 증원을 정부에 요청할 분위기도 아니고, 요구한다고 해서 받아들여질지도 불확실하다”고 밝혔다. 코레일은 작년에 모두 883명을 뽑았으나 아직 올해 계획조차 세우지 못하고 있고, 인천국제공항공사도 사정이 비슷하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국책금융기관들도 파장이 만만치 않을 듯하다. 현재 산업은행과 기업은행은 민영화 대상으로 지목됐고, 신용보증기금과 기술신용보증기금 등도 유사기능 재편 대상으로 거론되고 있다.
기신보 관계자는 “작년 상반기와 하반기에 모두 80명을 뽑았으나 올해에는 채용 시기와 규모가 아직 정해지지 않은 상태”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이명박 정부가 집권 5년 동안 공기업을 절반 이하로 줄여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와 주목된다.
자유기업원은 이날 ‘작은 정부로 가는 민영화 과제’ 보고서에서 298개 공기업(공공기관 포함)에 대한 민영화 타당성 여부를 검토하고 추진과제를 설정해 포괄적이고 상시적으로 추진해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주춘렬·김수미 기자 cljo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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