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국 60년을 힘차게 달려온 대한민국에 선진국 도약은 앞으로 60년 동안 포기할 수 없는 목표다. 지난 60년이 버거웠지만 앞으로 가야 할 60년은 더 힘들 수 있다. 우리가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새로운 일들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의 경제상황은 우리의 미래가 장밋빛만은 아니라는 점을 보여주고 있다. 경제성장률은 하락하고 물가는 치솟는다. 경제가 성장해도 고용이 늘지 않아 일자리를 찾지 못하는 사람들이 애를 태우고, 외국인 직접투자(FDI)도 줄어드는 추세다. 그러나 경제 전문가들은 우리가 해낼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전문가들은 한국경제가 선진국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성장동력의 확충, 글로벌 경제에 적극 참여, 고급 인력의 확보, 사회적 자본의 육성, 국제사회 기여 확대 등 5대 과제를 달성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①잠재 성장능력을 높이자
현재 우리나라의 잠재성장률(물가상승 없이 경제가 성장할 수 있는 여력)은 4% 후반 수준이다. 그러나 이 정도의 잠재성장능력으로는 고령화 사회, 남북통일 시대 등 우리 경제가 앞으로 짊어질 부담을 감당할 수 없다.
현대경제연구원 김주현 원장은 "잠재성장능력을 6~7% 수준으로 끌어올리지 않으면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회원국 중 1인당 국민소득이 3만달러가 넘는 '우등생 클럽'에 진입할 수 없다"고 못박았다. 이를 위해서는 내수 살리기가 최우선 과제다. 중소기업 중심의 부품·소재 등의 산업을 육성하고 금융·의료 등 서비스업도 강화해야 한다. 우리가 경쟁력을 갖고 있는 IT(정보통신)역량이 접목된 산업을 해외시장에 진출시켜 수출을 확대해야 한다.
②글로벌 경제의 허브가 되자
삼성경제연구소 정구현 소장은 "새롭게 등장할 '이머징 마켓(신흥시장)'을 놓고 다국적 기업이 중심이 되어 무한경쟁이 벌어지고 있다"며 "이같은 글로벌 경제 메커니즘 속에서 핵심인 '바퀴축(herb)'이 되어야지 변방인 '바큇살(spoke)'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바퀴축이 되기 위해서는 중국을 포함한 아시아 신흥시장 등을 공략할 수 있는 국내기업을 육성하거나 해외기업을 한국에 유치하는 등 글로벌 전략을 세워야 한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채욱 원장은 "외국인 직접투자 유치를 위해 경제자유구역에서 외국인을 위한 질 높은 의료·교육 환경을 보장하고, 세금감면과 행정절차 간소화 조치도 해 줄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③최고급 인재를 확보해야
모든 일은 결국 사람이 하는 것이다. 남다른 경제 성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뛰어난 인적 자원을 가져야 한다. 한국경제연구원 김종석 원장은 "교육개혁을 통해 고급 인적 자본을 축적해야 한다"며 "공교육 부실, 사교육 과잉 등 막대한 재원을 퍼붓고도 선진국에 비해 경쟁력 없는 학생을 내놓는 교육현실부터 바로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국내에서 구할 수 없는 인재는 해외에서 불러야 한다. 인종과 민족을 가리지 않고 고급 인재를 유치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자유기업원 김정호 원장은 "해외인력 수용을 위해서는 단일민족이라는 낡고 좁은 관념에서 벗어나야 한다"라고 말했다.
④사회통합 위한 인프라 구축
선진국으로 가는 과정에서는 사회적 갈등도 커지게 마련이다. 따라서 상호신뢰와 법규범 준수 등 사회갈등을 제거하고 경제적 효율성을 높이는 눈에 보이지 않는 '사회적 자본' 육성이 필수적이다.
이 같은 사회적 자본은 해외에서 수입할 수 없으므로 우리 스스로 노력해 얻어야 한다.
LG경제연구원 김주형 원장은 "모든 분야에서 '열려있고, 투명하고, 공정한 나라'가 돼야만 한다"라고 말했다.
공정한 경쟁 시스템, 엄정한 법 집행, 지도층의 솔선수범, 균등한 기회 제공, 패자부활 기회 부여 등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⑤국제사회에 더 기여하자
우리나라는 세계 13위의 경제능력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국제사회 기여는 낮아, 국가 브랜드 이미지가 높지 않다.
한국개발연구원(KDI) 현정택 원장은 "후진국이나 개도국의 공무원 등에게 우리나라의 경제개발 경험을 전수해 주고 관계를 유지할 경우 국가 이미지 개선과 글로벌 인맥 확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을 수 있다"고 권고했다. 김주현 현대경제연구원장은 "아시아, 아프리카의 오지 국가에 가서 상하수도 시설을 갖춰주는 봉사활동을 벌이면 큰 돈을 들이지 않고도 국가 브랜드, 대외 이미지를 개선할 수 있다"고 말했다.
[금원섭 기자 capedm@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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