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자유주의 파도를 타고 한국에서 뿌리내리고 있던 하이에크와 밀턴 프리드먼의 자유주의 이론을 신봉하는 시장경제학자들이 깊은 고민에 빠졌다. 미국발 금융위기로 시장에 대한 정부 개입을 강조한 '케인즈 주의'가 부활하기 시작했기 때문.
22일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 동문회관에서 시장경제연구소인 자유기업원이 주최한 'Freedom dinner'는 국내 신자유주의자들의 고민을 엿볼 수 있는 자리였다. 이날 행사에는 자유기업원 김정호 원장을 비롯해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부설연구소인 한국경제연구원 김종석 원장, 한국하이에크소사이어티 대표인 민경국 강원대 교수 등 대표적인 국내 신자유주의자들이 모였다.
김정호 원장은 "자유주의와 사회주의의 경쟁시대는 이미 끝났지만 케인즈와 하이에크의 싸움이 다시 시작됐다"는 말로 신자유주의가 도전에 직면했음을 설명했다. 그는 "이명박 대통령이 당선됐을 때만 하더라도 우리가 주장하던 것을 실행에 옮기는 정부가 탄생해 우리는 더 할일이 없을 것이라고까지 생각했다. 그러나 복병을 만났다"며 "미국 리먼브라더스 도산으로 인한 금융위기로 신자유주의가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됐다. 케인즈가 부활하고 있다. '시장의 실패'라는 말이 나오기 시작했다. 신자유주의 모순이 누적돼 이런 사태가 발생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작은 정부 대신 큰 정부로 나가야 한다는 의견이 계속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김 원장은 '신자유주의의 실패, 시장의 실패'란 주장에 대해 "정부 실패가 시장에서 나타난 것"이라며 반박했다. 그는 "사태의 본질은 시장이 잘못된 게 아니라 미국 정부가 금리를 5.25%에서 1%~2%로 낮춰 달러가 넘쳐나게 되면서 집값과 물가가 치솟았기 때문이다. 집값이 폭락한 후 문제가 시장에서 나타났지만 발단은 통화관리를 잘못한 미국 당국 책임"이라며 "이 사태는 시장 실패가 아니라 정부 실패로 봐야한다. 하이에크와 프리드먼이 옳았다는 것을 계속 증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원장은 "영국 대처 총리와 미국 레이건 대통령이 없었다면 프리드먼과 하이에크가 뿌리내리지 못하고 하나의 이론으로만 머물렀을 것"이라며 위기국면을 타개하고 신자유주의가 자리잡기 위해선 현 정부의 역할이 크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나 김 원장은 정부가 경제침체를 돌파하기 위한 대책으로 내세우는 4대강 정비 등 사회간접자본 (SOC: Social Overhead Capital) 투자에는 걱정을 내비쳤다. 그는 "정부가 실패했다면 정부 개입을 그만두고 민간기업 활성화에 집중하는 게 해답"이라며 "SOC투자 논란이 일고 있는데 과거 양양국제공항같은 투자가 나와선 안된다. 일자리 만든다며 쓸데없는 투자로 돈을 뿌릴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김종석 원장은 "좋은 세상 만난 줄 알았는데 한국이 경제위기로 어려워졌다"면서도 "기업과 은행이 무너져 당황스럽게 만들었던 10년 전 외환위기와는 달리, 지금은 기업과 은행이 튼실하고 안정적이다. 위기를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독려했다.
강필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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