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국가교육척결 국민연합, 전교조 명단 공개와 담임 거부 운동
자유기업원 “민주화투쟁 몰입…가르침 택한 미국 교사노조 배워라”
보수우파가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에 대한 전방위 공세를 펼치며 ‘전교조 압박’에 나서고 있다.
반국가교육척결 국민연합(상임대표 이상진·이하 국민연합)이 소속 교사에 대해 ‘담임 거부 운동’을 펼치겠다고 밝힌 데 이어 자유기업원(원장 김정호)이 보고서를 통해 “미국과 달리 한국의 전교조는 학생을 교육민주화 투쟁에 참여시키고 있다”고 비판한 것.
최근 학업성취도 평가 거부와 관련해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반전교조’ 움직임이 가속화될 경우, 적지 않은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국민연합은 27일 서울 중구 태평로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교조 교사 담임 거부 운동’을 선언할 예정이다.
국민연합은 뉴라이트전국연합과 북한민주화포럼, 국민행동본부 등 20여개 보수우파 단체들이 결성한 단체다. 교육의 자율화와 경쟁력 제고를 위해 ‘조직 이기주의와 친북좌파적 역사관을 가진 반국가단체인 전교조는 해체돼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특히 전교조의 영향력을 줄이기 위해 지난해 12월에는 국민연합 홈페이지를 통해 서울지역 초·중·고교의 전교조 소속 교사 4663명과 경남 양산지역 전교조 소속 교사 267명의 실명 및 근무학교 등을 공개해 논란이 일기도 했다.
국민연합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전교조 교사 286명의 명단을 추가 공개하고 ‘전교조 담임 배제’의 정당성을 학부모들에게 호소한다는 계획이다.
이같은 움직임에 대해 전교조측은 “교육을 우편향시키려는 정치적 의도가 다분하다”라고 반발하고 있으나 ‘전교조의 편향 교육을 막기 위한 학부모들의 자구책’이라는 게 국민연합측의 주장이다.
국민연합은 “민주주의 대안이라고 떠들던 전교조는 스승의 자리를 버리고 노동자를 자처했다. 이들은 이미 권력화 되어 버린 조직의 힘으로 학교운영을 갈등과 파탄으로 몰아 학교에서 잠자고 학원에서 공부하는 교육풍토를 만들어 냈다”며 1,2차 명단을 각급 학교에서 ‘안티 전교조 운동’을 벌이겠다고 밝혔다.
국민연합 이계성 공동대표는 “전교조 담임 만나면 대학진학이 어려워진다며 학부모들이 신학기에 만나면 ‘그 집 아이 담임 전교조 아니냐’고 묻는 것이 인사가 됐다. 전교조 교사조차 전교조 담임을 기피하고 있을 정도”라며 “전교조 담임거부운동은 학교 개혁 운동의 첫걸음”이라고 강조했다.
자유기업원은 26일 ‘학습평가를 저지하는 전교조와 협조하는 미국교사노조’라는 제하의 보고서를 발간하고, 전교조의 정치투쟁을 문제삼았다.
자유기업원은 “미국의 교사노조는 국가차원의 학습평가를 받아들이고 교육개혁에 적극 동참했지만, 전교조는 학습평가를 저지하고 학생을 교육민주화 투쟁에 참여시키는 차이를 보이고 있다”며 “이는 가르치는 일자리 자체를 지키기 위해 단결한 미국의 교사노조와는 다른 점”이라고 지적했다.
자유기업원은 전교조의 창립선언문은 이러한 성향을 반증한다고 꼬집었다. 민주화(12회), 민족(8회), 역사(6회), 독재권력(5회) 등 정치적 용어를 사용해 소비자인 학생과 학부모보다 생산자인 교사를 우선하는 동시에 ‘교육민주화 투쟁’에 나서겠다는 명백한 의도를 나타내고 있다는 분석이다.
자유기업원은 “1987년 전국단위 시험제도를 도입한 미국은 교사노조 뿐만 아니라 교장·교감 노조도 존재하기 때문에 정부의 교육개혁이 이중삼중으로 저항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실제로는 어떠한 집단 반발도 없었다”면서 “뉴욕시의 경우에는 학교가 어떻게 가르치고 있으며 학생들이 얼마나 공부했는지가 설명하는 ‘시험결과 보고서’를 기초로 부실학교, 무능교사를 퇴출시키고, 우수교사를 포상하는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자유기업원은 “미국은 ‘학교는 교사를 위해서가 아니라 학생을 위해 운영되어야 한다’는 전제하에 교육개혁을 시행하자 교사노조도 ‘학생에 유리하고, 교사에게 공정하다면 학교의 교육활동을 존중하자’고 수용했다”며 “전교조가 조합원의 복리를 위해서가 아니라 교육민주화를 위해 싸우자고 결의한다면, 이미 교사노조가 아니다. 미국 교사노조가 시사하는 바를 참고하라”고 경고했다.
한편 올해로 창립 20주년을 맞는 전교조는 최근 5년간 1만 6000여명이 주는 등 ‘민심이반’을 겪고 있다. 전교조 조합원 수는 2003년 9만 3860명에서 2004년 9만 1243명, 2005년 9만 857명, 2006년 8만 6918명, 2007년 8만 2613명, 2008년 7만 7798명으로 최근 5년간 매년 평균 3000여명이 줄었다.
이에 따라 젊은 교사들의 탈이념·탈정치 추세와 맞물려 보수우파 단체를 중심으로 반전교조 공세가 계속될 경우, 조합원수 감소와 잦은 구설로 위기에 놓인 전교조에 상당한 영향을 줄 것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
[변윤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