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양적으로 많은 정보 준 것이 성공 비결’

자유기업원 / 2010-01-11 / 조회: 2,389       한경비즈니스

자유기업원·한경비즈니스 공동 기획 - ⑩잡코리아 김화수 대표
 

 
국내 대표 취업 포털 ‘잡코리아’의 김화수 대표는 취업 시장에 일대 변혁을 가져 온 인물로 평가되고 있다. 김 대표는 1998년 잡코리아 설립 초기부터 ‘취업 메타 검색엔진’을 도입해 사이트 인지도를 끌어올렸다. 그리고 잡코리아는 유·무료 서비스를 혼합한 하이브리드 수익 모델을 업계 최초로 도입해 10년이 지난 현재 업계 선두를 달리고 있다. 취업 문제가 사회적으로 대두된 만큼 김 대표가 가져 온 사회적 기여도 높게 평가돼 국가 경쟁력 대상, 대한민국IT이노베이션대상 지식경제부장관 표창, 올해의 브랜드대상(5년 연속), 한국 산업의 브랜드파워 1위(3년 연속) 등 각종 기관으로부터 받은 상도 수두룩하다. 잡코리아의 성공 스토리와 국내 채용 시장에 대한 의견을 김 대표에게 물었다.

잡코리아는 온라인 취업 시장의 5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1998년 10월 잡코리아 브랜드로 사업을 시작해 11년 됐습니다. 당시는 온라인 시대가 본격화됐고 ‘잡링크’와 ‘인크루트’가 선두주자였습니다. 우리는 선두 업체들과 매출이 3배나 차이나는 후발주자였지만 지금은 온라인 시장점유율이 65% 수준으로 성장했습니다. 하루에 채용 공고는 4000~5000건, 연간 130만~140만 건이 등록됩니다. 하나의 공고에 평균 2.5명씩 채용되므로 1년이면 총 300만~400만 명을 뽑겠다는 공고가 우리 포털에 오르는 것이죠.

고속 성장의 비결은 무엇이었습니까. 무료를 기본으로 한 전략이 주효했다고 알고 있습니다. 수익은 어디에서 발생합니까.

기업이 우리 웹사이트에 채용 공고를 게재하는 것은 무료입니다. 하지만 기능별·직능별 페이지에서 눈에 가장 잘 띄는 곳에 노출되도록 할 때는 요금을 받습니다. 하루 5000건의 공고 중 약 500개가 유료입니다. 이러한 시스템을 업계에서 우리가 처음 도입했고 이것이 중요한 차별적 요소가 됐습니다. 당시 다른 회사는 채용 공고에 대해 모두 요금을 받았죠. 지금은 모든 채용 사이트가 우리와 같은 시스템으로 바뀌었습니다.

구직자에게는 채용 공고가 얼마나 많은지가 중요합니다. 양적으로 많은 정보를 접하며 질적으로 만족을 얻을 수 있죠. 구직자마다 채용 정보 질의 기준이 다르기 때문에 일단 양에서 승부하려고 했습니다. 이 덕분에 짧은 시간에 구직자들이 우리 웹사이트에 많이 모일 수 있었죠.

잡코리아의 성공으로 마찰적 실업 등이 주는 등 채용 시장의 변화를 가져왔다고 할 수 있을까요.

온라인 취업 포털은 채용 중개에서 시간과 비용을 줄이는 데 기여도가 큽니다. 일단 기업들의 채용 비용이 크게 줄었습니다. 이전에는 잡지나 신문 외에는 채용 공고를 낼 곳이 없었습니다. 물론 가격도 비쌌죠. 신문에 광고를 내기 힘든 중소기업은 공단의 게시판이나 벼룩시장 등을 이용했습니다. 하지만 온라인 취업 포털이 등장하면서 무료로 공고를 게재할 수 있고 신속하게 필요한 직원을 뽑을 수 있어 생산성도 크게 높일 수 있었습니다.

우리 회사의 비전은 ‘효율적 인력 중개 시스템을 통한 사회적 가치 창출’입니다. 과거 직원 한 명을 뽑는데 수개월이 걸렸지만 이제 오전에 공고를 내면 그날 오후에 면접을 볼 수도 있습니다. 채용 공고가 나면 각 블로그와 연계돼 실시간으로 채용 속보를 구직자들이 볼 수 있습니다. 이와 함께 지리·교통 등 부가 정보를 제공하므로 구직자가 원하는 기업을 빨리 찾을 수 있습니다. 이렇게 구직자가 빨리 취업하면 실업급여도 줄일 수 있기 때문에 사회적으로도 기여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취업 포털 외에도 여러 가지 사업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2003년 아르바이트 모집을 전문으로 하는 ‘알바몬’을 설립, 2009년 매출 95억 원을 올렸습니다. 정규직만을 대상으로 하는 ‘잡코리아’ 채용 포털의 매출 270억 원을 합치면 총 300억 원대이죠. 고정비용 외에 특별히 비용이 많이 들지 않기 때문에 이익률이 50% 정도입니다. 최대 65%의 이익률을 기록한 적도 있죠. 이러한 이익률을 기록하는 회사는 드물 겁니다. 우리는 비용이 많이 들지 않는 중개 모델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게임 업체의 대표도 겸하고 있는데요, 게임 산업의 상황과 전망은 어떻습니까.

지난 2003년 론칭한 다중접속 역할수행 게임(MMORPG)인 ‘군주온라인’도 잡코리아의 운영 방식처럼 무료를 선언했습니다. 기존에는 MMORPG를 하려면 월정액을 냈어야 했는데 ‘군주온라인’은 게임을 무료로 즐기되 아이템을 유료화했습니다. 게임 아이템도 디자인만 할뿐 일반 의류처럼 옷감이나 유통 비용이 들지 않기 때문에 이것도 수익률이 높습니다.

지난 15년간 우리나라는 정보기술(IT)로 게임 산업을 차별화했습니다. 게임의 확장성, 원소스 멀티 유스란 점에서 볼 때 게임 산업은 문화 콘텐츠 산업의 부분집합이 아닌 교집합으로 매우 큰 영역입니다. 지금은 해외 수출 50억 달러 수준이지만 게임으로만 100억 달러 수출 시대가 올 것입니다.

잡코리아는 지난 2005년 미국 업체인 몬스터사에 인수됐습니다. 오너 경영인에서 현재 전문 경영인이 됐는데요, 매각 이유는 무엇이었습니까.

매각 이전에 10명이 지분의 90%를 갖고 있었고 저는 2대주주였습니다. 지금은 몬스터사가 지분의 100%를 갖고 있습니다. IT 업계에서 ‘승리는 반복되지 않는다’는 속설을 깨는 회사를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근성 있게 더 큰 성과를 만들어 내는 인터넷 비즈니스를 만들기 위해 ‘매각’이란 특단이 필요했습니다. 몬스터사에 인수된 후 잡코리아는 2006년에 전년 대비 20% 성장했고 해가 갈수록 매출이 늘었습니다. 인수된 후 3년 동안 100억 원의 매출 성장을 기록했습니다. 2005년 매각 대금은 1000억 원이었는데 회사 지분을 갖고 있던 직원들도 금전적인 이득을 얻었죠.

잡코리아의 미국 매각이 채용 시장의 국제화에도 기여하게 될까요. 인력 시장의 국제화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다국적기업들은 국제인사팀이 있어 다국적으로 채용합니다. 몬스터사가 서비스하고 있는 36개국에 채용 공고가 모두 나갈 수 있도록 대규모로 진행합니다. 다국적 채용이란 근무할 곳과 물리적으로 현재 거주지나 공부하고 있는 위치가 차별적일 때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한 국가 내에서 근무할 사람을 해당 국가에서 찾는다면 다국적 채용이라고 할 수 없죠. 몬스터닷컴을 통해 한국에 거주하고 있는 인재들이 해외로 지원해 가는 경우가 늘고 있습니다.

우리 취업 시장을 보면 한쪽에서는 사람을 구하지 못해 어려워하는 반면 구직자들은 일자리가 없다고 아우성입니다. 무엇이 문제일까요.

서비스업의 다양성이 떨어지고 부가가치가 낮은 것에서 기인한다고 봅니다. 현재 국내에는 없는 서비스지만 외국에서 활성화된 것이 있다면 몇 년 후 국내에서 시작될 수 있습니다. 이미 제조·건설업 분야에서는 양적으로 일자리를 늘릴 수 있는 한계에 다다랐습니다. 새로운 일자리는 서비스에서 창출해내고 가치를 만들어 내야 합니다. 해외 서비스를 한국에서 산업화할 수 있는지 연구하는 한편 창의적인 서비스를 만들어 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이탈리아에서는 크루즈 비즈니스가 활성화돼 있지만 우리나라는 거의 없습니다. 크루즈 비즈니스는 하나의 서비스 비즈니스로 산업을 활성화시킨다면 수만 명의 일자리가 창출되고 수십 년간 지속될 수 있습니다. 기업이 적극적으로 이런 비즈니스를 사업화해야 하고 정부는 지원해야 합니다. 내국인뿐만 아니라 외국인도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를 만들어야 합니다. 의료 서비스의 경우 국내 4800만 명을 대상으로 하는 것을 넘어 수억 명의 세계인을 시장으로 하는 것이죠.

좋은 사람을 뽑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기업들의 HR 전략에 대해서도 한말씀 해주세요.

인재를 찾기 위해서는 지원자가 잠재적 창의성을 갖고 있는지 분별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창의성 하나를 찾기 위해 기업은 적성검사를 비롯해 여러 번의 인터뷰를 실시하는 것입니다. 직원의 창의성 하나가 기업에 큰 부가가치를 만들어 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창의성은 일률적으로 정해진 것이 아닙니다. 한 영역에서 창의적인 사람이 다른 영역에서 그렇지 않은 경우도 많습니다. 따라서 창의성 판별법은 한 번에 만들어질 수 없습니다. 기업 내에서 기존에 성과가 좋았던 사람들의 공통점을 파악하고 지원자로부터 나올 수 있는 답변의 분석 등 인재 판별 도구를 만들어 놓아야 합니다. 기업마다 상황이 천차만별이기 때문에 질문법의 노하우를 축적해 기업 자체의 인재 판별법을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김화수 약력 : 1970년생. 성균관대 무역학과 졸업. 한국외국어대 경영정보대학원 경영정보시스템 석사. 96년 넥서스컨설팅 정보분석팀 팀장. 2000년 잡코리아 대표이사 사장(현). 2003년 엔도어즈 대표이사 사장(현).


만난 사람 = 김정호 자유기업원 원장
정리= 이진원 기자 zinone@kbizwee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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