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 먹는 감 찔러나 보자
‘진보단체는 다 그래’ 듣고 싶은가
참여연대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이사국에 보낸 천안함 사태 관련 서한을 둘러싼 논쟁은 이상한 방향으로 흘렀다. 외교통상부와 청와대가 외교에 찬물을 끼얹었다는 취지로 비판하자 참여연대는 표현의 자유를 앞세워 반박했다. 일부 진보단체들은 ‘다른 생각을 금하는 마녀사냥을 금하라’는 연대 성명을 내고 유엔 의사표현의 자유 특별보고관에게 청원을 내는 등 자유롭게 활동하고 있으니 입에 재갈이 물렸다고 보기는 힘들다.
참여연대는 검찰의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 수사에도 반발하고 있다. 보수단체의 고발에 따른 수사는 실정법상 당연하다. 사법기관은 고발이 있으면 수사해야 한다. 참여연대는 숱한 고발로 많은 사람을 조사받게 만들었다. 이런 전력을 지닌 단체가 실정법에 근거한 수사를 비난하는 건 앞뒤가 맞지 않는다. 이런 점에서 논쟁거리는 표현의 자유가 아닌 서한과 그 내용의 적정성이어야 마땅하다.
참여연대는 2004년 비정부기구(NGO) 자격으로 유엔 경제사회이사회 특별협의지위를 얻어 유엔에 갖가지 서한을 보냈다. 참여연대는 유엔 회의에 옵서버로서 참석하거나 성명서를 제출하고 발언권을 행사할 수 있지만 이런 활동은 경제사회이사회나 그 산하 기구에 국한된다. 서한을 보내는 건 자유지만 안보리 등 다른 이사회에 간여할 수는 없다. 안보리 이사국들이 이 서한을 심각히 고려하지 않은 것도 이 때문이다. 참여연대는 이런 점을 잘 알고 있으니 못 먹는 감 찔러나 보자는 식이다.
NGO의 요건으로 책임성을 드는 사람이 적지 않다. ‘시민’이란 모호한 이름으로 활동하는 단체는 누구를 위해 무엇을 하는가가 명확해야 한다. 참여연대는 영향력 측면에선 이미 ‘권력’이다. 자유기업원의 ‘참여연대 보고서’에 따르면 참여연대 전현직 임원 416명 중 36%인 150명이 노무현 정부의 요직을 맡았다. 이런 단체일수록 사실에 근거해 주장을 펴는 책임 있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 시중에 떠도는 의혹에 근거한 주장은 요설로서 사회를 어지럽히기 때문이다.
사실의 사전적 의미는 실제 있었던 일이다. 이 정의에 따라 북한 잠수정의 어뢰 발사를 실제 본 사람이 없으므로 정부의 천안함 폭침사건 조사 결과는 사실이 아니라고 말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관찰이나 실험 검증을 포함한 평가 과정을 거친 발견도 사실에 포함된다. 다윈의 진화론이나 갈릴레오의 지동설은 목격이 아닌 실험 관찰을 통해 세계관을 바꾼 발견이자 사실이다.
참여연대는 서한에서 ‘강력한 충격에 노출된 스크루가 파손 없이 보존되어 있고 추진체에 유성잉크(페인트)로 적힌 ‘1번’이라는 손 글씨가 온전한 것은 이해하기 힘들다’고 적었다. 참여연대도 직접 보지 않았다면 실험 검증에 의해 이 주장을 뒷받침해야 하며, 증거를 제시해야 한다. 참여연대가 주장의 근거를 대지 못한다면 혹설을 국제적으로 퍼뜨린 무책임한 단체란 비판에서 벗어나기 힘들다.
참여연대는 형평성마저 상실했다. 이 서한은 “남한 이명박 정부와 북한 정부에 공격적 군사적 언행을 중단할 것”을 권고했다. 북한의 일방적 평화 파괴 행위인 연평해전, 대청해전 당시 참여연대가 한반도 평화와 국민의 목숨을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였는지 묻고 싶다.
참여연대의 무책임성과 형평성 상실은 진보단체란 원래 그렇다는 비웃음마저 낳게 하고 있다. 참여연대의 신중치 못한 행동은 진보 진영에 큰 부담으로 남을 것이다. 참여연대는 지금이라도 의혹에 근거해 서한을 보낸 이유와 과정을 명확히 밝혀야 한다. 그게 바로 NGO의 보루인 투명성이자 도덕성이며 진보를 살리는 길이다.
하준우 편집국 부국장 haw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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