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생닭 원가 2700·3500·4300원 큰 차… 고무줄 치킨값

자유기업원 / 2010-12-13 / 조회: 1,427       국민일보


롯데마트의 5000원짜리 닭튀김 ‘통큰치킨’이 출시를 발표한 8일부터 판매중단을 선언한 13일까지 치킨 가격을 둘러싼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프랜차이즈 업체와 영세상인, 소비자의 이해관계가 얽히면서 적정한 가격에 대한 혼란도 가중되고 있다.

◇서로 다른 치킨 원가…적정 가격 논란=13일 치킨 전문점 3곳을 취재한 결과 책정하고 있는 원가에 큰 차이를 보였다. 대형 프랜차이즈 업체가 공개한 원가(원재료비+고정비)는 1만3680원인 데 반해 소규모 업체의 경우 4500원이었다.

프라이드치킨 한 마리 원가를 4500원이라고 밝힌 곳은 개인 사업자가 운영하는 서울 중화동의 A치킨점이다. 이곳은 800g가량의 생닭(신선육)을 2700원에 들여오고 있다. 유통 단계를 최소화해 다른 곳보다 저렴하게 생닭을 구입하는 것이다. 이밖에 인건비 등 고정비를 최소화해 원가를 절감했다. A치킨점 안모 사장은 “몇 년 전 프랜차이즈 체인점을 했을 때는 마진율이 30% 정도 밖에 안 됐지만 혼자 사업하면서 비용을 많이 줄였다”고 말했다.

중간 규모의 프랜차이즈점인 서울 홍은동의 B치킨점은 프라이드치킨을 한 마리 8000원에 팔고 있다. 이곳에서 공개한 원가는 6380원이다.

반면 대형 프랜차이즈 C업체는 프라이드치킨 한 마리 원가를 1만3680원이라고 공개했다. 많은 대형 프랜차이즈 업체는 1㎏가량 되는 생닭을 4300원에 구입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부재료와 기름값 등을 더했을 때 이 업체 치킨점은 원재료 값만 7680원이 들어간다. 고정비까지 합한 원가는 1만3680원으로 통큰치킨 판매가보다 배 이상 높다.

한국프랜차이즈협회는 일반적인 치킨 원가 공개를 하지 않고 있다. 협회 관계자는 “업체마다 조금씩 사정이 다르기 때문에 원가 공개를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논란의 중심에 서 있는 롯데마트는 원가 이하로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면서도 납품업체의 입장을 고려한다는 이유로 원가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 롯데마트는 “미리 대량 물량을 기획하고 기존 설비를 이용해 원가를 줄여 저가 판매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중소상인 살리기냐, 소비자 이익이냐=롯데마트가 통큰치킨의 판매를 중단하기로 한 것은 최근의 상생 기류에 어긋나는 것이라는 비판 때문이다. 무엇보다 정진석 청와대 정무수석의 한마디가 결정적인 작용을 한 것으로 풀이된다. 정 수석은 최근 자신의 트위터에 롯데마트가 ‘역마진’을 감수하면서 통큰치킨을 판매하고 있다고 질타했었다.

하지만 통큰치킨 판매중단에 대해 소비자들은 반발하고 있다. 중소상인과 동반성장을 위한 결정이라지만 소비자 입장은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중소상인만 서민 계층이 아니라 5000원이 넘으면 치킨 사는 것이 겁나는 소비자도 서민이라는 논리다. 기업형 슈퍼마켓(SSM), 이마트 피자 등 상생과 관련해 이슈가 터질 때마다 큰 목소리를 낼 수 없는 소비자 입장은 배제되고 있다는 자조의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자유기업원의 김정호 원장은 논평에서 “싼값에 파는 롯데치킨을 비판하는 것은 저소득층의 소득을 앗아가는 것”이라며 “저소득층에게 동네 치킨 업자는 또 다른 부유층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강석훈 성신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기업이 기회가 있는 곳에서 사업을 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라며 “상생을 위해서는 영세업자들의 창업을 지원하거나 직업훈련을 강화하고 보험료를 깎아주는 등의 방식으로 정책적인 도움을 줄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문수정 기자, 윤일 인턴기자 thursda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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